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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바이오텍의 꿈 '일동제약' 리뉴얼]윤웅섭 일동 부회장의 신약의지 "당연한 제약사 사명""인류의 건강한 삶 핵심가치…분사 후 기존사업 성장동력 확보, R&D 지속가능성 구축"

최은진 기자공개 2023-08-10 10:20:33

[편집자주]

'신약개발'로 체질개선을 하는 일동제약그룹이 리뉴얼에 나섰다.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구조조정까지 단행한 뒤에도 신약개발 의지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및 자금조달 방안 등 새로운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일동제약그룹의 변화를 따라가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개발에 대한 일동제약의 굳건한 의지 뒤에는 오너 3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있다. 미국회계사라는 이력으로 일동제약의 재무악화가 그에겐 더 뼈아프게 다가왔을 터다. 외부 시선 역시 그랬다. '돈먹는 하마와도 같은 신약개발에 왜 매진하느냐'는 조롱도 적잖았다.

하지만 창사 이래 첫 '구조조정'이라는 뼈아픈 현실을 딛고 윤 부회장은 연구개발부문의 '물적분할'이라는 강수를 던졌다.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에 기여한다'는 기업 이념이 신약개발에 대한 뚝심으로 이어졌다. R&D 스핀오프 즉 빅바이오텍 설립, 오너는 어떤 생각일까.

◇지속가능 R&D위해 분사, 일동제약은 제네릭 등 기존사업 강화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초일류 기업, 일동제약 기업이념의 방향성은 결국 신약이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이 일동제약의 연구개발부문 물적분할을 결의한 9일, 더벨은 윤 부회장과 짧막한 통화를 했다. 연구개발부문의 분할 배경을 묻는 질문에 그는 '기업이념'을 말했다.

글로벌리 전 세계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삶. 원론적으로 보이지만 이 말에는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제약사가 존재하는 이유, 그래서 마땅히 해야 할 과업이자 사명. 결국 신약 R&D 아니면 안된다는 얘기다.

그는 "글로벌로 나아가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한데 우리는 사람도, 전략도, 기술도 다 갖췄다"고도 덧붙였다. 2017년 최성구 연구개발총괄 사장을 영입하고 일동제약의 R&D는 확 바뀌었다. 그 이후 5년여가 흐른 지금, 독립의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R&D 없는 일동제약은 어떻게 될까. 소규모 부설 연구소를 만들어 제네릭과 개량신약 개발 등을 통해 추가 성장동력을 만든다. 일부는 '유노비아'라는 신설 R&D 자회사에 위탁도 가능하다.

그간 신약 R&D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네릭 등 기존 사업영역의 성장동력 확보가 뒷전이었던 건 사실이다. 신약연구를 자회사로 떼어낸 데 따라 일동제약은 기존 사업 중심의 자체 성장동력을 발굴할 힘을 얻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는 일동제약에 남게 되는만큼 품목허가만 나면 추가 캐시카우도 확보케 된다.

윤 부회장은 "대규모 지출이 있는 R&D를 제외하면 일동제약은 건실한 중견 제약사"라며 "그 가치는 그대로 살려 성장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앞으로 유노비아가 풀어야 할 과제로 △밸류에이션 △파트너 △운영역량 등을 꼽았다.

결국 지속가능한 신약개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파이프라인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는 한편 이를 함께 할 파트너 및 투자자들을 유치한다. 이 작업은 국내 컨설팅펌인 NemoSCG와 함께 한다.

그리고 하나의 독립 자회사로 경영역량도 중요하다고 봤다. 일동제약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서진식 사장을 유노비아로 보낸 결단도 여기서 비롯됐다.

그는 "지속가능한 신약개발 모델을 만드는 것,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 존재하는 초류 기업이라는 이념, 이러한 진정성이 '유노비아'의 분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선대회장 정신 '신약개발'로, 2023년까지 예고된 적자

더벨이 윤 부회장을 처음 만난 건 올해 1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다. R&D 실무진 및 임원, 그리고 바이오텍 주요인사들이 참여한 행사에 그는 최성구 일동제약 연구개발 사장 및 BD 임원들과 함께 있었다. 오너가 직접 현장을 뛴 제약기업의 경우엔 한독과 일동제약이 유일했다.

당시 그에게 조코바 개발의 뚝심을 물었다. 그 때도 답은 창업가 정신이었다.

윤용구 선대회장의 모친, 그러니까 윤 부회장 입장에선 증조할머니가 소화기계 지병으로 일찍 돌아가신 데 따른 그리움이 사명감으로 이어지며 국내 최초의 유산균을 만들게 됐다는 얘기였다. 내 가족 더 나아가 인류에 필요한 약을 만드는 일, 그래서 인류가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길이라면 당연히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 회계사 출신인 그가 숫자를 모를리 없다. 몇백억원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회사에서 1000억대 R&D를 쓴다는 건 산수만 해도 알 수 있는 불합리다. 그러나 2023년까지의 적자는 소위 예견된 적자였다. 최 사장을 영입하며 신약으로의 '체질개선'을 주문할 때 2023년까지 전폭적으로 밀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윤 부회장은 '진짜' 그렇게 했다.

이제는 어느정도 파이프라인의 성과가 창출됐고, 지속가능한 R&D 모델을 고민하는 단계로 이르렀다. '연구개발부문의 분사'는 여기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자사 유산균 브랜드인 비오비타를 홍보하기 위해 '황금변'을 도색한 차를 타고 다니고 신약개발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위해 적자까지 감내한 윤 부회장. 그리고 빅바이오텍이라는 전례없던 R&D 전진기지를 만들어 낸 그는 그만큼 신약에, 그리고 경영에 진심이다.

윤 부회장은 시장의 우려도, 업계의 조롱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제약사가 마땅히 나아가야 할 길이고 그게 업의 본질이라면 어렵더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을 만들어내는 제약사들이 나와야 정말 글로벌리하게 인정받는 제약산업이 되지 않겠나"라며 "모든 새로운 길은 우려가 나오지만 누군가는 가야할 길이라면 일동제약이 해야할 과업이라고 여기며 꺾이지 않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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