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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 컨퍼런스 2023]롯데바이오 쇼케이스 의미, '삼성만큼' 역량 갖춘다10년간 3.7조 투자할 여력 충분, 4개 생산설비 확충…삼성의 10년 성장과 유사

샌프란시스코(미국)=최은진 기자공개 2023-01-12 13:05:0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0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작은 미약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데뷔 무대는 이머징 트랙에서 시작했다. 컨퍼런스가 기획된 이래 이머징 트랙이 인근 호텔인 JW메리어트에서 진행된 건 처음이다. 본 행사장이 아닌 탓에 롯데바이오로직스 발표에 참석한 이들은 대략 30여명에 그쳤다.

하지만 의미는 분명했다. 롯데라는 브랜드를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된 건 물론 국내 선두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트랙을 따라갈 힘이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 10년간 3조원이라는 자금을 쏟아부어 메가 플랜트 3개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10년간 이룬 성과를 빠르게 추격하겠다는 선전포고와도 같았다.

◇롯데 브랜드 알리는 데 주력…'롯데홀딩스' 외국인 지분 인정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아시아태평양·중남미(APAC&LatAm) 세션에서 앞으로 추진해 나갈 청사진을 발표했다. 발표자로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나섰다.

출처 :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준비된 30분 가운데 서두 상당부분을 롯데라는 브랜드를 설명하는 데 썼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롯데가 갖는 위상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의식했다. 이 대표는 왜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하는지, 왜 롯데가 저력이 있는 지를 설득하는 데 열중했다.

이 대표는 발표에서 "롯데는 한국에서 가장 큰 대기업 중 하나이고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분명한 의지와 함께 포트폴리오 진화 및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발표한 향후 비전은 작년 출범 당시 제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환율 및 물가상승의 영향으로 당초 2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목표에서 1조2000억원이 추가 돼 향후 10년간의 투자금이 3조7000억원으로 늘었다는 정도가 달라졌을 뿐이다.

올 초 인수를 마무리 한 BMS의 뉴욕 시러큐스 공장을 기반으로 확장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BMS가 기존 생산하던 물량 그대로 수주받았기 때문에 연간 약 2000억원의 매출은 기본적으로 발생한다.

CMO(위탁생산) 및 CDMO(위탁개발생산)는 캐파(Capa)가 곧 매출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 일부를 CDMO 설비를 구축하는 데 쓰는 한편 국내서 메가 플랜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송도와 오송을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 이외의 지역도 병행 검토 중이다. 2034년까지 메가 플랜트 3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메가 플랜트가 본격 가동되는 2034년에는 연간 매출 3조 7300억원, 영업이익 약 1조3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5%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공장부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선정 마무리 단계에 임박했지만 공개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가장 우선순위는 송도다. 그간 송도를 선택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롯데홀딩스 보유 지분을 외국인 지분으로 인정할 수 있는 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관련 부처의 유권해석을 받은 만큼 유력부지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그룹과 연관돼 있긴 하지만 외국인 자본으로 인정한다는 유권해석이다. 롯데홀딩스의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분율은 대략 20%다.

이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성장동력으로 '항체-약물 결합체(ADC)'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시러큐스 공장을 관련 시설의 원스톱 서비스 시설로 전환해 북미 내 ADC 전문 위탁 생산 선두 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관심축 '제약사→대기업'…시러큐스 활용 빠르게 시장 안착 목표

이번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참여는 이 대표는 물론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있어서도 상당한 의미다. 발표 내용은 사실 출범 당시 내내 밝혔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빅파마는 물론 투자자들과 접점을 늘리면서 스킨십을 본격화했다는 점이 주목할 일이다.

특히 이 대표는 그동안 삼성맨으로 행사에 참여하다 처음으로 롯데 이름을 달고 행사에 참여했다. 삼성그룹과 같은 위상은 아니지만 이제 첫발을 떼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투자자들이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롯데그룹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데뷔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대기업의 자금력이 꼽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JP모간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국내 제약사 중심이던 K-바이오에 대한 관심사가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분위기에 롯데그룹이 편승했다.

선두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고 또 충분히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점도 피력했다. 10년간 3조7000억원을 투자해 메가 플랜트 국내 3곳을 짓게 되면 관련 공장 총 4곳을 확보하게 된다. 2011년 설립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약 10여년간 4개의 공장을 구축했다. 빠르게 성장모델을 따라갈 수 있는 배경으로는 BMS로부터 인수한 뉴욕 시러큐스의 경쟁력을 앞세운다. 450여명의 숙련공이 있는 만큼 추후 국내 공장 건립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시러큐스 공장을 통해 수십년간의 노하우를 가진 숙련공이 있고 역사가 있다"며 "이미 정답을 알고 가는 길이고 롯데의 바이오 사업 의지도 상당하기 때문에 충분히 톱티어로 도약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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