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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이사회 의안 워치]현대엔지니어링, 국내 넘어 해외법인 '꼼꼼히' 점검에콰도르·스리랑카 지사 폐쇄, 러시아 시장 전면 철수

전기룡 기자공개 2023-04-27 10: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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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이다. 경영전략은 물론 재무, 인사 등 회사의 미래를 결정지을 법한 의안들을 다룬다. 각사의 이사회가 한 해 동안 다룬 주요 의안들을 보면 그 회사의 미래 지향점이 어디인지, 또 당장 어디에 경영 방향을 두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 1년간 어떤 의안을 상정했으며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설립된 이후 한라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링센터, 현대건설 해외건설사업본부 설계팀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을 거쳤다. 현대엠코를 2014년 흡수합병한 이래 건축·주택부문으로 저변을 넓혔으나 지금의 현대엔지니어링을 만든 건 해외에서의 성과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에서도 회사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다. 이사회는 해외지사의 설립과 이전, 해체 등을 결정했다. 해외 지사장 교체와 POA(Power Of Attorney: 위임장) 발급을 위한 의사결정 시간도 가졌다. 현대엔지니어링 이사회는 어떤 건설사보다도 해외사업을 충실히 점검하고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 이사회는 지난해 12번 개최돼 28개의 의안을 다뤘다. 이사회에는 홍현성 대표와 황헌규 건축사업본부장, 도신규 재경본부장, 오상근 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황태희 성신여대 교수, 김아영 서울대 교수 등이 소속돼 있다.

대표적인 의안으로는 '에콰도르 지사 폐쇄 승인의 건'과 '스리랑카 지사 폐쇄 승인의 건', '러시아 지사 이전 승인의 건' 등이 존재했다. '창원 회원2구역', '신반포22차' 등 국내 사업장의 연대보증과 관련된 의안도 다뤘지만 해외 사업장에 대한 내용이 소폭 앞선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걸어온 길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설립 이후 다수의 엔지니어링 업체와 본부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웠다. 현대엠코를 품은 뒤에는 건축·주택부문의 비중이 확대됐지만 여전히 플랜트·인프라부문이 주된 먹거리였다.

지금도 플랜트수주영업1·2·3팀과 플랜트개발영업 1·2·3팀, 원자력영업팀을 주축으로 해외에서 성과를 쌓고 있다. 인프라산업개발본부에도 해외영업만을 전담하는 팀이 존재한다. 그 결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50.2%, 해외 49.8%라는 고른 매출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의안 면면을 살펴보면 에콰도르와 스리랑카 지사를 폐쇄한 배경에는 새로운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09년 에콰도르 정부 주도로 이뤄진 국책사업에 참여하면서 처음 지사를 설립했다. 이후 추가 수주가 없자 2013년 한 차례 폐쇄한 바 있다.

에콰도르에 지사를 재설립한 건 3년이 지난 2016년이다.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33억달러 규모의 '앨 아르모 정유공자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지 못하면서 명맥만을 유지하다가 다시 에콰도르 지사를 폐쇄하는데 이르렀다.

스리랑카도 마찬가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09년 스리랑카에서 '폴로나루아 상수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사를 만들었다. 2013년에는 스리랑카 상하수도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는 등 교류를 이어갔으나 추가 수주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해 지사를 폐쇄하기로 걸정했다.

러시아 지사는 조금 경우가 다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년에만 러시아에서 두 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계속된 수주 소식으로 인해 지금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 각각 법인, 지사가 위치해 있다. 이번 의안 역시 모스크바에 위치한 지사 사무소를 변경하는 차원에서 상정됐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에 전쟁이 발발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대내외적인 리스크로 인해 추가 수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오펜부르그 지역에 지사를 추가 설립하는 의안을 가결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 보다 힘을 줄 계획이었으나 최근에는 전면 철수를 결정한 상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러시아 지사 이전 승인의 건은 모스크바 내에서 사무소 위치를 바꾸기 위해 상정됐던 의안"이라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추가 수주를 따내기 어려운 상황인지라 전면 철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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