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와룡과 봉추, 둘 중 하나를 얻으면 천하를 안정시킬 수 있다."사마휘가 인재를 찾던 유비에게 한 말이다. 와룡은 제갈 공명, 봉추는 방통을 뜻한다. 실제로 유비는 이 둘을 모두 얻고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방통은 낙봉파에서 어이없게 요절했다. 그가 끝까지 살았다면 삼국지연의의 결말은 현실과 달라졌을 수도 있다.
대의를 품은 자가 인재를 가까이 두려는 욕구는 시대를 불문하고 발현된다. 때로는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사람 하나를 얻기 위한 투자가 중요할 때도 있는 법이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인 포바이포(4by4)의 윤준호 대표를 만나고 든 생각이다. 상장 첫 해 실적은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주요 고객사인 디스플레이 기업의 실적이 꺾이면서 포바이포도 타격을 입었다.
악재 속에서도 윤 대표의 의지는 확고했다. 기술력이 핵심인 테크 기업인 만큼 인재들을 끊임없이 찾아다녔다. 기술 개발자, 마케터, 홍보 담당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상장 이후 로드맵을 그려나갔다.
CSO로 영입한 임정현 부사장이나 최인호 키컷스톡 부문대표가 대표적이다. 모두 M&A 등을 통해 커리어를 쌓은 이력이 있다. IPO 과정에서 포바이포가 플랫폼 사업 확장을 위한 M&A에 공모 자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로드맵에 맞는 인재 채용이다.
고급 개발자를 뽑기 위해서 IPO 전 강남 지역으로 본사를 옮기는 강수도 뒀다. 최근 개발자 인력들이 판교나 강남 지역 출퇴근을 선호하는 것을 고려했다. 꾸준히 좋은 인력들을 채용한 결과 핵심 기술 관련 논문까지 등재하면서 '기술 고도화' 성공을 알렸다.
위나라 초대 황제 조비는 촉나라의 침범에 대비해 원군을 요청해 온 오나라의 사신 조자를 시험했다. 어떠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는 조자를 보며 조비는 오나라에 조자와 같은 인물이 얼마나 있냐고 물었다. 조자는 망설임 없이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재주가 비범한 사람은 팔구십명이 넘고 저와 같은 사람은 수레로 실어내고 말로 헤아려야 할 정도다.”
'거재두량(車載斗量)'이다. 어쩌면 윤 대표가 꿈꾸는 포바이포의 로드맵에는 회사 내 수많은 인재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외부 변수에 한 풀 꺾인 당장의 실적보다 포바이포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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