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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리밸런싱]NC, '선택과 집중'…주식 팔아 채권·예금으로 보유크레이지다이아몬드·문피아 등 '비유동' 주식처분…단기운용 집중, 이자수익 극대화

손현지 기자공개 2022-12-20 14:16:34

[편집자주]

기업들이 예·적금 재테크에 한창이다. 고금리 기조에 투자목적으로 보유하던 주식이나 채권을 처분해 정기예금 등 환금성이 높은 자산으로 바꿔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노리고 있다. 각사의 투자 전략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유동성 확보 방안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5일 21: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N 게임사 중 한 곳인 엔씨소프트(NC)가 투자자산 리밸런싱에 한창이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1년 내 환금이 가능한 투자자산 위주로 재조정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경기위축 등 여파로 신규 투자가 어려워진 대외 환경에 발맞춰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것이다.

한정된 자산 내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전략도 감지된다. 크레이지다이아몬드 등 수익성이 저조한 일부 중소 개발사 투자지분을 처분하고 단기간 내 확정된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채권이나 예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고금리 시대에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안전자산 투자만으로도 쏠쏠한 이자수익 효과를 누리려는 의도다.

◇'운용 효율성'…투자지분 팔아 단기투자자산으로

엔씨소프트의 포트폴리오에서 투자자산(단기+장기)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다. 때문에 투자자산 조정은 전체 운용자산 전략상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올해는 투자자산 내 큰 폭의 리밸런싱이 이뤄졌다. 장기투자자산은 1조1395억원에서 4394억원으로 축소된 반면, 단기투자자산은 올초 1조3851억원에서 9월 말 1조5239억원으로 확대됐다.

엔씨소프트는 장기투자자산으로 지분상품(주식), 출자금, 수익증권, 국공채 등을 포함시키고 있다. 단기투자자산으로는 대여금 등 상환액과, 단기간 매도 목적으로 보유 중인 주식이나 채권 등을 분류한다.

즉 당장 현금화하기 어려운 주식이나 수익증권은 대폭 처분해서 만기가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거나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단기투자자산 외에도 환금성이 높은 단기금융상품도 4204억원에서 7251억원으로 3000억원 가량 확대했다. 엔씨소프트는 예금 중에서도 만기 1년 이내 상품을 별도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전략 변화에는 두가지 이유가 깔려있다. 우선 고금리 기조에 단기 예금 등이 이자수익에 유리한 운용수단으로 부상한 만큼 쏠쏠한 이자수익을 누리기 위함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리면서 정기예금 금리 5% 시대 문이 열렸다. 저축은행 뿐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너도 나도 수신확보 경쟁에 금리를 올리자 기업 입장에선 예금이 최고의 투자처로 떠올랐다.

엔씨소프트는 금융상품 등을 운용해 1~9월 총 264억원의 이자수익을 남겼다. 이미 작년 연간 이자수익(171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자로 지출한 이자비용(약 115억원)보다 이자수익(약 264억원)이 높은 것을 보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투자해 상당 부분 이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엔씨소프트는 매년 단기금융상품을 담보로 임직원 주택자금대출 등을 위한 단기차입(은행 대출)을 하고 있는데 이로인한 비용을 충분히 상쇄하는 수준이다. 9월 말 차입금에 대한 가중평균자본화이자율은 연 2.15%이다.

◇단기운용 집중…유니버스 등 관계기업 주식도 처분

또 다른 투자전략 변화 배경은 단기 유동성 확보다. 물론 엔씨소프트는 대형 게임사인 만큼 현금 유동성은 풍부하다. 비록 올 한해 큰 신작 출시 이벤트가 없었다 하더라도 강력한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탄탄한 매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크레디트 시장 등 양질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루트도 확대됐다. 과거에는 DCM시장에서 게임이 변동성 높은 경기 연동형 산업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지식재산(IP)을 통해 쌓은 탄탄한 고정 고객층, 해외 진출과 적극적인 M&A 전략 등의 성공으로 긍정적인 시각이 넓어졌다.

그런데도 대내외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경기 불확실성과 더불어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로 국내외 투자시장은 얼어 붙었다. 투자자들은 엄혹한 경제상황에 긴축경영과 함께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내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TL 등 대부분의 신작들이 북미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가운데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결국 보유자산 재편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했다. 실제로 상장 및 비상장주식을 포함하는 지분증권을 처분해 3개월짜리 정기예금 등 환금성 높은 자산으로 바꾸고 있다. 3분기 중 중소 게임사인 크레이지다이아몬드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했다.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비게임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는 방향으로 체질을 개선한 셈이다.


크레이지다이아몬드는 '러브비트' 개발사로 보유지분 전량(30.05%)를 12억7555만원에 매각했다. 도톰치게임즈는 1인 인디게임사로 지난 6월 수익성 악화로 폐업 절차를 밟았다. 이에따라 엔씨소프트는 보유 지분 25.01%에 대한 자산 2억3075억원을 청산했다.

지난 8월에도 엔씨소프트는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에 투자한 지분(6%) 전량을 처분했다. 또 2분기 중 당장 매각 계획이 없는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되던 키다리스튜디오 주식을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변경 분류한 바 있다.

최근 지난 2년간 야심차게 기획했던 엔터 신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NC는 자사의 팬덤 커뮤니티 플랫폼 '유니버스' 매각을 고려 중이다. 현재 유니버스의 시장가치는 1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외에도 밀렸던 대여금 등 상환율을 높이며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유동성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3분기 가용현금(현금+단기금융상품+단기투자자산)은 총 2조52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점을 찍었던 작년 6월 1조8942억원에 비하면 33% 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 중 단기투자자산은 1조5239억원으로 무려 60%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전체 현금 중 절반 이상을 1년 내로 처분할 수 있는 채무상품에 투자했다는 뜻이다. 은행 보통예금을 의미하는 현금 항목은 2000억원대로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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