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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심장 뛰게 하는 핵심부품 'EV릴레이' 생산기지 가보니 [Fab & Lab]LS이모빌리티솔루션 청주공장…"자동화로봇이 15초마다 하나씩 완성"

청주(충북)=김혜란 기자공개 2023-04-17 13:13:15

[편집자주]

제조업이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든, 출발점은 Fab(공장)과 Lab(연구소)다. 여기에서 얼마나 고도화된 공정 개발이, 기술 연구가 이뤄지느냐가 최종 제품의 질을 좌우한다. 더벨이 기업의 산실인 제조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현장을 찾았다. 또 Fab과 Lab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와 연구소장, 엔지니어 등을 직접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5: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자동차 시대로의 전환은 새로운 전기차 생태계 밸류체인을 깊고 넓게 만들고 있다. LS일렉트릭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그 밸류체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축 하나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10일 찾은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의 LS이모빌리티솔루션 공장에선 주력 제품인 EV릴레이 조립 라인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EV릴레이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수십 가지 공정을 거쳐야 하지만 회색 덮개를 씌운 150cm³ 안팎의 사각형 모양의 완성품이 15초에 하나씩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나오고 있다. 대부분 자동화가 이뤄진 덕이다.

EV릴레이는 전기차 배터리팩과 인버터 사이에 설치하는 핵심부품이다. 작동 구조는 이렇다. 운전자가 시동을 걸면 EV릴레이 내부에 형성된 자기장이 구리 소재의 동그란 작은 금속판을 밀어 올려 위쪽에 고정된 구리 소재 금속판에 접촉시켜(ON) 전류가 흐르게 한다. 반대로 서로 떨어지면(OFF) 전류가 차단된다. 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류가 인버터와 구동모터로 흐르게 하는 길목에서 전류 공급과 차단이라는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부품인 셈이다.
LS모빌리티솔루션 청주사업장 내부(사진=LS이모빌리티솔루션 제공)
◇자동화로봇이 10분만에 조립 완성

방진복을 입고 들어선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에선 엔지니어 1명 외에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자동화 로봇이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클린룸에선 협력사에서 들어온 세라믹 부품, 샤프트아세이(Shaft Assy), 플레이트 세 핵심부품을 연결하는 용접 공정부터 시작된다. 그다음 가스 충진, 검사, 패키지 조립 등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자동으로 이뤄진다.

가장 핵심적인 공정은 가스 충진이다. 작은 구멍 사이로 수소와 질소 혼합가스를 주입한하는데 EV릴레이 제조사의 기술력이 여기에서 결판난다.

이날 공장을 안내한 윤종범 제조팀장은 "전류가 흐르는 상태에서 접점이 서로 붙어있다가 떨어지게 되면 접점 사이에 아크(불꽃)가 발생한다"며 "아크가 발생하면 접점이 손상되기 때문에 빨리 없애줘야 하는데 수소(냉각)와 질소(절연)가 아크를 빨리 없애 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운전자가 시동을 수없이 껐다 켰다 하는데 아크가 발생하면 수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크 차단 기술이 EV릴레이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다.

자동화로봇이 EV릴레이를 조립 중인 모습(사진=LS이모빌리티솔루션 제공)
◇QR코드로 이력 추적까지…철저한 불량 검증

그다음부터는 검사를 반복한다. 가스를 주입한 다음엔 누수가 있는지 검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테스트가 이뤄진다. 윤 팀장은 "전체 공정에서 검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그만큼 고객에게 불량품이 공급되지 않도록 철저한 검사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V릴레이 제품마다 붙어 있는 큐알(QR)코드가 눈에 띄었다. 제품의 추적성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윤 팀장은 설명했다. 열 번이 넘는 검사 과정을 거칠 때마다 컴퓨터에 부품 조립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등을 비롯한 세세한 공정 내용과 아크가 소호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였는지 등 검사 결과가 일일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내부 데이터를 쌓으면 향후 수율 개선 분석에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나온 EV릴레이에 전류센서와 퓨즈 등을 조합해 만든 모듈 제품이 배터리분배장치(BDU)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 청주 공장에는 5개 생산라인이 있는데 이 중 4개는 EV릴레이를 생산하고 1개 라인에서 BDU를 생산 중이다. BDU가 판가가 더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LS일렉트릭이 EV릴레이 사업을 시작한 건 2009년부터다. 처음엔 사람이 일일이 부품을 조립했으나 자체적으로 자동화공장을 설계해나가며 조금씩 자동화를 이뤘다. EV릴레이를 보호하는 프레임 연결만 사람이 하고 나머지는 전부 로봇이 해낸다. 이마저도 새로 짓는 생산라인부터는 전부 자동화로 바뀐다고 한다.

여기서 생산된 부품은 제너럴모터스(GM) 볼트,다임러, 폭스바겐, 볼보 포르쉐 현대자동차, 르노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전기차에 탑재된다.
패키징까지 완성된 EV릴레이(사진=LS이모빌리티솔루션 제공)
◇2030년 매출 1조 달성 노린다

EV릴레이는 전기차 사고가 났을 때 폭발을 방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EV릴레이가 배터리 폭발 자체를 방지할 순 없지만 외부 충격으로 발생하는 폭발은 EV릴레이가 곧바로 전류를 차단해주면 막을 수 있다. 유승우 생산실 실장은 "사고 시 EV릴레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폭발이 커진다"며 "우리가 개발한 부품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게 가장 두렵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은 685억원이었으나 2030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4월 물적분할 이후 자동차용 EV릴레이 시장 공략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면서 수주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점점 고정비가 줄어들어 영업이익률도 훨씬 개선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억원이었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현재 충북 청주와 중국 우시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엔 약 700억원을 투자해 멕시코 생산거점 건설에도 착수했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일본 파나소닉, 중국 훙파에 이어 세계 시장점유율 3위(10%)다.

김형택 전장영업실 실장은 "북미에선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빅3' 수주를 집중 공략하고 한국 시장과 중국이 장악한 유럽 OEM(주문상표부착생산)사, 아시아 중에선 인도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이라며 "올해 누적수주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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