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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명가 농협]"관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최선 다할 것"⑤이문구 고창군지부장 "수익보다 공공재적 역할 충실, 지역 밀착형 인프라 제공"

고창(전라북도)=고설봉 기자공개 2023-06-23 07:13:31

[편집자주]

농업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2돌을 맞았다. 농업생산력 증진과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목적에 맞춰 발전해왔다. 경제사업과 금융사업 등 다방면에서 공공성에 초점을 맞춰 사업 다각화를 이루며 성장했다. 최근 지역소멸 위기 상황에서 전국 비도시지역 경제 인프라의 핵심 조직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융의 공공성이 중요한 화두가 된 지금 더벨은 농협이 추구하고 있는 공공재적 가치와 사례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관과 지역 농협, 농협중앙회, 농협은행이 긴밀히 협력해 농촌 지원사업을 펼치면서 인구소멸에 대응하고 지역민들의 금융·생활 편의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평일 오전 9시. 고창군 중심지인 고창군청 앞 교차로는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도시에선 끝없이 이어지는 출근 행렬로 사람과 자동차가 여전히 뒤엉켜 있을 시간이다. 잘 닦인 도로가 무색할 만큼 거리는 한산했다.

군청 앞 도로를 따라 조금 걷자 농협중앙회·NH농협은행 고창군지부가 나왔다. 2층으로 된 사옥 1층엔 은행이, 2층엔 중앙회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한산한 거리와는 달리 지부는 활기가 넘쳤다. 대기석에 삼삼오오 모인 어르신들이 마치 사랑방 같은 풍경을 만들고 있다.

이문구 농협중앙회·NH농협은행 고창군지부장(사진)은 “지역 사회에서 농협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고창군지부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융 및 CS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 고객 입장에서 균질화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그외 다양한 생활편의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라북도 최남단 해안을 접하고 있는 고창군은 인구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곳이다. 인구 증대를 위해 다각도 노력하고 있지만 해마다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1970년대 최대 19만명에 이르렀던 고창군 인구는 일자리 부재와 생활 인프라 축소 등으로 2023년 4월말 기준 5만2000여명으로 줄었다.

특히 고창군 내 거주하는 인구의 대다수는 고령층이다. 이에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 등도 나날이 축소되고 있다. 금융기관 등 기본적인 인프라도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농협은행은 지역 내 금융 편의 제공을 위해 군지부를 운영 중이다. 1금융권 은행 가운데 유일하다.

이 지부장은 “영업적 측면에서 성과를 내는 일보다 인구소멸에 따른 지역경제 위축이 사실 더 큰 고민”이라며 “은행원으로서 단순히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소멸을 막고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영속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 고창군지부와 고창군 내 단위농협의 주 고객은 대부분 연령대가 높다. 또 국제결혼 가정과 농촌인력 부족에 따라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도 많다. 특히 다른 지역 보다 농업이 발당한 고창군에선 상대적으로 계절근로자 비중이 높다.

고창군지부의 금융 서비스는 지역 맞춤형으로 진화했다. 노령층 대상 여수신 업무를 기반으로 디지털금융(DT) 활성화에 발맞춰 노인 대상 스마트폰 사용 교육도 지속하고 있다. 또 보이스 피싱 등 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특별히 노력하고 있다.

외국환 거래도 고창군지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계절 근로자 등을 포함해 2000명 이상 외국인 근로자가 고창군 전역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급여 통장은 대부분 농협은행 계좌다. 이에 따라 외국으로의 송금 업무가 빈번히 일어난다.

이 모든 일들이 고창군지부 수익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영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활동이라기 보단 단순 지역 밀착형 서비스들이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 근로자들이 입국하면 군청과 농협 직원들이 함께 입국 설명회 등을 진행할 정도로 농협은 지역사회 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다.

이 지부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최대한 일을 열심히 하고 다른 잡무에 신경쓰지 않게 하기 위해서 단순히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이라며 “고창군을 위해 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거의 원가에서 송금업무 등을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고창군지부 전경.

고창군지부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수익을 내지 않는 것은 지역사회 상생경영의 일환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창군 내 농장에서 최소 몇 달간 집중적으로 농사일을 한다. 이들이 없으면 고창군 농업 생산량이 크게 떨어질 만큼 의존도가 높다.

이 지부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생활하는데 이런 저런 비용들을 많이 지출되면 그만큼 임금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이들의 임금이 오르면 결과적으로 지역 농민들의 부담도 늘어나고 경제 기반인 농업의 생산력도 낮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일인다역을 수행하고 있다. 우선 농협중앙회 소속 고창군지부장으로 은행원과 농협 경제사업 관리자 등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외 고창군 내 여러 행사의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필요할 때마다 고창군 내 외국인 근로자들을 관리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실제 고창군지부는 고창군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고창 방문의 해’ 등 홍보활동을 추진 중이다. 이외 사회공헌활동, 농촌일손돕기 등도 연중 상시로 진행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농협은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 지역민들에게 공공기관처럼 인식되고 있다.

이 지부장의 책임감도 남다르다. 최근에는 도산할 뻔한 지역농산물 가공업체를 정상화한 성과도 있다. 원재료 수급관리를 잘못해 십억원 이상의 농산물을 폐기하는 일이 발생했고 당시 업체 대표가 폐업하려고 하자 이 지부장이 나섰다. 적기에 저금리 위주 필요 자금을 공급해 회사를 정상화했다.

그는 “함께 지역 내 가공업체의 부도 위기를 막고 사업을 재건해낸 것에 대해 상당한 성취감과 자긍심을 느낀다”며 “그 대표가 고창군지부에 올 때마다 농협 덕분에 다시 살아났다고 웃으시면서 말하는 모습에 다시 힘을 얻고 열심히 현업에 임하게 된다”고 밝혔다.

고창군지부는 이 지부장을 포함해 총 18명이 근무하고 있다. 고창군군지부와 농협은행 고창군 지점, 농협은행 고창군청 출장소 등을 직접 운영한다. 이외 경제사업장 등을 관리한다. 그외 단위농협 5곳과 축협 1곳이 고창군지부와 함께 고창군 내 금융과 경제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문구 농협중앙회 고창군지부장은 1967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났다. 1993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조합감사위원회사무처 검사역, 서울검사국 감사팀장, 조합감사위원회사무처 팀장 등 중앙회 경력을 쌓았다. 2020년 전북검사국장으로 지역에 돌아온 뒤 지난해 1월부터 고창군지부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지부장은 농협중앙회 안팎에서 업무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았다. 1996년과 1998년, 2002년, 2018년 등 네 차례에 걸쳐 농협중앙회장 표창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성과를 냈다. 2020년 한국금융연수원장 표창, 2006년 농심품부장관 표창을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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