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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상환에 무게 둔 HDC현대산업개발③사업비 대여금 회수해 단기차입 축소, 만기 회사채는 유동성으로 갚아

김형락 기자공개 2023-06-28 07:20:51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3일 16: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와 다른 재무 전략을 펴고 있다. 운전자본에 잠겨있던 돈이 풀리면서 단기차입금 상환에 중점을 두고 자금을 운용 중이다. 다만 만기 회사채는 차환 발행하지 못하면서 단기화한 차입 만기 구조는 유지되고 있다.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차입의 질 개선보다 총차입금 축소에 주력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재무구조가 급격히 바뀌었다. 차입금이 늘고, 현금성 자산이 줄면서 순현금에서 순차입 상태로 전환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지주사(HDC)에서 인적분할한 뒤 2021년까지 총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많은 순현금(621억원) 상태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이하 동일) 순차입금은 1조8117억원이다. 지난 1분기 순차입금은 1조476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349억원 줄었다.


◇ 광주 사고·PF 우발채무 겹쳐 운전자본 부담↑, 단기차입으로 파고 넘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PF 우발채무 여진을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해 초 광주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뒤 신용보강을 제공하던 와중에 금융시장 경색까지 겹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시행사에 사업비 대여금을 집행하며 만기가 도래한 PF 우발채무에 대응했다.

대여금은 고스란히 HDC현대산업개발 운전자본으로 잡혔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1조7351억원이다.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1209억원)을 내고도 본업에서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했다. 기타수취채권에 1조416억원이 묶였기 때문이다. 기타수취채권 증가분은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시행사로 나간 사업비 대여금 등(9433억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금융상품을 현금화하고, 차입을 일으켰다. 지난해 1조3709억원 규모 단기금융상품을 처분해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 자금을 유입시켰다. 2021년 말 1조4722억원이었던 단기금융상품은 지난해 말 130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7452억원 증가한 2조5061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 증가분은 대부분 단기차입금(6345억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사고 이후 회사채 차환 전략을 실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안전사고 관련 사업 리스크가 불거지자 신용평가사들이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하고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그해 9월 검토 딱지를 떼고 A(부정적)으로 복귀했지만, 그 사이(지난해 7월) 만기가 돌아왔던 3-1회 사채(1500억원, 이자율 2.73%), 147-2회 사채(500억원, 이자율 3.27%)는 보유 자금으로 상환했다.

2018년 현금을 넉넉히 들고 인적분할(현금성 자산 1조382억원 배분)한 덕분에 PF 우발채무에 대응할 수 있었지만, 재무지표는 일제히 저하됐다. 총차입금이 늘면서 지난해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25%포인트(p) 증가한 153%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7%p 증가한 34%다.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1.8배 증가한 630억원이었다.

무엇보다 차입의 질이 나빠졌다. 차입금이 단기차입금 위주로 바뀌면서 상환(차환) 압박도 커졌다. 2021년까지 총차입금은 단기성 차입금 66%(1조1679억원), 장기성 차입금 34%(5930억원)로 구성돼있었다. 지난해 말에는 단기성 차입금이 74%(1조8615억원), 장기성 차입금이 26%(6446억원)로 바뀌었다.

◇ 올해 말 순차입금 4000억대로 감소 목표, 회사채 차환 발행은 아직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회언 대표이사는 올해 사업비 대여금 회수와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PF 우발채무 대응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본 PF로 전환해 자금 운용 정상화에 집중한다.

지난해 집행했던 사업비 대여금은 올해 차례로 회수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3947억원을 회수했다. 운전자본에 묶이는 돈이 줄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3960억원이 들어왔다.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577억원)을 상회하는 현금흐름이다. 지난해 말 -1조8590억원이었던 잉여현금흐름(FCF)도 387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현금 사정이 나아지면서 차입금도 줄여가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총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2961억원 감소한 2조2100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단기차입금이 2920억원 감소했다. 사업비 대여금을 순차적으로 회수해 올해 말까지 순차입금을 4000억원대로 낮출 계획이다.

단기성 차입금을 장기물로 교체하는 차입의 질 개선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회사채 차환 전략이 정상 가동돼야 차입 만기 구조를 손볼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채, 장기차입금이 유동성 차입금으로 대체되면서 단기물 비중이 커졌다. 지난 1분기 말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81%(1조7994억원)다. 다음 달이 만기인 3-2회 사채(1000억원)와 오는 10월이 만기인 1-2회 사채(700억원)는 보유 자금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지난 1분기 말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은 7018억원(별도 기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업 일정 관리 등을 통해 PF 대여금을 순차적으로 회수할 계획"이라며 "올해 말 기준으로 순차입금을 4000억원대까지 낮출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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