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24일 07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월 3일 법원이 SM엔터테인먼트의 유상증자 신주와 CB(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했을 때 ‘다 끝났구나’ 싶었다. 카카오가 법원 판결을 구실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깔끔하게 발을 뺄 줄 알았다.카카오는 잃을 게 많았다. 하이브가 3만원이나 더 비싼 가격에 공개매수를 단행했고 금융당국의 눈초리도 예사롭지 않았다. 제아무리 수조원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대도 여론 악화, 금융당국의 심상찮은 경고를 감수하면서까지 베팅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하이브보다 가격을 더 높여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를 강행했고 금융당국의 눈초리가 날카로운 가운데서도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결과적으로 지분매입에 2200억원을 쓰려했던 카카오는 1조4000억여원을 썼다.
3월 12일 카카오가 승기를 잡은 배경이다. “카카오의 절박함이 하이브를 물러서게 했다. 하이브가 얼마를 베팅하든 그보다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 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결국 승기를 잡았다.” SM엔터테인먼트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글로벌무대로 나아가지 않으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짙었다. 그렇다고 당장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만한 해외사업도 많지 않았다. AI, 모빌리티, SNS 등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잡으려면 인프라 투자에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면 성공을 낙관하기 힘들었다.
오직 콘텐츠만이 달랐다. 케이팝(K-Pop)은 물론 각종 드라마와 영화 등 분야 콘텐츠는 이미 글로벌 선두권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대규모 적자를 냈으면서도 수천억원을 쏟아부은 배경이다. 규제 리스크도 넘어서야만 할 관문으로만 여겨졌다. 지난해 말 데이터센터 화재사고 이후 카카오를 향한 정부의 태도는 싸늘하다. 압수수색 등 금융감독원 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넘어서기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카카오에게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은 돈과 규제의 문제가 아닌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였다.
카카오는 이번 인수전에서 야망을 드러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 20조원을 인정받으며 IPO를 성사시키고 수년 내 글로벌 선두권 엔터사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비전이 이뤄진다면 카카오의 이번 인수전은 잃은 것은 많았어도 성공 역사로 기록될 수 있다. 카카오는 최후에 웃는 승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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