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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펀딩 막힌' 미래에셋벤처, 1년 버틸 실탄은 벤처투자 드라이파우더 3700억 '여유'…업계 "제재 과하다" 목소리도

이기정 기자공개 2023-07-27 07:52:2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년간 정부 출자사업 참여 제한 제재를 받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향후 펀드레이징 및 투자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제재를 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분간 펀드레이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믿는 구석은 있다. 곳간에 쌓아둔 벤처투자 실탄만 3700억원 수준이다. 제재 기간 동안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드라이파우더를 보유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든든한 계열사 '뒷배'가 있다는 점도 위안거리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은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결성하는 펀드에 출자하지 않는 제재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결성할 예정이던 'K-바이오 백신 펀드'에 출자가 예정돼 있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정부 진행의 출자 사업에 향후 1년 동안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참여하지 못하도록 징계안을 마련했다. 국책은행들은 내부 규정에 따라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제재 수위는 정부와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보건부와 사전에 징계와 관련된 논의를 한 것은 아니다"며 "내부 기준에 따라 징계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재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당분간 드라이파우더에 의존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행히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곳간은 넉넉한 편이다.

더벨이 집계한 '2023년 상반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의 2023년 상반기말 드라이파우더는 4362억원이다. 이는 업계 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벤처투자와 PEF의 실탄이 각각 3694억원, 668억원 남아있다.

최근 5년간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연간 투자금 평균은 1760억원 수준이다. 2018년과 2020년 각각 784억원, 957억원을 집행했다. 2019년, 2021년, 2022년은 각각 2630억원 2163억원, 2252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연간 투자금을 고려하면 1년간 버틸 힘은 충분한 셈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올 상반기 130억원 규모의 펀드레이징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앵커 LP(출자자)로 있는 데모테크 프론티어 펀드가 추가 증액돼 총 1230억원으로 증가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올 하반기 펀드레이징 계획은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제재안에 업계에서는 '다소 과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위축된 펀드레이징 시장과 바이오 투자심리 악화 등을 고려하면 미래에셋벤처투자 측에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는 시선이다.

또 제재 수위가 높아 향후 바이오 분야 출자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들 역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바이오 전문 VC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마저 실패한 펀드 조성에 추가로 지원할 곳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번 징계는 바이오 투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음달 초 신규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펀딩 시장 침체를 고려해 2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쪼개 여러개의 운용사 선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펀드 결성에 실패한 출자사업은 한국모태펀드 보건계정(K-바이오 백신 펀드)이다. 당시 2개사를 뽑는 사업에 미래에셋벤처투자와과 유안타인베스트먼트만이 지원해 경쟁률은 1대 1이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계열사인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지원했다.

사업은 정부와 국책은행이 1000억원을 출자하고 운용사가 1500억원을 모집해 총 2500억원을 바이오 부문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출자 비율은 40%다. 주로 후기 임상 진행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2년 9월 최종 운용사로 선정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펀드 결성을 위해 그룹 계열사 자금을 모집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인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계열사 출자금 최대치는 750억원(기관전용사모펀드 결성액의 30%)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750억원을 채우지 못해 결국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

펀드 결성 실패 요인으로는 펀드레이징 시장 한파와 바이오 투자심리 악화 등이 거론된다. 또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기관전용사모펀드를 비히클로 써야 했는데 LP 조건이 까다로워 출자자 풀(pool)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줬다.

정부는 결성시한 연장 후 자진 철회 등으로 시한 내 펀드 결성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연장된 결성시한일 및 선정이 취소된 날로부터 1년간 출자사업을 제한할 수 있다. 이 조항은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모든 모펀드의 출자사업에 동일하게 적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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