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횡령 사태' 경남은행 처방전 '순혈주의 타파' 지주 주도로 '비상경영위' 신설…위원장에 이재술 전 안진회계법인 대표
최필우 기자공개 2023-08-21 08:24:53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07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지주가 횡령 사태로 위기에 봉착한 경남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경남은행 내에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으로 외부 인사를 발탁해 쇄신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경남은행은 외부 인사 영입에 인색해 순혈주의 기조가 강한 곳이다. BNK금융은 내부 인사의 시각 만으로는 해법을 모색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외부 인사에게 전격적으로 권한을 부여했다. 또 경남은행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보직 해임하고 지주 CRO의 겸직 체제로 전환하는 등 인적 쇄신에 나섰다.
◇외부 인사 전면등판 이례적

이번 비상경영위원회 설치에는 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의중이 작용했다. 빈 회장은 앞서 경남은행이 자구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지주 차원의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위원회 신설로 지주가 주도해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비상경영위원장에는 이재술 전 안진회계법인 대표(사진)가 선임됐다. 이 대표는 부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해 부산 지역에 연고가 있는 인물이다. 그는 회계사로 활동했고 안진회계법인 대표를 지냈다.
이 전 대표는 BNK투자증권 사외이사로도 재직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사외이사로 취임해 이사회 리스크관리위원장을 맡았다. 외부 인사인 동시에 BNK금융그룹 사정에도 밝은 인물로 비상경영위원장을 맡을 적임자라는 평이다.
이번 비상경영위원회 신설과 위원장 인선은 내부통제 쇄신안 마련을 외부 출신에게 맡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경남은행은 내부 육성이 어려운 디지털금융본부장과 정보보호최고책임자 정도를 제외하면 전통적으로 자행 인사에게만 요직을 맡겨왔다. 타 지방은행이 외부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나 CRO를 선임할 때도 경남은행 만큼은 순혈주의를 고수했다. 이 전 대표의 비상경영위원장 취임으로 객관적인 시각으로 문제 진단이 가능해졌다.
비상경영위원회는 경남은행 내 조직이지만 경남은행 이사회나 예경탁 경남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 지주 권한으로 경남은행 이사회와 경영진에 내부통제 현황에 대한 조사 협조를 요구할 수 있고 조사 결과는 지주에 보고한다. 사실상 빈 회장 직속 조직인 셈이다.
◇횡령 당시 투자금융그룹장 보직 해임
BNK금융은 경남은행 인사에 대한 인적 쇄신도 시작했다. 경남은행 CRO인 A 임원을 보직 해임한 게 대표적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이 A 임원에게 있다고 본 것이다. A 임원은 횡령 사건이 발생한 2021년 사태 근원지인 투자금융그룹을 이끌었다.
A 임원 보직 해임 이후의 추가적인 인사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정 부서에 장기간 재직한 직원을 대상으로 한 보직 변경 인사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 조사에 따라 위법 행위가 추가적으로 드러날 경우에도 엄단한다는 방침이다.
직원 뿐만 아니라 경영진 인사 조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 임원이 보직 해임되면서 공석이 된 경남은행 CRO 자리는 지주 CRO인 윤석준 그룹리스크관리부문장이 겸직하기로 했다. 지주 주도로 비상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경남은행에 대한 지주의 통제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BNK금융 관계자는 "비상경영위원회는 경남은행 내에 설치돼 있지만 지주가 설립을 주도한 만큼 독립성을 보장 받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인적 쇄신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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