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LH, 부채비율 207% 목표…이한준 사장 성공경험 주목 경기도시공사 사장 시절 재정건전화 성공적 수행, 자구계획안 통해 '드라이브'

성상우 기자공개 2023-02-13 07:50:2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고질적 난제인 부채비율 낮추기는 지난해 11월 부임한 이한준 신임 사장 체제에서 역시 가장 어려운 숙제다. 부채비율을 3년 뒤 207%로 맞춘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신도시 사업을 앞두고 있는 만큼 만만찮은 미션이다.

다만 이 사장은 과거 경기도시공사 사장 시절 디폴트 위기에 몰렸던 공사의 재정건전화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인사여서 기대를 모은다. 이번에도 그의 재무관리 역량이 발휘될지 주목된다.

LH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업무계획’에는 올해 중점을 둘 7가지 추진과제가 담겼다. 공공주택 50만호를 비롯해 콤팩트 시티 조성, 품질 혁신 등이 골고루 포함됐다.

‘재무관리 강화’ 관련 내용은 여섯 번째 항목으로 제시됐다. 3기 신도시 등 대형 프로젝트가 즐비해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는 밀린 모양새지만 사안의 중대성만 놓고 본다면 후순위 과제는 아니라는 게 공사 내외의 공통적인 인식이다.

LH는 200%를 훌쩍 넘는 부채비율 탓에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강도 높은 재무관리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작성해야하며 연간 출자 총량부터 이자율 설정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여러 가지 체질 개선 항목을 이행해야 한다.

LH로선 부채비율을 드라마틱하게 낮추기 어려운 말 못할 속사정이 있다. 수십조원 규모의 사업비가 들어가야 하는 3기 신도시 및 1~2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차입금을 줄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LH의 부채 규모 및 비율 상승은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과 토지 보상 작업에 따라 불가피하게 높아지는 수치다. 해당 사업이 필연적으로 손실과 부채를 수반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토지 보상금을 지급하고 수년 후 회수하는 '선투자·후회수' 구조도 금융부채를 줄이기 힘든 요인이다.

정부의 신도시 정책에 따라 보상급 지급이 늘어나는데 자금회수까지 기간이 길게는 10년 이상 소요되다보니 그동안 LH가 금융부채를 떠안을 수 밖에 없다. 3기 신도시 같은 대형사업이 진행되면 투자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차입금과 매입채무를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상운영비와 사업비 역시 마찬가지다.

LH 사옥 전경

이런 상황에서도 LH는 갖가지 자구노력을 통해 부채비율의 추가 하향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보면 8가지의 자구계획안이 담겨 있다.

우선 사옥 및 소유자택 등 유형자산 매각을 통해 4000억~5000억원대의 현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매입임대사업 상 매입여건 등을 감안해 매입사업비와 임대사업비를 조정함으로써 5년간 6조4000억원의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치도 담겼다.

기존에는 정부의 연간 매입·임대 공급 계획의 100% 물량을 LH에서 받아왔지만 향후에는 수임물량을 80% 정도로 줄이고 나머지 20%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비롯한 다른 지방 도시개발 공사들과 분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매입·임대주택 사업에서의 사업비 축소는 전체 재정건전화 계획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그동안 LH의 주요 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의 비용이 지출되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중장기 부채 증가 계획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계획 상으론 2025년까지 부채가 193조원까지 늘어나는 것을 감내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새 계획안에선 이 규모를 183조로 낮췄다. 이듬해인 2026년까진 187조원을 부채 증가의 상한선으로 잡았다. 이 기간 9조원 규모의 재정건전화 및 자구노력이 동시에 이행된다면 부채비율을 20%포인트 이상 줄일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사장은 과거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개발공사의 재정건전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2008년 경기도시공사 사장 시절 당시 모라토리엄 직전에 있었던 공사 자본금을 임기 3년동안 2배 가까운 규모로 늘려놨다. 당기순이익도 2500억원 규모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공사 신용등급도 AAA로 올라갔다. 도시개발 분야의 전문성 뿐만 아니라 기업 재무관리 측면에서도 역량을 한 차례 입증했던 셈이다.

LH의 재정건전화 성공 여부는 이 사장의 경영 능력에 달렸다. 목표치 부채비율(207%)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나는 2026년 말은 이 사장의 임기 말이기도 하다. 3기 신도시 초반 사업과 함께 이 사장 임기동안의 경영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양대 성과지표로도 볼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