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발 철근 누락 파장]공공주택용지 시공사 선정, 기술력 검증 항목 '전무'14점 만점에 3점 이상이면 통과, 변별력 제한적
전기룡 기자공개 2023-08-11 07:26:31
[편집자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긴급 안전점검 결과 시공역량이 부족해 철근이 누락됐던 단지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종합심사낙찰제를 도입해 낙찰자를 선정해왔지만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졌던 셈이다. 이에 따른 파장이 만만찮게 번지고 있다. 더벨은 LH를 비롯해 주요 개발공사의 시공사 선정 과정을 재조명해보고 각 과정의 변별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16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주택용지 분양과정에서 시공사들의 주택건설실적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사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적격성 평가지표'가 존재하지만 14점 만점에 3점 이상만 획득하면 통과하는 구조라 한계가 명확하다.국토교통부가 다음달 말까지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민간 아파트 293개단지의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는 점에 미루어 비판 여론은 보다 거세질 수도 있다. 공동주택용지 내 사업장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될 경우 LH의 부족한 기술력 검증 역량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동주택용지 1순위 요건, '주택건설실적'
9일 LH에 따르면 공사는 공동주택용지 분양 시 7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시공사에 한해 1순위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후에는 1순위 자격을 획득한 시공사들로만 추첨 절차를 진행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1순위 마감에 실패할 경우에는 2순위, 수의계약 등을 절차가 뒤따른다.
1순위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7개 조건 가운데 가장 상단에 배치된 항목이 바로 주택건설실적이다. LH는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의 주택건설실적을 보유해야 입찰이 가능하다고 명시해 놨다. 일반적으로 공동주택용지 공고일을 기준으로 주택건설실적을 산정하는 구조다.
시행과 시공을 구분해 기준을 정립했다. 시행기준으로는 기발행된 주택건설실적확인서에 따라 가구수를 인정한다. 반면 시공기준으로는 건축 중이거나 건축 완료한 가구수의 50%만 인정하고 있다. 최소 조건인 300가구를 충족하기 위해선 600가구 이상의 시공실적이 필요한 셈이다.
공동도급의 경우 시공 가구수의 50%를 한도로 공동도급 비율을 반영해준다. 관리형신탁사업은 주택사업자가 위탁자 겸 시공사인 경우에는 100%, 시행과 시공이 분리된 경우에는 50%를 인정하는 구조다. 공동시행일 경우를 대비해 세부 지침도 마련돼 있다.
나머지 5개 조항은 최소한의 조건에 해당한다. 주택법상 시공능력자 조건인 자본금 5억원이나 건축·토목분야 기술인 3명 이상, 건축시공 기술자 또는 건축기사 1명 등이 대표적이다. 말 그대로 최소한의 조건인 만큼 변별력보다는 벌떼입찰을 막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업정지처분이나 과징금부과처분을 받은 시공사가 1순위 청약에 입찰할 수 없는 조건도 마련돼 있다.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았지만 주택분양까지의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아 LH와의 택지계약이 해제된 내역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입찰 자체가 불가능하다.

◇LH "적격성 평가지표, 변별력보다는 벌떼입찰 제한에 초점"
시공사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적격성 평가지표를 7개 조건 중 하나로 명시해 놨지만 변별력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14점 만점에 3점 이상이면 조건을 충족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세부 항목으로는 △사전청약 △매입약정 △에너지 △친환경 △건설안전 △상호협력 등이 있다.
사전청약은 '사전청약 조건부 공급 공공택지'에만 적용되는 감점 항목이다. 매입약정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수도권에 매입약정형 주택을 건설한 실적을 토대로 산정된다. A등급(80가구 이상)과 B등급(60가구 이상), C등급(40가구 이상)에 따라 2~4점이 배정되는 방식이다.
에너지 항목은 '건축에너지효율등급' 혹은 '제로에너지 건축물'에서 받은 인증등급을 토대로 1(F등급)~2점(A등급)을 배점한다. 친환경(최고 2점)은 '녹색건축 인증 등급'과 관련이 깊다. 건설안전과 관련해서는 산업재해예방활동 실적과 사고사망만인율 가중평균에 각각 2점씩 배정돼 있다.
상호협력은 건설업자간 상호협력평가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항목이다. A등급부터 F등급까지 0~2점씩을 반영한다. 종합건설업으로 등록된 업체가 아닐 경우에는 D등급(0.8점)을, 종합건설업으로 등록되었으나 실적이 전무한 업체에는 F등급(0점)을 적용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기술력을 검증할만한 평가항목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LH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철근이 누락된 단지 15곳 중 시공오류가 원인인 단지는 4곳으로 집계됐다. LH가 공공주택용지의 사업권을 시공사에 넘기는 방식이지만 기술력 검증이 가능한 항목이 전무한 만큼 논란의 여지를 살 수 있다.
최근 국토부가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민간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는 점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결과 발표에서 공공주택용지 내 사업장이 철근을 누락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1순위 요건의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공공주택용지에 명시돼 있는 1순위 조건들은 벌떼입찰을 막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시공사에게 공공주택용지를 매각하는 구조인 만큼 벌떼입찰 방지 차원에서 최소한의 조건만을 부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1사·1필지 제도가 정착돼 잡음이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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