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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WM 10대 뉴스]'1세대 투자전도사' 강방천·존리, 잇딴 불명예 퇴진에셋플러스운용 '강방천 키즈'로 세대교체…메리츠운용은 매각

윤기쁨 기자공개 2022-12-30 09:33:29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8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 전도사들이 금융당국의 철퇴로 잇따라 퇴장했다. 가치투자 1세대로 꼽히는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차명 투자 의혹을 받으며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게 됐다.

동학개미 운동을 이끌었던 선봉자들이 연이어 불명예 퇴진하면서 업계에도 큰 파장이 일었다. 고객 자산을 책임지는 운용사 임직원들에게 보다 높은 도덕적 잣대와 신의성실 의무가 강조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강방천 전 회장 떠난 에셋플러스, '강방천 키즈'가 바통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에셋플러스운용을 대상으로 한 수시검사에서 강방천 전 회장의 자기매매 정황을 포착했다. 이후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강 전 회장에 대한 직무 정지와 과태료 부과 등을 결정했다. 임원에 대한 징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으로 구성된다.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강 전 회장은 공유오피스 운영업체인 '원더플러스'의 대주주다. 2대 주주는 강 전 회장의 자제로 두 사람의 지분을 합치면 9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강 전 회장이 '원더플러스'에 본인 자금을 대여해준 뒤 법인 명의로 자산을 운용한 행위를 차명 투자와 자기 매매 행위라고 판단했다. 현재 금융위원회의 최종 의결만 남겨둔 사태다.

다만 강 전 회장은 "법인 계좌와 개인 계좌는 명백히 다르고 법인 계좌 손익은 법인에 귀속돼 차명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7월 등기이사와 회장직을 모두 내려놓으면서 에셋플러스운용을 창업한지 23년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강 전 회장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서신을 통해 "오래전부터 제 마음속에 계획했던 일이었고 이제는 때가 된 거 같아 어렵지만 결단을 내리게 됐다"며 "투자자 발굴과 교육, 유능한 펀드매니저 양성 등 사회와 자본시장에 더 기여할 수 있는 곳에 남은 열정을 쏟고자 한다"며 금융 교육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셋플러스운용은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으로 시작해 2008년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금융그룹 운용사들이 포진해있는 업계에 처음 등장한 독립계 자산운용사기도 하다. '리치투게더', '해피드림투게더' 등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성장주·가치주 투자를 국내에 안착시켰다.

강 전 회장이 떠난 에셋플러스운용은 '강방천 키즈'인 양인찬 대표(CEO), 정석훈 전무(CIO), 고태훈 ETF(상장지수펀드) 본부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기존 철학과 스타일을 유지해가고 있다. 세 사람은 강 전 회장 밑에서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인력들이다. 운용업계 첫발은 물론 사회 생활을 에셋플러스운용에서 시작했다.

◇'존리' 내세운 펀드 직영점 폐쇄…메리츠운용 매각 수순

강방천 전 회장과 함께 1세대로 꼽히는 존리 전 메리츠운용 대표도 유사한 이유로 6월 사의를 표명했다. 금융감독원은 5월 메리츠운용에 대한 현장 수시검사를 실시했다. 존리 대표 아내가 주주로 있는 회사 펀드에 메리츠운용이 투자했다는 제보를 받고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투자업계 임직원의 차명투자는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다.

금감원은 개인 간 금융(P2P) 플랫폼 관련 사모펀드 운용 내역과 투자 경위에 집중했다. 메리츠운용이 2018년 60억원 규모로 설정한 '메리츠마켓플레이스랜딩' 등 4종을 모두 부동산 관련 P2P 업체에 투자했다. 해당 기업은 존리 전 대표의 배우자가 지분 6.57%를 투자한 곳인 동시에 존리 전 대표 지인이 2016년 설립한 회사다.

이에 자본시장법상 '이해관계인과의 거래제한'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메리츠운용 측은 존리 대표의 배우자가 지분 일부를 소유한 회사 상품에 투자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손실이 없었고, 조사 과정에서 의혹을 소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존리 전 대표는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존 리 전 대표가 대외활동을 통해 메리츠운용 이름을 알린 만큼 논란 이후 후폭풍은 더 컸다. 방송 프로그램 등으로 얼굴을 알린 존리 전 대표는 주식 관련 강연과 금융 교육, 상담 등을 진행하며 투자자를 유치해왔다. 특히 펀드 직판 영업점인 '펀드 익스프레스'는 개인 인지도와 대중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존리 대표가 사퇴하면서 8월 부산·대구·광주 펀드익스프레스 지점 영업점을 모두 폐쇄했다.

현재는 회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메리츠금융지주와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최근 강성부 펀드(KCGI) 측과 메리츠운용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시되고 있는 매각가는 300억원 내외다.

2008년 출범한 메리츠운용은 2013년 존리 전 대표를 영입하고 ‘메리츠코리아펀드’ 등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3분기 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2억원, 2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메리츠운용의 AUM은 약 3조원, 자본총계는 336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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