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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 & Lab]SFA반도체 미래 먹거리 'WLP 패키징' 천안2공장 가보니국내외 시스템반도체 외주 물량 패키징부터 테스트까지 3~4일만에 완성

천안(충남)=김혜란 기자공개 2023-02-28 12: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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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든, 출발점은 Fab(공장)과 Lab(연구소)다. 여기에서 얼마나 고도화된 공정 개발이, 기술 연구가 이뤄지느냐가 최종 제품의 질을 좌우한다. 더벨이 기업의 산실인 제조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현장을 찾았다. 또 Fab과 Lab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와 연구소장, 엔지니어 등을 직접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란 조명이 비추는 클린룸에서 흰 전신 방진복을 입은 엔지니어들이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나르고 있었다. 자동광학검사(AOI,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의 불량 여부를 검사) 관문을 통과한 웨이퍼들을 다음 공정 장비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AOI 검사 이후엔 재배선(RDL)과 아주 작은 공 모양의 '솔더볼'을 부착하는 공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매출 기준 국내 최대 OSAT(반도체 패키지·테스트 외주기업) SFA반도체의 천안2공장 클린룸이다.

◇4일 만에 완성되는 WLP 패키징

SFA반도체 천안2공장에선 반도체 패키징 방식 중 하나인 팬인(Fan-in) 웨이퍼레벨패키지(WLP) 작업이 이뤄진다. WLP는 지름 200mm 또는 300mm의 원형 웨이퍼에서 바로 패키징하는 것으로 웨이퍼를 먼저 칩으로 자르고 이를 기판에 올려 패키징 작업을 진행하는 기존 컨벤셔널 패키지 방식과 비교해 여러 장점이 있다. 더 작은 칩을 만드는 데 유리하고 기판이나 와이어 같은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

또 전통적인 패키징은 와이어 본딩 방식으로 칩과 기판을 금속으로 연결한다면, SFA반도체 천안2공장이 하는 WLP는 칩의 회로와 기판을 볼 형태의 범프(솔더볼)로 전기적 신호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SFA반도체 천안2공장 클린룸 (사진=SFA반도체 제공)

이곳에선 삼성전자 등에서 전공정을 마친 시스템 반도체 일종인 전력반도체(PMIC)와 무선통신용 고주파 칩(RFIC)의 패키징과 테스트 등의 후공정 외주 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은 온도와 습도, 충격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보호하고 집적회로가 외부와 전기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제품이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 공정이다.

고객사에서 웨이퍼를 받아 테스트까지 모두 끝내려면 3~4일이 걸린다. WLP 패키징은 금속을 증착해 전도력을 끌어올리는 스퍼터(Sputter), 회로를 구축하는 포토(Photo), 패키징 공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를 제거하는 디스컴(Descum), 회로 외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에처(Etcher) 등의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이후 솔더볼을 부착한 뒤(범핑) 디바이스 웨이퍼의 후면을 갈아내고(백그라인딩) 칩을 절단해 테스트까지 해야 고객사에 납품할 준비가 끝난다. 각 공정을 끝낸 웨이퍼를 사람이 다음 장비로 옮기는 것 외에 모든 작업은 자동화해 있다.

클린룸을 안내한 장호순 SFA반도체 직장(생산라인 관리자)은 "회로를 2단으로 쌓아야 해서 스퍼터부터 에처까지는 공정을 두번씩하기 때문에 (절단 전까지) 총 98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노란색 조명을 쓰는 것은 포토공정 때문이다. 장호순 직장은 "포토공정에 사용되는 약품은 노란색에 제일 영향을 안 받는다"고 설명했다.
SFA반도체 천안2공장 전경(사진=김혜란 기자)
◇첨단 패키징 중요성 커진다

김영민 SFA 대표는 지난 14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SFA반도체는 전체 원가 중 인건비 비중이 낮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WLP 사업을 한국 본사의 전략 사업으로 추진 중"이라며 "작년 한국 본사의 WLP 매출은 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앞으로도 적극적 사업 역량 강화로 매출·수익확대를 지속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WLP 패키징 라인이 있는 천안·온양 캠퍼스를 직접 방문했을 정도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패키징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외주 협력사인 SFA반도체, 그중에서도 WLP를 담당하는 천안2공장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SFA반도체 천안2공장 클린룸 (사진=SFA반도체 제공)

SFA반도체 천안2공장이 삼성전자만 고객사로 둔 것은 아니다. 국내·외 반도체 7곳의 외주를 맡고 있다. 천정환 SFA반도체 기획팀 팀장은 "천안2공장 캐파(CAPA, 생산능력)의 경우 작년 웨이퍼 월 생산량 기준 2만4000장에서 올해 2만7000장으로 증가했다"며 "현재 물리적 공간으로는 확장 공사를 하면 최대 월 3만장 생산가능한 수준까지 캐파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안2공장은 지금까지 증설한 적은 없다.

SFA반도체는 국내에 2공장 외에도 천안1공장도 있다. 1공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의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외주 물량을 맡고 있다. SFA반도체의 주력 패키징 제품이 디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로, 전체 매출의 약 83% 비중을 차지한다. 그동안 주력은 1공장의 메모리 패키징 사업이었으나 사업 다각화와 WLP 외주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WLP 사업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에도 공장이 있다. 특히 필리핀 1공장에는 삼성전자 전용 공장(SSP)도 두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거래관계가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다. 필리핀2공장에선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패키징을 담당하고 있다.
SFA반도체 천안2공장 클린룸 (사진=SFA반도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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