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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균주 논란]NMPA 단숨에 넘은 제테마, 비결은 '투명한 정보 공개'⑤PHE서 균주 도입, NCBI 유전자 정보 등록 인증… 간접수출 논란 해소 '관건'

최은수 기자공개 2023-02-27 12:29:08

[편집자주]

보툴리누스균이 만드는 독 중의 독. 보툴리눔 톡신의 핵심인 균주를 둘러싼 논란이 전환점을 맞았다. 당초 대부분의 업체들은 영업 기밀을 이유로 균주 출처 비공개 기조를 이어왔다. 이들은 국내 1호 업체 메디톡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시장을 뺏긴 '원조의 몽니'로 여겼다. 그런데 대웅제약과의 민사 판결은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대응 전략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톡신 제조사의 균주 출처 관련 리스크와 각사별 대응 전략, 향후 행보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테마는 올해 1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자체 개발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제테마더톡신'의 중국 1·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2020년 휴젤 이후 국내 회사가 약 3년 만에 거둔 본임상 진입 성과다. 균주 투명성을 날로 강조하고 있는 NMPA로부터 별도 보완 없이 한 번에 IND 승인을 받은 것은 제테마가 처음이다.

국내 제품 없이 수출용 품목허가 제품만 보유 중인 제테마가 날로 높아지는 NMPA의 인허가 문턱을 단숨에 넘은 비결은 무엇일까. 국내 모든 보툴리눔 톡신 업체 중 유일하게 균주 출처와 유래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 점이 키워드로 꼽힌다. 이는 추후 중국, 인접 국가, 미국 등으로 사업 확장 시 성패를 가늠케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선제 균주 정보 공개 신뢰도 제고… 中 임상 후발주자→ 본임상 속도

제테마는 영업기밀을 들어 균주 정보를 알리지 않는 업계 관행을 가장 먼저 깬 업체다. 세부적으로 △2016년 영국 공중보건원(Public Health England, PHE)으로부터 상용화가 가능한 균주 라이선스를 확보(L/I)한 사실과 △ 2019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기 직전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 보유 균주 유전체 염기서열 전체를 등록·공개했다.

균주 출처로부터 전 업권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회사 측의 정보 공개는 곧 신뢰도 제고로 이어졌다. 국내 일부 업체 중에선 제테마와 같은 균주로 보이는 'ATCC3502'를 확보해 사업에 나섰다고 신고한 사례도 있다. 다만 PHE로부터 연구 목적이 아니라 정식으로 균주 상용화 권리를 사들인 곳은 제테마가 유일하다.


작년말부터 올해 초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혼란은 최고조에 달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국제 소송전은 끝났지만 다시금 메디톡스와 휴젤의 ITC 분쟁이 시작됐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질병관리청은 일부 업체의 수출용 제품 품목허가 취소를 단행했으며 균주의 관리·감독 강화 법안이 국회에서 검토되기 시작했다.

제테마는 격화하는 국내 시장 혼란 속에서 올해 초 중국 NMPA 문턱을 넘는 데 성공했다. NMPA가 작년부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직접 언급하면서 명확한 균주 출처, 제조공정 및 임상 데이터를 모두 갖추고 투명하게 공개해야만 인허가를 내겠단 기조를 밝힌 이후의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제테마 외에도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등이 중국 임상을 통한 현지 시장 진출을 타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이들이 분쟁중이었던 만큼 대내외적으로 약간의 논란만 있어도 해외 기업에겐 인허가를 내주지 않는 극도로 보수적인 NMPA 방침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제테마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나올 예정인 톡신 국내 임상 3상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1분기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은 현지 임상 진행 후 2026년경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화약품·메디톡스'와 우호 관계… 간접수출 이슈 '이중규제 피해' 판단 가능성↑

제테마는 안정적인 균주 출처를 토대로 보툴리눔 톡신 치료 시장 진입도 노리고 있다. 아직까진 국내 약 3000억원의 톡신 시장 가운데 미용 목적의 시장 비중이 압도적인데 글로벌에선 치료 목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60% 가량이다.

회사가 2018년 동화약품을 전략적투자자(SI)로 맞아 관련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동화약품은 제테마에 총 50억원을 투자했고, 2020년엔 보툴리눔 톡신 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밖에도 제테마는 국내 1호 톡신 개발업체인 메디톡스와도 원만한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공식적으로 사업 협력을 선언하거나 MOU를 맺진 않았다. 다만 제테마 창업주 김재영 대표는 메디톡스 오너인 정현호 대표와 상장 전부터 톡신 상업화 및 사업 전략 등을 두고 논의하며 관계를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테마에 남아 있는 사법 리스크는 작년 불거진 간접수출 논란 정도다. 식약당국은 제테마를 포함해 총 5개 제약·바이오업체가 수출용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톡신 제품을 국내에 유통했고, 이에 따라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제조중지 및 회수폐기, 수출용 품목허가 취소 명령을 내렸다.

현재로선 이같은 당국 판단이 이중 규제에 해당하며, 과잉·오인행정 조치로 판단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이슈의 쟁점은 수출용 제품이 국내에 유통됐다는 점인데, 식약처는 사법당국에 관련 제품이 국내에 유통됐다는 별도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현재로선 각 사의 약사법 위반 사실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의약품 수출과 같은 유사한 사안에 대해 서울남부지방법원과 대법원은 절차적 요건을 확립한 간접수출은 합법이자 무죄라고 선고했으며, 서울서부지검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결정했다"며 "앞서 업체들의 수출 관행과 관련해 제기된 이슈가 위의 사례와 같다고 판단되면 재논의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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