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바이오센서, 신성장 핵심 '메리디안' CEO 교체 2월께 딜 종결한 이후 퇴사, 각자대표체제 전환…조영식 의장 미국 건너가 직접 챙겨
최은진 기자공개 2023-07-11 11:30:23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2조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현지 진단업체의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교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딜이 마무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데 주목된다.미국진출 전략을 '현지기업' 인수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기부터 발생한 경영 리더십 교체는 시장의 우려를 낳는다. 조영식 이사회 의장이 직접 현지로 가서 챙기고 있다고 전해진다.
◇2017년부터 근무한 잭 케니 대표 퇴사, 임원 승진 각자대표체제 구축
7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작년 말 인수한 'Meridian Bioscience(이하 메리디안)'의 CEO 잭 케니(Jack Kenny)가 최근 퇴사했다. 은퇴를 위해서라는게 회사측 입장이다. 단백질 시퀀싱 플랫폼을 만드는 'Quantum-Si'라는 바이오텍의 사외이사로 적을 옮긴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메리디안의 이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은 유지하고 있다.
케니 전 대표는 의료기기 산업에서 30년 이상 핵심 경영진으로 경험한 인물이다. 메리디안에선 2017년 입사한 이후 5년여 간 근무하며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리디안의 후임 CEO는 케니 전 대표 아래 있던 주요사업부문의 임원들을 승진시키면서 채웠다. 체외진단 장비 부문의 토니 살라피니라마나(Tony Serafini Lamanna)씨와 진단시약 부문의 로더스 웰친(Lourdes Weltzien)씨가 각자 대표이사로 각각 승진했다. 이사회 의장은 SJL파트너스의 임원인 톰 키츨러(Tom Kichler)씨로 선임됐다.
조 의장이 케니 전 대표의 퇴사 후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임원 승진 등 후임절차를 직접 챙겼다는 후문이다. 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활약 중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사모펀드 운영사 SJL파트너스와 함께 메리디안 지분 100%를 15억3199만달러(약 2조원)에 인수했다. 인수를 위해 미국에 설립한 'Columbus Holding Company'를 통해 간접 취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입장에선 메리디안이 손자회사가 되는 셈이다.
◇미국진출 전략, 엔데믹 대비…인수 이후 1분기 매출 약 550억 추산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진단 최대의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해 메리디안 인수를 택했다. 코로나19 엔데믹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전략이다.
메리디안은 소화기 감염 진단플랫폼 분야에서 북미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진단제품 원료를 생산해 다양한 진단기업을 대상으로 공급하기도 한다. 작년 매출은 3억3300만달러(한화 4400억원)다.
씨젠, 랩지노믹스, 셀트리온 등 미국 진단시장 진출을 꾀했지만 쉽지 않았다. 현지화에 대한 어려움이 가장 컸다. 설립부터 미국에서 활약해 온 엑세스바이오 정도 미국 시장에 안착한 정도다.
이를 감안할 때 메리디안의 CEO 퇴사는 꽤 중요한 이슈다. 경영 리더십이 이어져야 한국기업으로 주인이 바뀐 상황에서도 사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2월 인수가 종료되자마자 경영리더십의 교체가 생겼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특히 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빅딜인 만큼 에스디바이오센서 입장에선 사활을 거는 사업이다.
조 의장이 사업을 직접 챙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것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말 인수한 후 3월까지 메리디안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Columbus Holding Company'의 매출은 547억6200만원으로 순손실은 208억6900만원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CEO가 사임한 건 맞다"며 "그 외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말했다.
SJL파트너스 관계자는 "메리디안의 CEO가 퇴사한 이후 곧바로 후임 선임 절차를 진행했고 각 주요사업부문의 임원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며 "CEO는 사임이 아닌 은퇴이고 경영상의 공백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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