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여유찾은' AA급 증권사, '고금리 단기채'에서 발뺀다단기채 상환하고 회사채로 전환, '금융비용' 절감...키움·KB. 공모채 증액 발행
남준우 기자공개 2023-02-09 07:30:5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5: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채권 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AA급 증권사를 중심으로 '고금리 단기채'에 대한 상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높은 금리 변동성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증권사는 단기채 발행 금리를 한때 6% 이상으로 제시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다.회사채 증액 발행을 확정한 일부 AA급 증권사는 고금리 단기채를 상환 대상에 추가로 편입시키며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고금리 단기채에서 만기가 2년 이상인 회사채로 조달 구조를 바꿈과 동시에 조달 비용 인하에도 성공했다.
◇작년 4분기 이후 증권사 2개월물 단기채 금리 6% 이상 뛰기도
시장 변동성이 커졌던 작년 하반기 이후, 국내 채권시장에서 AA급 회사채와 A1 단기채 중심으로 국고채와의 스프레드는 한때 160.8bp까지 벌어졌었다. 2009년 5월 6일(165bp) 이후 최대 폭이다.
자금 조달이 막힌 증권사들은 단기자금 시장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11월 15일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했던 만기 2개월 전자단기사채 금리는 6.04%로 전달과 비교했을 때 두 배 넘게 치솟았다.
최근 들어 AA급 증권사를 중심으로 금리 부담이 줄어드는 추세다. 공모채 시장에서의 '연초효과' 덕분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섰던 키움증권(AA-)과 KB증권(AA+) 등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일 6회차 공모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 단일물로 1500억원 모집에 나섰다. 금리밴드는 키움증권 2년물 회사채 개별민평 금리 대비 '-30~+50bp'로 제시했다. KB증권이 단독으로 주관 업무를 맡았다.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이상의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총 7150억원의 유효 수요가 들어왔다. 금리밴드 최하단보다 낮은 -40bp 구간부터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31bp에서 155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일찌감치 모집액을 모두 채웠다.
충분한 수요를 확보한 덕분에 3000억원 증액 발행도 원활하게 진행했다. 개별민평 수익률 대비 -28bp를 가산 금리로 확정했다. 국내 민간채권평가사 네 곳이 책정한 키움증권 2년물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은 최근 약 4.4%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최종 발행 금리는 약 4.1~4.2%로 예상된다.
◇증액 후 단기물 중심 상환 대상 넓히는 추세
이번 6회차 공모채 수요예측은 키움증권이 계획했던 차입구조 중장기화 뿐만 아니라 조달 금리 인하 측면에서도 성공적이다.
키움증권은 수요예측 전에 10일 만기가 돌아오는 3개월물 전자단기사채 1500억원 정도만 상환할 예정이었다. 해당 전자단기사채의 이자율은 5.22%다. 3000억원 증액 발행이 확정되면서 상환 대상을 작년 11월에 발행했던 단기채로 넓혔다.
해당 전자단기사채의 경우 이자율이 최대 6.31%에 달한다. 이번 공모채를 통해 조달 금리를 최대 약 200bp까지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이로써 고금리 단기물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올해 첫 증권채 발행에 나섰던 KB증권 역시 일찍이 금리 부담을 털어냈다. 지난달 31일 진행했던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네 배에 해당하는 1조20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2·3년물 모두 증액에 성공하면서 5400억원을 발행했다. 상환 대상에 회사채 뿐만 아니라 작년 하반기 이후 발행했던 전자단기사채, CP 등도 포함시켰다.
대신증권(AA-)도 같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오는 15일 최대 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증액 전 기준으로는 최대 6.01%에 달하는 4개월물 CP 3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증액에 성공한다면 CP 1000억원어치를 추가로 상환할 예정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지던 시기에 국내 증권사들은 어쩔 수 없이 고금리 단기채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최근에 금리가 다시 안정기에 접어들고 채권 시장에 연초효과도 발생하는 모습을 보며 회사채 발행을 통해 해당 단기채들을 빠르게 상환하고 조달 비용을 낮추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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