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B, 유상증자 비즈니스 전략]유진증권, IB 전원 유증 비즈니스 투입 '초강수'김철은 부사장 주도...ECM+DCM 등 발행사 최적 조달 '우선'
윤진현 기자공개 2023-02-27 13:22:00
[편집자주]
금리 상승, 주식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동안 메자닌을 주요 자금 조달 루트로 활용하던 상장사의 경우 이전까지의 조건으로는 더이상 투자자를 유인하기 힘들다. 유상증자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IB들도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이미 주관사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각자들만의 기준으로 예상 후보군을 선정해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더벨은 하우스별 유상증자 담당 핵심 인력과 그간의 트랙레코드를 살펴보고 주관사로서의 역량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이 ‘커버리지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수요가 늘어난 시장 상황에 맞게 기존 커버리지 부서를 늘리고 기업금융 부서를 통합하는 과감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IB를 총괄하는 김철은 부사장의 지시 하에 ‘유상증자’ 비즈니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유진투자증권은 발 빠르게 유상증자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하우스 중 하나다. 그 결과 2015년 더벨 리그테이블 순위서 4위에 오른 후 점차 주관 실적을 늘려왔다. 발행사에 맞는 최적 자금 조달에 집중한 결과 대형 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커버리지 강화' 기조 지속…조직개편 통해 '효율화' 추구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이 2월 초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부채자본시장(DCM) 담당 부서인 자본시장실을 확대하는 대신 기업금융팀과 ECM팀을 통합하는 조직 효율화를 꾀했다. IB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김철은 부사장이 시장 수요를 반영해 개편을 단행했다는 후문이다.
커버리지 분야 중에서도 단연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유상증자다. 회사채, 메자닌 발행이 모두 쉽지 않은 기업들의 유상증자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어서다. 유진투자증권에서 유상증자를 담당하는 부서는 자본시장실 산하 커버리지팀과 ECM실 산하 ECM팀이다.
커버리지팀은 대기업과 그룹 계열사의 딜을 맡고 있고 ECM팀은 코스닥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딜을 전반적으로 커버하고 있다. 즉 ECM과 DCM의 경계를 무너뜨린 셈이다. 전문 IB 인력들이 발행사의 재무 상황, 주주 성향 등에 맞는 조달책을 제시하는 구조다.
소규모 기업들의 조달 파트너인 유진투자증권에게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능력은 중요한 역량이다. 이에 2010년 초부터 적극적으로 유상증자를 활용해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도왔다. 당시 주관실적은 1000억원 미만에 불과했으나 점차 규모를 키웠다.
이후 2021년 역대 최대 주관실적을 기록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당해 유진투자증권이 총 10개 기업의 주관업무를 맡아 7886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발행액이 큰 기업의 유상증자를 주관한 영향이 컸다. 대한항공(3조3160억원), 케이에이치필룩스(1168억원) 등 대형 딜에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이밖에도 STX, 체시스, 아센디오 등 유가증권 상장사의 유상증자도 고루 챙겨 실적을 쌓았다.
◇빛 발한 '신뢰 관계' 구축 노력…리스크 관리 '철저'
유진투자증권이 높은 점유율을 기록해 주관 실적 상위권에 오르기 시작한 건 2015년이다. 당시 점유율은 10.68%에 달했는데 10개 기업의 유상증자를 수임해 3450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했다. 그 결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합병전)에 이어 리그테이블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배경엔 장기간 신뢰를 구축해온 커버리지 실무진의 노력이 있었다. 기존에 함께 자금 조달을 진행했던 발행사가 또다시 유진투자증권과 유상증자 과정을 밟아 실적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성산업이 2013년 첫 유상증자를 진행할 당시 유진투자증권은 공동 대표주관사였다. 2년 후 대성산업이 자금조달책을 고려할 때 유진투자증권이 적극적으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후 단독 대표주관사로서 무사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왔다.
기업 규모가 작은 기업부터 주주 성향이 각기 다른 기업 등 다양한 조건의 기업들의 니즈에 맞춰 솔루션을 제시한 결과다. 이에 자연과환경, 소니드 등과 같이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매번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그 대신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입장이다. 만일 기존 주주들과 일반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유진투자증권이 실권주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 부서의 점검을 거쳐 절차 진행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IB들이 최우선으로 두는 사항은 기업에 딱 맞는 조달책을 제시하는 것이고 조달책 중 하나가 유상증자”라며 “기업 규모가 작고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의 조달을 돕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기에 철저한 검증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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