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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만 발랐는데...중계기 없어도 5G 통하네" 조광페인트 , 5G 반사체 도료 2024년 상용화 목표...건설사 및 통신사와 접촉 중

포항(경북)=이호준 기자공개 2023-01-19 13:12:46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 도료로 세상의 모든 중계기를 없앨 겁니다."(한상길 조광페인트 프로젝트팀 팀장)

18일 오후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연구동. 방학을 맞아 한적한 학교 분위기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5G 반사체 도료' 시연회가 한창이었다. 이날 조광페인트 프로젝트팀과 홍원빈 포스텍 연구팀 등은 자신들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해당 제품을 언론에 공개했다.

5G 반사체 도료는 조광페인트와 포스텍 연구팀 등이 약 2년여간 연구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품화를 추진 중인 제품이다. 5G가 잘 통하지 않는 지역에 이 도료를 바르면 큰 중계기나 부스터를 설치할 필요 없이 5G가 잘 전해진다고 보면 쉽다.

조광페인트는 이 도료를 활용해 통신 장비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국방, 선박, 항공 분야로 수익 활로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주요 건설사와 통신사 등과 접촉하며 협력을 추진 중이다.
(홍원빈 포항공과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교수가 5G 반사체 도료가 도포된 반사체를 들고 있다)

◇페인트 바르면 어디서든 5G 전파 통해

해당 연구동에는 조광페인트를 비롯해 5G 반사체 도료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는 크리모(포스텍 스타트업), 홍원빈 교수팀, 전자분야계측기 업체 키사이트테크놀로지 등이 모여 있었다. 20억원을 훌쩍 넘는 계측 장비 등 최고 수준의 장비와 인적 재원을 자랑했다.

조광페인트는 2년 전부터 고부가가치 도료 개발을 준비했다. 지난해 상반기 해당 업체 세 곳과 접촉해 개발에 힘을 더했고, 지난해 말엔 특정 구조물 안에 도료 기반의 반사체를 설치하고 자기 눈으로 통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실내 공간까지 제작했다.

실제 이 도료가 5G 음영 지역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구조물 앞으로 향했다. 복도가 꺾이는 부분마다 도료 기반의 반사체가 놓여 있었다. 연구진이 휴대폰을 사용하자 통신이 구현됐음을 의미하는 파동이 송수신기에 잡혔다.

이어 등장한 연구진이 도료 기반의 반사체를 구조물에서 제거하자 통신은 끊겼다. 입사 각도에 따라 자유롭게 반사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해당 도료가 사용되는 실내외 어디서든 5G가 도달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게 조광페인트 측 설명이다.

신도료 개발을 총괄한 이노엘 조광페인트 솔루션센터장 전무는 "화학, 소재 산업으로서의 확장된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라며 "도료가 통신 시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나가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5G 반사체 도료 개발 연구팀이 시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수익 활로 넓히는 작업은 계속

조광페인트가 도료 개발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성숙기에 도달한 국내 도료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다. 조광페인트의 경우만 봐도 회사의 매출은 2017년 이후 2000억원대에 갇혀 있다. 안정적이긴 해도 더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다.

특히 조광페인트의 경우 더욱 그렇다. 조광페인트는 목공용 도료를 주력 분야로 삼는 업체다. 가구 분야에 주로 제품을 납품해 왔지만 현재는 도료 대신 필름을 사용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조광페인트로선 사실상 사업 확장에 내몰린 셈이다.

조광페인트가 눈을 돌린 곳은 본업과 연관성이 짙은 '화학'이다. 2021년 조광페인트가 설립한 2차전지 소재 자회사 씨케이이엠솔루션이 한 예다. 씨케이이엠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에 활용되는 방열소재를 만들어 올 하반기부터 국내외 배터리업체에 납품한다.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서도 진출 분야를 넓히고 있다. 역시 본업에서 파생되는 신소재 분야다. 지난해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바이오소재(케미폴리오), 도장 로봇(마젠타로보틱스), 이차전지용 복합분리막 코팅(제라브리드) 등과 협력을 맺었다.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한 5G 반사체 도료는 고부가가치 분야 진출에 목적이 있다. 굴절율 등이 조절 가능한 이 도료는 5G 전파를 원활히 전달할 수 있게 만든다. 별도의 전력 장치도 필요 없어 항공이나 선박,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한상길 조광페인트 프로젝트 팀장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제품 판매 회전율 자체도 높다"며 "고주파 영역에 쓰이는 모든 곳에 활용이 가능한 상황이고 국내 주요 통신사, 건설사 등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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