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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GDR 전략' 5년 만에 마침표 오는 25일 상장폐지 예정, 성장동력 역할 톡톡…재발행 가능성 희박

황선중 기자공개 2023-05-15 10:31:38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가 5년 만에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한 GDR이 모두 국내 원주로 전환됐고, 카카오 역시 GDR 상장을 유지할 특별한 이유가 없었던 탓이다.

GDR은 카카오 제국의 성장 원동력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뱅크 같은 핵심 계열사 대다수가 GDR 자금을 마중물 삼아 성장해서다. 카카오는 GDR 발행이 이뤄졌던 2018년 이후 해마다 조단위의 매출 성장을 보이는 중이다.

◇GDR 상장폐지 수순…모두 원주로 전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에 상장된 GDR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카카오가 밝힌 상장폐지 사유는 GDR의 전량 원주 전환이다. 현재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남아 있는 카카오 GDR 자체가 없다는 설명이다. 상장폐지 예정일자는 오는 25일이다.

GDR은 상장사들이 원활한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해 발행하는 유가증권이다. 해외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만큼 일반 유상증자 방식보다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다. 신주 발행 과정에서 산정하는 할인율도 낮고, 자금조달 과정에서 소모되는 비용도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 제고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카카오가 GDR을 찍어낸 시점은 2018년 1월이다. 당시 카카오는 총발행주식의 12.1%에 해당하는 신주 826만주를 발행해 GDR 원주로 삼았다. 신주 발행가액은 12만9004원으로, 기준주가에 대한 할인율 9.4%이 적용됐다. 해외 투자자들은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GDR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카카오에 투자했다.

카카오 입장에서 GDR 발행 의미는 남달랐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처음으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회사를 소개하는 계기였다. 카카오는 내수 위주의 사업구조 때문에 글로벌 인지도가 부족했다. 국내 증시 상장 과정에서도 직상장이 아닌 우회상장 방식을 택한 탓에 해외 투자자들과의 접촉 기회가 비교적 많지 않았다.

◇GDR, 카카오제국 성장 원동력 역할

카카오는 GDR 발행을 통해 무려 10억달러(한화 1조658억원)를 조달했다.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면서 재무건전성이 회복돼 신용도가 개선됐다. 또한 GDR로 조달한 자금의 90%(9592억원)를 인수합병(M&A) 실탄으로 쓰겠다고 선언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나머지 10%(1065억원)은 기타자금으로 분류했다.

카카오는 GDR 발행 이후 계열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카카오재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당시 카카오엠),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커머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에 출자했다. 해당 계열사들은 카카오가 건넨 자금을 기반으로 저마다 M&A를 추진했다.

여러 계열사가 동시다발적으로 확장하면서 카카오 외형은 빠른 속도로 커졌다. GDR 발행 전인 2017년 말까지 카카오의 총자산(연결 기준) 규모는 6조3494억원이었지만, 5년이 흐른 지난해 말에는 22조9634억원에 달했다. 5년 만에 261.6.% 성장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 규모 역시 260.3%(1조9723억원→7조1068억원)으로 커졌다.


◇향후 GDR 재발행 가능성은 '희박'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향후 GDR을 재발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외부 자본을 유치하면 최대주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김 센터장의 지배력은 13.25%에 그친다. 특수관계인을 모두 포함할 경우에는 24.13% 수준이다.

게다가 GDR 자금을 기반으로 성장한 핵심 계열사들이 현재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카카오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증시에 상장했다. 카카오의 도움 없이도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비상장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또한 최근 1조원대 외부 자본 유치에 성공했다.

카카오 내부 현금곳간도 풍족한 편이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카카오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5조62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금융상품(1조3540억원)까지 포함하면 6조원대에 달한다. 총자산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금창출력도 안정적인 만큼 굳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GDR 물량이 모두 원주로 전환되면서 자연스럽게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면서 "향후 GDR 발행에 대한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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