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 제도 점검]신한금융, 독립성 원천 '내부추천 폐지·무기명 투표'①후보 추천 주도권 '이사회사무국→외부자문'…의사결정 자율성 담보
최필우 기자공개 2023-04-17 08:06:47
[편집자주]
사외이사는 금융권 지배구조 논란의 중심이다. 견제 기능을 상실하고 경영진 장기 집권에 일조한다는 비판을 받는 반면 일반 기업에 비해 선진화된 체계로 이사회를 운영한다는 긍정론도 있다. 금융 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외이사 제도에 메스를 든 이상 진단이 필요한 대상임은 분명하다. 더벨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누구이고 어떤 제도를 통해 선임되고 있는지 현황을 점검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0일 14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은 올해 의외의 회장 교체를 겪었다. 지난해 12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직전까지 연임이 유력시되던 조용병 전 회장이 용퇴하고 진옥동 회장이 선임됐다. 회추위를 구성한 사외이사들의 표심이 진 회장에게 향하면서 조 회장이 물러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외이사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돼 있다는 있다는 방증이다.이와 같은 견제 기능이 작동하게 된 데에는 2018년 사외이사 제도 개선이 결정적이었다. 신한금융은 이사회사무국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권한을 없애고 외부 자문기관 권한을 키웠다. 또 무기명 투표 도입으로 사외이사들이 독립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후보 '74%' 추천하던 이사회사무국, 단번에 '0%'
2022년 신한금융 지배구조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 후보군은 총 14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75%에 해당하는 105명이 외부 자문기관의 추천을 받았다. 이어 사외이사및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33명(23.6%), 주주 2명(1.4%) 순이었다. 내부 조직인 지원부서의 추천 후보는 단 1명도 없었다.

지원부서 추천 후보가 없는 건 이사회사무국의 추천 권한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이사회사무국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던 조직이다.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도입된 2014년 이사회사무국 추천 후보는 75명으로 68.2%를 차지했다. 2015년에도 60.4%로 압도적이었고 지배구조법 시행 이후인 2016년(63.5%), 2017년(73.6%) 비중이 확대됐다. 2018년 추천 권한을 없애면서 0%가 됐다.
2018년 금융 당국과의 신경전이 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신한금융은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회장이 사추위에 참여하는 구조였다. 금융감독원은 경영 건전성 검사를 실시한 끝에 신한금융 이사회가 지배구조 모범규준이나 지배구조법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봤다. 특히 사감추위(당시 사추위)가 경영진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판단했고 개선을 권고했다.
결국 신한금융은 조 전 회장을 사추위에서 배제했다. 추후 독립성 논란 재발을 막기 위해 한발 더 나아가 지원부서 추천도 폐지했다. 지원부서 추천 폐지는 경영진이 이사회를 구성하는 데 손을 뗀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이사회사무국은 지주 산하 조직으로 그룹 회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외부 자문기관, 사감추위, 주주 만이 사외이사를 추천하도록 하면서 신한금융 사감추위는 물론 회추위도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선순환 체계가 만들어졌다는 평이다. 이는 국내 4대 금융지주 내에서 비교해봐도 선진적이다. 지원부서 추천 권한이 없는 곳은 신한금융과 KB금융 정도다.
◇여전한 '재일교포 주주' 영향력…무기명 투표로 보완
다만 사감추위 추천 후보 비중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KB금융과 차이가 있다. 사감추위는 2018년 제도 개선 이후에도 매년 사외이사 후보군 25%를 정하고 있다. 후보군 4명 중 1명이 현직 사외이사들의 인맥으로 선발되는 셈이다. KB금융은 외부 자문기관 추천 만으로 후보군을 꾸리고 있다.
신한금융이 사감추위 추천 권한을 보존하는 배경에는 재일교포 주주가 자리한다. 재일교포는 신한지주 지분을 14% 안팎으로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주주 구성 영향으로 신한금융 이사진에는 줄곧 재일동포 사외이사가 합류했다. 오랜 주주의 추천 권한에 손을 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 사외이사 9명 중 배훈, 진현덕, 김조설 사외이사가 제일교포 주주 측 사외이사로 분류된다. 이들이 사외이사 중 차지하는 비중은 재일교포 주주 지분율을 웃돈다. 진 이사는 그룹사 사외이사 경력자의 추천을 받아 후보군에 편입됐다. 올해 새로 선임된 배 이사와 김 이사의 추천 경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특정 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 영향력이 강해질 수 있는 구조이지만 상호 견제가 가능하다. 신한금융은 2018년 사외이사 제도를 손질하면서 무기명 투표 제도를 도입했다. 사감추위 추천으로 사외이사가 후보군에 합류하려면 무기명 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사외이사들이 특정 세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율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담보하는 장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2년만에 돌아온' 초록뱀미디어, 권경훈 회장 행보 주목
- [i-point]샌즈랩, AI NDR 솔루션 일본 공급 개시
- 'PE 2년차' 오스템임플란트, 중국실적 타격 '미국·인도' 대안
- [와이바이오로직스 항암신약 로드맵]'뉴 모달리티' 도전 자신감, 원석 광산 플랫폼 'Ymax-ABL'
- [웹툰사 지배구조 점검]적자 커진 와이랩, 공격적 투자 전략 '난기류'
- [사외이사 BSM 점검]금융계열사 많은 한화그룹, '금융 특화' 사외이사 다수
- [thebell interview]"자본시장법 개정이 현실적…현 상법 체계 이상 없다"
- [ROE 분석]농협금융, 반등했지만 '여전히 은행계지주 바닥권'
- [조선업 리포트]'수주 호조' 선수금 유입에 차입금 다 갚은 HD현대삼호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 '20조' 육박…계열사 대부분 흑자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우리은행, 동남아 3대 법인 '엇갈린 희비' 출자 전략 영향은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우리은행, 해외 법인장 인사 '성과주의 도입' 효과는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카자흐, 2년 연속 '퀀텀점프' 성장 지속가능성 입증
- [thebell note]김기홍 JB금융 회장 '연봉킹 등극' 함의
- [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명확해진 M&A 원칙, 힘실릴 계열사는 어디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베트남은행, 한국계 해외법인 '압도적 1위' 지켰다
- [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밸류업 재시동 트리거 '비은행 경쟁력'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NH농협, '보험 전문가' 후보군 꾸렸지만 선임은 아직
- [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40년 커리어' 마지막 과업, 금융시장 '부채→자본 중심' 재편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JB금융, 사외이사 후보군 '자문기관 위주' 전면 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