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NH투자증권을 움직이는 사람들]무한 잠재력 '증권 수탁업', 선봉에 선 임계현 대표②"PBS 사업자 수탁업 진출, 경쟁 아닌 공생에 초점"

윤기쁨 기자공개 2023-06-07 13:20:15

[편집자주]

NH투자증권은 그 이름만으로도 내공이 느껴지는 증권사다. 오랜기간 국내 최고의 투자은행(IB) 하우스 지위를 누려왔고 트레이딩(Trading)과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항상 톱티어였다. 어느덧 취임 6년차를 맞은 정영채 사장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각 본부 대표들의 몫이다. NH투자증권을 현장에서 움직이는 주요 인물들을 만나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옵티머스 논란으로 한동안 빙하기를 맞이한 헤지펀드(일반사모펀드) 시장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도 동반 성장하면서 2020년까지 6조원에 불과했던 NH투자증권의 계약고도 수년 만에 10조원까지 늘었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트레이딩(주문) △스왑 △대차 △시딩 △신용공여 △마케팅 △수탁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국내 6개 증권사가 해당 사업을 영위 중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수탁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펀드 수탁을 못해 어려움을 겪던 중소형사와 헤지펀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작년 10월 Wholesale(법인영업)사업부 산하 PBS본부에 수탁부를 신설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불과 6개월여만인 현재 수탁고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PBS본부는 △PBS부 △대차솔루션부 △수탁부로 구성돼 있다.


◇PBS 수탁업 진출, 경쟁 아닌 동반자 "증권 수탁 표준 모델 만들 것"

임계현 Prime Brokerage본부 대표(사진)는 채권트레이딩, FICC(채권·외환·금리·원자재 등 파생상품)운용, IC사업, 경영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9년부터 2년간 CFO(최고재무책임자)로서 정영채 대표와 함께 회사 방향성과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았다. CFO 당시 현 본부 신사업인 수탁 적정성을 검토하던 그는 지난해 수장직으로 직접 자리를 옮겨 지휘봉을 잡게 됐다.

과거 경험들은 NH투자증권의 PBS 경쟁력을 최상위권에 올려놓는 자양분이 됐다. 임계현 대표는 "현재 NH증권과 PBS 계약을 맺은 운용사가 190여개가 넘는데 이는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은 수치"라며 "특정 섹터, 규모와 상관 없이 일정 기준에 부합하면 다양한 유형의 펀드를 받아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하는 하우스가 많은 만큼 경험이 풍부하고 리스크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PBS에서 가장 중요한 건 '리스크 관리'라고 보는데 이는 비단 투자자뿐만 아니라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의 생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PBS 사업자들은 운용사 운영시스템을 제대로 감시하고 모니터링하면서 투자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운용사들이 자체 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한편 증권·채권 등 실물 자산을 보관·관리하는 수탁은 지금까지 은행의 영역이었다. 운용사가 증권사와 PBS 계약을 맺으면, 증권사는 은행에 수탁 업무를 재위탁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운용사에 대한 수탁사의 감시·책임 의무가 강화되면서 은행은 상품 구조가 복잡한 헤지펀드 수탁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는 "30년 이상 수탁은 은행 전유물로 여겨졌는데 증권사가 뛰어들 수 있었음에도 인력, 회계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 어려움으로 뛰어들지 않았을 뿐이었다"며 "PBS 사업자들은 기존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고 은행보다 구조가 복잡한 사모펀드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NH투자증권 뿐만 아니라 KB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현재 PBS를 제공하는 사업자들도 결국 향후 5년 내로 수탁업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이들이 경쟁 상대가 아닌 같은 업계 동반자임을 재차 강조했다. 증권 수탁업이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공생을 통해 전체 규모를 키우는 우선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경쟁 상대가 아니라 같은 업계의 동반자로서 증권형 표준 스타 모델을 같이 키워가야한다는 주장이다. 규모를 키워 증권 수탁업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되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1차 목표다.

임 대표는 "은행은 공모펀드, 증권사는 사모펀드 중심으로 수탁업이 양분될 가능성이 높은데 NH증권의 목표는 증권 수탁만의 표준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자본시장에서 가장 복잡하고 다양한 상품을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곳은 증권사 뿐인데 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적당한 수수료를 받는게 업계가 가야할 표준 모델"이라고 전했다.

은행에서만 취급하던 수탁업을 증권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만큼 고충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에서 경력자를 데려왔지만 여전히 인력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의 경우 수탁 부서에 40~60명의 인원이 수탁만을 전담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15명 내외 인원이 해결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수 년에 거쳐 추가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인재 육성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수탁 시장 성장 가능성 무한...자산 다양화·빅데이터 활용

PBS 성장과 궤를 같이하는 헤지펀드 시장에 대해 그는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국내외 보고서에 따르면 10억 이상 개인고액자산가(외화 기준 100만달러)는 매년 8~9% 늘어나고 있다. 이는 최근 10년 한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의 두 배 이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자산가는 증가하지만 투자처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펀드 자산은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임 대표는 "사실상 펀드는 완벽한 상품이라고 보는데 투자자를 위해 자산운용사, 판매사, PBS 사업자, 수탁사, 사무관리사 등 각자의 역할이 명확한 다수 기관들이 참여해 상호 복합적으로 보완·감독하는 체제"라며 "사전·사후 운용 보고 시스템을 통해 2중, 3중으로 안전성을 검증하기 때문에 보호장치 만큼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펀드매니저가 방향성을 잘못 설정해 손실이 날 수 있고 각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누군가가 제 기능을 못해 생긴 게 라임·옵티머스 사태인데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주기만 한다면 사모펀드 시장은 발전할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동시에 수탁업의 성장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 자산 보관 창고 역할에 머물렀다면 미래에는 빅데이터 산업과도 연결될 만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4차산업 혁명 시대에서는 투자자의 수익성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수탁과 빅데이터 산업을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

IT(정보기술) 고도화로 과거 수기 서류로 정리하던 실물 증권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자산대사나 리스크 관리, 전자증권 회계 처리 등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빅데이터들도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활용하기까지는 법적인 규제나 보안 이슈 등 시간과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지만 잠재력이 있는 산업이다.

NH투자증권은 아직까지 원화, 외화 등 유가증권을 비롯해 부동산 대체 실물자산만을 수탁하고 있다. 하지만 보안 등을 이유로 조합, 벤처캐피탈 등 수탁을 원하는 수익자나 기관들이 생각보다 많다.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 PEF(사모투자펀드), NFT(대체불가능토큰), 디지털가상화폐, 탄소배출권 등 구조가 복잡한 자산 수탁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임계현 대표는 "(증권 수탁은)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뗐다고 생각하는데 갈 길은 무궁무진하고 업계가 함께 동반 성장해 디지털 자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고객을 위해 함께 합심하고 있는 PBS부와 대차솔루션부, 수탁부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 임계현 Prime Brokerage본부 대표 약력

<학력>
1989 광주 광덕고등학교 졸업
1993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졸업(학사)
1996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대학원 졸업(석사)

<주요 경력>
2022.01 ~ 현재 NH투자증권 Wholesale사업부 Prime Brokerage본부장
2019.12 ~ 2021.12 NH투자증권 경영전략본부장
2017.12 ~ 2019.12 NH투자증권 경영전략본부 경영전략부장, 기획조정실장
2016.12 ~ 2017.12 NH투자증권 경영전략본부 경영관리부장
2014.01 ~ 2016.12 NH투자증권 IC사업부 IC기획부장
2001.01 ~ 2013.12 LG투자증권 채권트레이딩팀, 우리투자증권 FICC파생운용팀
1999.07 ~ 2000.12 LG투자증권 입사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