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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는 지금]준시장형 공기업, 때마다 외친 윤리경영 '허울뿐'⑥불투명한 운영 구조, 권익위·기재부 청렴도 평가 'D등급'

신준혁 기자공개 2023-04-04 10:25:43

[편집자주]

때마다 정치권 이슈에 휘말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새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최고경영자 인선에 실패하며 조직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지원자금 고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제대로 된 주택보증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달라져야 할 구석이 많은 상황이다. 더벨은 HUG를 둘러싼 최근의 문제점들과 경영 상태 등을 점검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20조원 규모의 기금을 운영·관리하다보니 높은 수준의 윤리경영과 투명성이 필요한 조직이다. 사장이 바뀔 때마다 대내외 평가 등을 통해 가장 먼저 강화하고 나선 것도 바로 윤리경영이다. 하지만 정부의 평가 등을 보면 낮은 수준의 윤리경영 등급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불투명한 신용평가와 조직 관리, 부당 처분 등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리스크를 확실히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안팎에서 나온다.

◇민·관 윤리경영 평가 엇갈려, 항목별 개선 목소리

HUG의 윤리경영 강화는 필수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최대 주주이자 최대 출자자인만큼 HUG의 윤리 문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 있는 부분이다. 권형택 전 사장이 취임식에서 가장 강조한 점도 윤리경영 강화를 통한 청렴한 기업문화 정착이었다.

이에 따라 HUG는 주기적으로 윤리경영 점검을 실시 중이다. △정부 경영평가 △감사직무수행 △동반성장 △청렴도 △국회 등 외부평가 △고객만족도 조사 △서비스 이행표준실행력 점검 등 대내외·내외부 평가 항목을 나눠 점검이 이뤄진다. 지난해 4월에는 윤리경영 종합계획을 수립한 후 국제표준 부패방지 규범준수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HUG를 향한 대내외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주로 사단법인이나 민간 평가업체는 HUG의 윤리경영에 대해 후한 평가를 주지만 정부 부처는 엄격한 잣대로 'C등급' 이하의 평가를 내려뒀다.

민간 평가사는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부 항목을 평가하고 기획재정부와 권익위원회는 반부패 활동과 사회적 가치 구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평가 등급을 주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민간 평가사인 한국평가데이터의 경우 HUG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줬다. 한국평가데이터는 △녹생경영을 통한 탄소중립 주택 지원 △전세사기 예방센터 도입 △청렴·반부패 조직 구축 및 윤리·준법 경영체계 통합인증 등을 기준으로 삼아 HUG에 'ESG-1등급'을 부여했다.

사단법인인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도 HUG에 대한 청렴도 평가를 높게 주고 있다. 해당 협회는 2021년 노융기 HUG 상근감사위원에게 최고감사인상을 수여한 바 있다. 공공기관 발전과 윤리경영, 청렴문화 확산에 기여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 기간 국민권익위원회가 평가한 HUG의 종합청렴도는 3등급에 불과했다. 청렴체감도와 노력도 항목도 3등급을 내렸다. 청렴체감도는 2019년과 2020년 2등급을 유지하다가 2021년부터 2년 연속 3등급을 받게 됐다.


아울러 기획재정부는 2021년 HUG의 윤리경영 성과를 'D등급'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했다. 기재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HUG는 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 중 윤리경영에서 비계량 가중치 5점을 받아 D+ 등급에 머물렀다.

기재부는 HUG의 청렴·공직윤리 3대 경영개선 방향과 39개 과제를 선정한 노력은 인정되나 기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획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대내외 평가 항목인 동반성장 평가 등급은 2020년 '개선'에서 2021년 '보통'으로 한 단계 낮춰 평가했다. 청렴도 평가는 △2017년 2등급 △2018년 4등급 △2019년 2등급 △2020년 2등급 △2021년 3등급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업무 복잡성과 과도한 제출서류로 인한 서비스 불만도 많았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조사한 고객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HUG의 목표달성 수준은 '미흡'으로 나타났고 만족도는 C등급을 밑돌았다. 평가 기간과 대상 2021년 11월 29일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 1년 이내에 HUG의 서비스를 경험한 성인 남녀 965명이다.

대출 사업자 보증과 일반 개인보증, 분양보증이행, 임대보증금보증이행,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전세금안심대출보증이행 등 항목은 D등급을 받았다. C등급을 받은 항목은 일반사업자 보증과 하자보수 보증이행, 도시재생기금운용 등 3건이 유일하다.


◇국감서 불투명한 신용평가 과정 질타

HUG의 낮은 청렴도가 특히 문제시되는 이유는 독점적 보증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는 공기업이란 점에 있다. 만약 HUG가 부실 건설사의 신용등급을 높게 평가할 경우 횡령과 배임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만큼 높은 수준의 감사와 신용평가 능력을 요한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선 두산건설의 신용등급 상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HUG가 두산건설의 신용 등급을 정당 근거 없이 'BB+에서 A+로 4단계 상향해 손실을 입혔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국토부는 종합감사를 벌인 끝에 두산건설의 신용 등급을 올린 HUG 간부를 형사고발했다.

국토위는 종합감사를 벌인 끝에 객관적 신용평가를 위해 HUG 신용등급조정위원회에 전문성을 가진 외부위원을 포함할 것을 지시했고 HUG는 등급조정위원회 구성에 외부위원 2인을 포함시켰다. 지난해 12월에는 회피·제척 기준을 신설하고 내부위원 직급을 격상하는 등 규정을 개정했다. 하지만 내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 여전히 지속해 나오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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