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10년, 이전상장 포커싱]안윤태 루켄테크놀러지스 대표 "100년 기술기업 만들 것"③몸 담던 회사 매각 이후 '기업영속성' 고민, MEMS팹 기반 하이테크 선도 회사 구축 사활
용인(경기)=조영갑 기자공개 2023-07-28 08:04:54
[편집자주]
코넥스 시장이 개설 10년을 맞아 잠재력 있는 초기 기업의 인큐베이팅 시장으로 정체성을 확립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91개사가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했다. 더벨은 '프리(Pre)-코스닥' 역할을 하는 코넥스 시장에서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경쟁력과 기회 요인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0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주주 개인이 회사를 키워 매각해 이득을 취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지만, 회사는 주주를 비롯해 열정을 바친 내부 임직원이 발전할 수 있도록 '울타리'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100년 가는 기술기업을 만들어 함께 발전해 나가겠다."안윤태 루켄테크놀러지스(이하 루켄테크) 대표(사진)는 2007년 창업하게 된 계기를 말하면서 '울타리'라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안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를 비롯 다수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시간과 열정을 바친 회사가 매각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경영인의 책임과 회사의 지속성에 대해 숙고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아주대학교 정보전자공학과 석사 졸업으로 동양피스톨, 파이컴, 신성이엔지, 유비프리시젼 등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의 R&D 전문가다. 2007년 루켄테크를 설립해 디스플레이 무인 검사기 등을 개발,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고객사 양산 라인에 진입시키면서 사세를 키워왔다.
지난 20일 경기 용인 루켄테크 본사에서 만난 안 대표는 '유한킴벌리(유한양행)'의 사례를 들면서 "주주는 주주의 역할을 다 하면서 기업은 내부 구성원들이 미래를 위한 터전으로서 스스로 발전시켜 가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면서 "그것이 기업하는 사람의 본령이라 생각하며,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족자본가 유일한 박사가 설립한 유한양행은 '임직원이 회사의 주인'이라는 기치 아래 종업원 지주제를 최초로 도입하고, 주주와 경영을 분리하는 등 한국 현대 기업가 정신의 초석을 다진 기업이다. 회사와 경영의 지속성, 전문성을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안 대표는 끊임 없이 기술혁신을 추구하는 '기술강소기업' 모델을 제시했다. 루켄테크는 현재 약 110여 명의 임직원 중 약 30% 가량이 R&D 파트에 속해 있다. 약 300억~4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매년 10% 가까운 경상연구개발비를 투입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검사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투자를 지속해 오고 있는 MEMS 팹은 루켄테크의 산실로 평가된다. 광주광역시 한국광기술원 내 소재한 루켄테크 MEMS 팹은 2015년부터 M-POGO(자체 상표출원)핀을 개발, 현재 반도체 용 테스트소켓 및 프로브카드 등의 신제품을 시장에 진입시키며 주목 받고 있다. 글로벌 IDM(종합반도체사) 다수의 양산라인에 공급되고 있다.
안 대표는 "5G 기반 AI(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반도체 칩의 성능과 구조가 복잡해 졌는데, MEMS 팹에서 생산되는 M-POGO 제품은 미세피치(Fine pitch), 고주파 제품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이 대량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타사 제품 대비 단가경쟁력이 높고, 품질력 역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2021년부터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는 M-POGO 관련 제품은 내년 글로벌 판로를 확장해 관련 매출액이 대폭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대만 등 중화권 파운드리 역시 루켄테크의 가늠쇠 위에 있다.
루켄테크와 안 대표가 오랜 업력을 구축한 검사장비 부문에서도 기술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루켄테크는 광학검사 알고리즘에서부터 무인화 장비 디바이스까지 수직계열화를 갖추고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자동검사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IT 제조사의 제품을 만드는 공정에 투입되고 있는데, 해당 제조사가 8.6G(세대) OLED를 IT 모바일 기기에 확대 적용하는 투자를 공언한 상황이라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
더불어 반도체 검사 신규 장비(프로브스테이션) 역시 내년을 '에이밍'하고 있다. OLED 컨택 기술을 토대로 비전 알고리즘 시스템 기술을 결합한 설비다. 패턴 검사장비와 차별화된 트랜지스터 및 케미컬 특성 검사 매크로 장비로 개발된다. 안 대표는 "내년 상반기 데모버전이 나오면 글로벌 IDM 고객사와 테스트를 거쳐 정식 공급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2027년 경 전방 투자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양산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루켄테크는 올 하반기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해 닻을 올린다. 8월 기술성평가를 신청하고, 이르면 10월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2020년 말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획득한 루켄테크는 이번 평가에서도 MEMS 공정 기반 독자적 M-POGO 제품의 기술력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방침이다. 주관사 협의를 통해 스팩합병 방식의 상장도 검토를 하고 있다.
공모(혹은 스팩합병)를 통해 유입되는 유동성은 MEMS 파운드리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투입된다. 고부가가치 프로브카드 및 테스트소켓 캐파를 확대해 반도체 부문 매출 볼륨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루켄테크 관계자는 "2025년까지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시현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독보적인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하이테크(High-tech) 기술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코스닥 시장 안착 이후에도 루켄테크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