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출 레이스가 막이 올랐다. 이번 차기 회장 선출은 KB금융 역사상 가장 까다로운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 속 고려해야 할 요소가 늘었다. 무엇보다 금융권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자 하는 당국의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이다.KB금융이 역대급 난이도의 차기 회장 인선 프로세스를 '전략적'으로 돌파하는 모습이다. 이번 1차 숏리스트(short list) 발표에서 엿보이는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전략 카드는 2장이다.
첫 번째 전략 카드, 바로 외부 후보 비공개다. KB금융 회추위는 지난달 20일 차기 회장 인선 프로세스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후보 자격 기준과 후보 선발 절차를 개정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숏리스트 명단은 모두 외부로 공개해왔다. 이번에는 1차 숏리스트 6인 중 외부 후보에 대해선 비공개로 결정 내렸다. 대신 2차 숏리스트 3인이 결정되면 모든 후보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외부 후보 비공개는 금융당국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KB 입장에선 오히려 영리한 선택이다." KB금융 내부 사정에 밝은 금융권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관료 출신 회장을 앉히고 싶어하는 금융당국의 의도가 다분한 상황이다. 외부 후보를 밝히지 않으면 당국이 맘 놓고 원하는 인사를 추천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 때문에 외부 후보자 2인이 관료 출신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앞서 우리금융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선임된 것처럼 말이다.
KB금융 내부 구성원과의 마찰도 줄일 수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4년 이른바 'KB 사태'를 겪었던 탓에 관치금융에 대한 반감이 큰 편이다. 내부 출신 회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만약 숏리스트 6인이 모두 공개된다면 외부 후보자를 둘러싼 관치 금융 논란으로 몸살을 앓게 된다.
두 번째 전략 카드는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KB증권 사장)이다. 박 총괄은 부회장단 3인과 함께 1차 숏리스트 4인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서도 KB금융이 고심한 흔적이 나타난다. 이사회나 경영진 구성이 한쪽 성별로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박 총괄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다면 한국 금융 역사상 최초의 여성 금융지주 회장이란 타이틀을 얻게 된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의 용퇴 결정으로 9년 만에 새로운 리더십을 맞이하게 된다. 금융당국의 요구에 응하고, 내부 결속을 저해하지 않으며 성별에 관계없이 실력 있는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택한 전략이 성공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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