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화 된 구지은 체제, '오너십 경영' 본격 가동 혁신 선봉장 김태준 사장 사퇴 수순, 사업 다각화 '국내 단체급식' 비중 축소 방점
박규석 기자공개 2022-12-29 07:45:56
[편집자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세 자매 연합의 와해로 오너 2세들 간의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장녀 구미현 씨가 합세해 구지은 부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지분 매각을 둘러싼 주요 쟁점과 향후 계획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8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워홈의 경영 체제에 변화가 감지된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 체제 확립에 앞장선 김태준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남매간의 분쟁 중에 경영의 실행 파트를 맡았던 김 사장이 떠나는 만큼 향후 구 부회장의 사내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28일 업계에 따르면 김태준 아워홈 사장은 최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선 10월 사내이사직에서는 내려온 상태이며 사장직은 연내까지만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까지 임기를 채울 경우 사장직에 재선임 된 지 1년 6개월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된다.
지난 2015년 대표직에서 사퇴한 김 사장은 지난해 6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아워홈에 복귀했다. 당시 구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 등에 따른 내부 입지 강화에 힘쓰고 있었던 만큼 내부 조직 개편과 사업 총괄 등을 보조해 줄 인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태준 사장 '경영·사업' 안정화 매듭
1960년생인 그는 CJ제일제당 부사장 출신으로 식품 BU와 CM, 식품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복귀 이후에는 단체급식에 집중됐던 사업 구조를 HMR(가정간편식) 등 식품 사업으로 확장했다. 세부적으로는 HMR 제품군을 냉동 도시락과 베이커리, 안주 등으로 넓혔다.
그의 사퇴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 부회장의 경영 체계가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만큼 김 사장의 역할은 마무리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비롯해 사업 안정화 작업 등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김 사장이 재선임된 시기는 구 부회장과 구본성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치열하던 시기다. 구 부회장 입장에서는 사내 지배력은 물론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사업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했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싸움 등으로 회사 내부 업무를 면밀하게 챙길 수 없었던 만큼 이를 보좌할 인물이 필요했고 그 대안으로 김 사장을 발탁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우선 구본성 전 부회장이 주도한 아워홈 지분 매각 등은 현재 구 부회장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일단락된 상태다. 지분 매각을 위한 이사회 의결과 멤버 구성, 지분율 등을 고려할 때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분 매각을 새롭게 추진하는 일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일정 수준 안정화를 이뤘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악재 등의 여파로 창사 첫 적자를 기록했으나 단 1년만에 흑자전환을 이뤘다. 2021년 연결기준 매출의 경우 전년대비 7% 늘어난 1조7408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57억원과 4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아워홈 경영에 있어 경영의 보조 역할을 맡았던 김 사장의 사퇴로 향후 구 부회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그동안은 구 부회장이 계획하고 김 사장이 실행했다면 앞으로는 구 부회장이 모든 걸 직접 컨트롤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 사장의 빈자리를 새로운 인물로 채울지 미지수라는 대목도 구 부회장의 영향력 확대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김 사장이 대표이사 등의 포지션이 아닌 일반 임원급의 인사였던 만큼 공백에 대한 부담은 적은 상황이다. 또한 경영총괄을 맡고는 있었지만 구 부회장의 지휘하에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임원의 필요성도 낮다.
◇미래 동력 '글로벌·식품' 강화 승부
경영 수뇌부에 변화가 생기기는 했지만 아워홈은 기존에 강조해온 글로벌 진출과 식품 사업 강화 등 향후 사업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도 사업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단체급식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글로벌 단체급식과 HMR 등 식품사업으로 지속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의 경우 성장성이 높은 영역인 만큼 지속적인 경쟁 차별화에 힘쓸 방침이다. 법인을 두고 있는 미주와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해 신규 입찰을 검토 중이며 신규 국가로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아워홈은 미국과 중국, 폴란드, 베트남까지 총 4개 국가에 법인을 두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해외 법인 모두 단체급식사업이 핵심이며 미국에서는 HACOR법인을 통해 기내식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해외 단체급식점포로 중국 38개점, 베트남 45개점, 미국 2개점, 폴란드 1개점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의 경우 성장세가 가파른 국가로 꼽힌다. 기존 베트남 북부 지역인 하이퐁과 하노이 지역을 공략했으나 올해부터는 호치민과 박닌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빠르게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만 베트남에 13개 점포를 추가 오픈하기도 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김태준 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다"며 "경영 조직에 변화가 생기기는 했지만 현재 추진 중인 글로벌 진출과 식품 사업 강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사업 방향성에는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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