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글로벌 투자 리포트]SV인베, 중국·미국 이어 동남아 시장 공략 속도①박성호 대표의 글로벌 진출 의지 발판, 해외 투자 규모 3000억 달해
김진현 기자공개 2023-04-07 08:12:00
[편집자주]
국내 벤처캐피탈(VC)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유행 이후 주춤했던 글로벌 투자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국내 VC들은 해외법인을 통한 진출뿐만 아니라 현지 투자회사와 협업를 통해 딜(deal)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벨은 국내 VC들의 해외 투자 현황과 성과, 키맨, 전략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5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는 대기업이나 금융계열이 아닌 독립계 벤처캐피탈(VC)로서는 가장 활발하게 글로벌 투자를 펼치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투자는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SV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투자 원년은 2015년이다. 처음 주목한 시장은 중국이었다. 이후 2017년 미국, 2022년에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투자 지형도를 넓혀가고 있다. 해외 투자를 통해 글로벌 VC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SV인베스트먼트의 해외 투자 규모는 3000억원 가량이다. 중국과 미국에서 각각 1200억원, 10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운용 중이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850억원 규모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선 블라인드펀드를 각각 1개씩 운용 중이며 동남아시아에선 3개 펀드를 결성해 운용하고 있다.
◇박성호 대표, 톱티어 VC 성장 필수조건 '글로벌 투자' 판단
박 대표는 한국 시장의 크기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톱티어 기업이나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선 해외 진출이 필수라 판단했다. 마찬가지로 VC 역시 글로벌 벤처캐피탈로 성장하려면 글로벌 투자는 반드시 거쳐야하는 관문이라고 봤다.
또한 벤처캐피탈 업의 본질이 '모험'이자 '도전'이기 때문에 VC가 도전하지 않으면 발전하기 어렵다고 여겼다. 처음 눈독을 들인건 중국 시장이었다. 박 대표는 중국에서 글로벌 투자를 넓혀갈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처음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는 데 집중했다. 해외 투자 자체가 현지 네트워크 없이는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처음 시작한 글로벌 투자다보니 펀딩을 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딜 발굴은 둘째로 치더라도 펀드가 있어야 투자를 할 수 있을 터였다.
SV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SV인베스트먼트가 독립계이다보니 대기업 계열사나 금융계열사보다는 해외 투자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며 "다만 글로벌 투자에 있어서 진정성 있게 투자를 하려고 노력하는 벤처캐피탈"이라고 강조했다.
기회는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당시 중국 최대 규모 벤처캐피탈인 심천캐피탈(Shenzhen Capital)은 텐센트뮤직 투자 이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관심이 많았다. 국내 VC와 함께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발굴하고 투자하려는 수요가 막 피어나고 있을 때였다.
이와 관련해 심천캐피탈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분을 쌓았다. 그 결과 2016년 심천캐피탈과 함께 약정총액 1억달러 규모의 '심천차이나코리아산업투자펀드(Shenzhen China-Korea Industrial Investment Fund)'를 결성할 수 있었다. 중국법인 설립 1년만의 성과였다.
1년간 심천차이나코리아산업투자펀드로 투자활동을 펼친 SV인베스트먼트는 미국 시장으로도 관심을 넓혔다. 2017년 미국 보스톤 지역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보스톤은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둥지를 틀고 있어 딜 소싱을 할 수 있는 적격지라 판단했다.
법인 설립 1년 뒤 8000억 달러 규모로 켄싱턴-SV글로벌이노베이션 펀드(Kensington-SV Global Innovations LP)를 결성했다. 미국 투자사인 켄싱톤캐피탈벤처스(Kensington Capital Ventures)와 공동으로 결성한 펀드였다.
◇'영 앤 다이내믹' 동남아 시장 성장성 주목
중국과 미국 G2 시장에 모두 진출한 SV인베스트먼트는 떠오르는 이머징 시장으로도 영토를 넓히고자 했다. 박 대표는 인구 증가와 맞물려 경제 성장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이 적격지라 판단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고 동남아 공약 거점으로 삼았다. 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만 아니었다면 동남아 시장 진출은 좀 더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투자사인 인디스 캐피탈(Indies Capital)과 딜 소싱 등과 관련한 네트워크도 다져놓았다.
SV인베스트먼트가 동남아 시장을 노린 이유는 명확했다. 인구가 많고, 평균 연령이 낮아(Young) 역동적(Dynamic)이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수용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선 스타트업이 탄생하기도, 성장하기도 적합하다고 봤다.
이미 유니콘이 된 그랩, 고젝 등 스타트업의 성장은 동남아 시장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운송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유니콘이 등장한 것처럼 여전히 많은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는 법인 설립 이후 빠르게 3개 펀드를 결성했다. 45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펀드 외에도 2750만달러, 335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각각 결성하고 딜 발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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