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롯데제과, '제과vs푸드 생존게임' 롯데칠성 전철 밟나 이영구 식품HQ 총괄대표 두번째 '통합 미션', 경계 없는 조직개편 서둘러
김선호 기자공개 2023-02-03 08:13:53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제과는 계열사 롯데푸드를 흡수하고 2023년 정기인사를 거치면서 상품의 유사성과 채널을 고려해 조직을 재배치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간 경계를 두지 않고 각 부서를 '헤쳐 모은' 형태다. 이제 롯데제과에 배치된 임원 간 생존게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지난해 식품군HQ 총괄대표로 선임된 이영구 사장은 롯데제과에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사업 유사성이 컸던 만큼 이를 통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기존 롯데제과의 주요 품목은 껌, 캔디, 비스킷, 초콜릿, 빙과 등이다. 롯데푸드는 빠삐코, 돼지바, 롯데햄, 후레쉬 우유 등 유지식품과 빙과 등을 주로 판매했다. 차이점은 롯데제과는 제과·빙과 사업에 집중된 반면 롯데푸드는 HMR과 냉장 채널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를 한 법인으로 뭉쳐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제고해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였다. 다만 롯데푸드를 롯데제과에 합병시키면서 임원 퇴임은 최소화하고 통합 조직에 기존 부서를 배치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합병 전인 2021년 말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임원은 각각 44명과 24명에 달했다. 합병 후 지난해 3분기 말 롯데제과의 임원은 60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보면 사실상 대부분의 롯데푸드 임원을 그대로 남긴 셈이다.
이 가운데 운영 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한 이 사장의 후속조치가 남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에서 주류와 음료부문의 통합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낸 만큼 이와 같은 작업이 롯데제과에서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20년 정기인사에서 이 사장을 통합 대표로 선임했다. 기존 음료·주류부문별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다 음료사업을 이끌었던 이 사장에게 주류사업의 지휘봉까지 맡겼다. 당시 주류부문 대표였던 김태환 전 전무는 자문으로 물러났다.
그뒤 음료와 주류부문에서 필요 조직을 제외한 지원 부서 등은 통합하고 이사회는 음료·기획·재경 출신으로 채워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사내이사인 박윤기 대표 전무는 기획, 이동진 전무는 지원, 임준범 상무는 재경, 송효진 상무는 음료회계 출신이다.

사실상 체질 개선과 수익성 위주의 사업전략을 실행하면서 임원 간의 생존게임이 펼쳐졌다. 그 결과 음료·기획·재경분야 임원이 등용되는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2019년 주류부문이 적자경영 속에 매출이 감소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같은 성과주의에 맞춘 임원 인사가 롯데제과에서도 기간을 두고 점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통합 전 2021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줄었지만 흑자경영을 이어갔다는게 롯데칠성음료와 대조되는 점이다.
이에 업계는 경쟁업체에 비해 신사업·해외진출 등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LG생활건강 출신이자 해외통으로 평가받는 이창엽 부사장을 2023년 정기인사에서 롯데제과 대표로 선임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에 외부 출신을 대표로 앉혔다는 건 그만큼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내부 체질 개선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과 같다"며 "올해는 롯데푸드 합병에 따른 성과를 가시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시기일 것"고 분석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롯데푸드와 합병한 후 퇴임 임원이 있기는 했지만 기존 규모에 비하면 크지 않았다"며 "이후 정기인사를 거치면서 기존 롯데제과·롯데푸드간 경계를 두지 않고 유사 사업·부서 등을 통합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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