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진격의 대기업]야심차게 신사업 진출한 SK텔레콤, 진단 쪽으로 선회인바이츠헬스케어 출범했으나 관련 서비스 잇달아 중단, "질환관리 서비스 재편"
홍숙 기자공개 2023-08-17 10:24:15
[편집자주]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큰 틀에서 미래 먹거리라고 보는 낙관적인 전망이 있는가하면 아직 기술과 헬스케어 산업의 특성이 제대로 조화를 못 이루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IT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디지털헬스케어에 접근하고 있다. 의료데이터, 원격의료 등 각 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IT 대기업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은 2011년 원격진료를 시작으로 발빠르게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각종 규제를 비롯해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마련하지 못하며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작년 유전체 분석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를 중단한데 이어 올해에도 건강관리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SK텔레콤은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합작사 인바이츠헬스케어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헬스케어 R&D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반려동물 진단 보조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 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헬스커넥트·인바이츠헬스케어로 야심차게 진출...명확한 사업모델 구축 못해
SK텔레콤은 현재도 국내에서 수익모델이 요원한 원격의료 분야에 2011년 뛰어들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손잡고 합작사 '헬스커넥트'를 설립하면서다. 그러나 다양한 규제로 현재도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의료(비대면진료) 분야에서 매출 기반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았다.
헬스커넥트는 설립 이후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작년에도 9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2020년에만 흑자를 기록했으나 수익성 개선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원격의료에서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구축하지 못한 상황에서 SK텔레콤은 또 다른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인바이츠헬스케어'를 2020년 설립했다. SK텔레콤은 사내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해 설립한 회사로 당신 신임 대표로 SK텔레콤에서 헬스케어 유닛장을 역임했던 김준연 대표를 선임했다.
그러나 작년 2월 김준연 대표가 사임함과 동시에 인바이츠헬스케어와 SK텔레콤이 함께 개발한 서비스도 중단됐다. 작년 1월 유전자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 'care8 DNA'를 종료했다. care8 DNA는 SK텔레콤이 인바이츠헬스케어, 마크로젠과 함께 선보인 DTC(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 검사 기반 건강관리 앱이다. 개인별로 필요한 건강정보, 분야별 전문가와 1:1 상담을 지원하고, 건강관리를 위한 미션과 다양한 식이·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care8 DNA와 같은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를 야심차게 시장에 내놓았지만 인바이츠헬스케어 역시 명확한 사업모델을 구축하지 못했다. 설립 해인 2020년 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작년에도 영업손실 31억원으로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10월엔 2018년 AIA 생명, SK C&C와 협력해 만든 헬스케어 앱 'AIA 바이탈리티'도 종료하며 건강관리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 잇달아 철수하고 있다. 해당 앱은 이용자가 건강한 습관을 들일 때마다 일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디지털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통신사 중에 가장 발빠르게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며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방향성을 재설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규제 장벽 낮은 진단 쪽으로 선회...반려동물·자폐 서비스 출시
잇달아 서비스가 중단되고 있지만 SK텔레콤은 '진단'을 중심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이어나간다는 구상이다.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동물영상진단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를 작년 9월 출시하며 헬스케어 사업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엑스칼리버는 병원에서 촬영한 반려견의 근골격(근골격계 질환 7종) 및 흉부(흉부 질환 10종) 등 엑스레이 사진을 클라우드에 올리면, AI가 약 30초 내 비정상 소견 여부와 위치정보 등 분석결과를 수의사에게 제공하는 웹기반 서비스다. 동물병원이 1개월 월 30만원의 구독료를 통해 수익화 모델도 확보했다.
여기에 서울대학병원과 손잡고 자폐스펙트럼장애 여부와 장애 정도를 조기 진단하는 '영유아 발달진단 인공지능(AI) 리빙랩'을 구축했다. 리빙랩에서 자폐검사가 진행되면 SK텔레콤은 딥러닝 기반 AI 기술을 통해 자폐 진단을 돕는 정보를 제공한다. 향후 AI 리빙랩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조기에 선별하는 것은 물론 영유아의 건강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해 활용 범위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중단한 것은 아니며 IT 기반 디지털 질환관리 쪽으로 비즈니스를 진행 중"이라며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인바이츠헬스케어를 통해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와 간접적인 연구 개발 역시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SK텔레콤은 그동안 규제 장벽이 높았던 원격진료와 DTC 서비스 대신 진단 분야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진단 분야는 규제기관을 비롯한 정부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야"라며 "관련 바이오텍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SK텔레콤도 IT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 분야에서 수익 모델을 마련할 수 있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