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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뉴 거버넌스 시동]CEO 정당성과 전문성 '두마리 토끼' 잡기 미션④현직 프리미엄 삭제, '산업 전문성' 자격요건 두고 엇갈린 시각

이장준 기자공개 2023-06-20 12:18:39

[편집자주]

KT가 외풍에 무너진 지배구조 재건에 나선다.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지배구조 체계를 만들기 위해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를 꾸리고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정관상 CEO 자격 요건과 이사회 구성도 바꾼다. KT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과거와 달라진 점을 살펴보고 그 의미와 실효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6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의 대표이사(CEO)를 두고 안팎에서는 정당성과 전문성을 요구한다. 내부 출신이라면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덕을 볼 수 있고 외부 출신이라면 직무 연관성이 떨어져도 정권의 힘에 기대 선임될 수 있다. 전자는 정당성이, 후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

이사회는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인물을 뽑기 위해 정관을 변경한다. 연임 우선심사 제도를 없애 현직 CEO도 다른 후보군과 동일선상에 놓고 경쟁할 수 있도록 한다. 동시에 후보자 풀(pool)을 다양화해 평소에 관리할 방침이다.

CEO 자격요건에서는 기존 ICT 전문성을 배제하고 산업 전문성을 추가한 게 특징이다. 이를 두고 ICT 경력이 없는 '낙하산'을 선임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KT가 영위하는 사업 영역이 워낙 광범위하기에 굳이 인재 풀을 좁힐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연임 우선심사 폐지, 인재 풀 다양화·인사 검증 심화

KT는 오는 30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정관을 일부 변경하기 위해 제1차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현재 KT 이사회 내부 규정에는 '연임 우선심사'에 관한 내용이 있다. 이사회는 대표이사 선임에 앞서 현직 대표에 대한 연임 우선심사를 할지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정관에 나온 심사 기준인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력 및 학위 △기업 경영 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과거 경영 실적 및 경영 기간 △기타 CEO로서 자질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등을 고려해 적격 심사기준을 정한다.

하지만 현직 프리미엄은 다른 후보군과 공정한 경쟁을 막는다는 공격을 받기 쉬웠다. 실제 지난해 말 KT 이사회는 현직인 구현모 대표를 차기 CEO로 선출하기 위한 우선 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구 대표가 차기 CEO 자리를 놓고 경선을 벌일 것을 제안하고 이를 이사회가 받아들이면서 경선이 시작됐다. 단독 후보로 올라갈 수 있는 혜택을 포기한 것이다. 이맘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공개적으로 소유분산기업에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이번에는 아예 현직 프리미엄을 주는 조항 자체를 삭제한다. CEO 정당성 살리기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CEO 후보자 풀 관리도 보다 체계적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외부 전문기관 추천과 공개모집 외에 주주 추천을 통해 KT 외부 인사 후보군을 꾸린다. 여기서 주주 추천은 회사 주식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 한해 가능하다.

앞서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 멤버를 주주로부터 추천받을 때는 보유지분 1% 이상의 국내외 주요 주주를 기준으로 삼았다. CEO 후보군의 경우 상법상 자본금 1000억원 이상의 상장사에 주주제안을 하려면 의결권이 있는 0.5% 이상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을 참고해 만들었다.

내부 후보군을 꾸릴 때는 재직 2년 이상 그룹 직급 부사장 이상 인사라는 기존 요건은 물론 전문성을 추가로 살펴보기로 했다. 경영 전문성과 KT 사업 이해도를 고려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사 검증도 더 철저하게 진행한다. KT는 이들 사내외 CEO 후보군을 구성하고 평가할 때는 인선자문단을 활용해 대외적으로도 평가받을 예정이다.

◇CEO 자격 요건 변경, 두루뭉술한 산업 전문성 제각각 해석 여지

KT는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CEO 자격요건 규정도 손본다. 최고경영자로서 능력을 갖춘 자 중에서 이사회가 추천한 자를 주주총회 결의로 선임하기로 했다.

자격요건으로는 크게 4가지를 꼽았다.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기업경영 경험과 전문 지식' △대내외 이해관계자의 신뢰 확보와 협력적 경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역량' △글로벌 시각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업 비전을 수립하고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리더십 역량' △산업 환경 변화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관련 '산업·시장·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해당한다.


기존에는 ICT 전문성을 고려했는데 이를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인 산업 전문성으로 바꾼 게 골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ICT 관련 경력이 없는 외부 인사를 낙하산으로 선임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KT는 그룹 차원에서 영위하는 사업이 워낙 많아 현실적으로 ICT 전문성만 요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현재 KT 그룹사 면면을 살펴보면 △ICT(KT텔레캅·KT샛·KT cs·KT ds·KT is 등) △부동산(KT에스테이트 등) △미디어·콘텐츠(KT알파·지니뮤직·나스미디어·KT스튜디오지니·KT스카이라이프 등) △금융(BC카드·케이뱅크·스마트로·브이피 등)을 비롯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기존에 KT가 단순 통신회사였을 때 만들어진 정관과는 달리 40개 이상 그룹사를 둔 만큼 CEO가 ICT 외에도 전반적인 산업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되는 게 합리적이라 봤다"며 "이번 정관을 통해 자격요건에서 요구하는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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