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점검]NH농협금융, CFO 손에 달린 '차기 회장' 선임 절차①CFO 산하 인사전략팀 '승계업무' 담당…취약한 사외이사 독립성
최필우 기자공개 2023-08-23 07:08:13
[편집자주]
윤종규 KB금융 회장 용퇴로 금융지주 CEO 장기 집권 시대가 막을 내렸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제동을 건 금융 당국의 시선은 이제 차기 회장 선임으로 향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을 금융권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로 모범관행 수집에 한창이다. 더벨은 각 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모범 사례와 개선점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16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회장 선임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있다. CFO인 경영기획부문장 산하의 경영지원부 인사전략팀이 이사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승계 업무를 지원하는 구조다.이와 같은 승계 프로세스는 이사회사무국에 승계업무 지원을 맡기는 타사와 차이가 있다. 다른 금융지주는 회장 선임에 경영진의 관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산하 조직으로 재편하는 추세다. 현 NH농협금융 승계 프로그램에선 사외이사 독립성이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
◇승계 절차에 경영진 입김 작용…이사회사무국은 경영진 종속
NH농협금융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인사전략팀이 임원 선임 담당부서로 지정돼 있다. 인사전략팀이 회장 후보 추천 권한을 갖는 이사회 임추위를 지원하고 승계 절차를 진행한다.
인사전략팀은 경영기획부문 산하 경영지원부 소속이다. CEO, CFO, 경영지원부장의 직계 조직이 회장 후보군 조성과 평가, 검증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CEO 선임을 다른 임직원 인사 업무와 동일선상에 놓고 있는 셈이다.

인사전략팀과 함께 경영지원부 산하에 편제돼 있는 이사회사무국은 보수위원회와 이사회운영위원회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사회사무국에서는 임추위 관련 업무를 하지 않는다.
다른 금융지주의 경우 이사회사무국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지원하는 게 보편적이다.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갖추기 위해 CEO와 사외이사 선임 권한을 이사회 관련 조직에 맡기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모범관행 TF는 한발 더 나아가 이사회사무국을 경영진과 완전히 분리하고 이사회 산하 조직으로 편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CEO 승계 프로그램을 독립적인 조직을 통해 투명하게 운영하자는 취지다.
NH농협금융은 아직 승계업무를 이사회사무국에 넘기지 못했다. 승계업무를 넘겨 받아야 할 이사회사무국은 여전히 CFO 산하의 경영지원부에 속해 있다. 경영진의 입김을 승계 절차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구조로 최근 금융권 지배구조 개편 트렌드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

◇CEO 승계 잡음 배경 '사외이사 독립성' 부재
CEO 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있어 이사회에게 충분한 권한이 부여되지 않으면서 승계 때마다 잡음이 발생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하는 데 그치면서 정관계 입김을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NH농협금융이 사외이사 독립성을 보장하려면 CEO, 경영기획부문, 경영지원부, 인사전략팀, 임추위로 이어지는 CEO 승계업무 프로세스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승계업무 지원 기능을 인사전략팀에서 이사회사무국으로 이동시키고,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산하 조직으로 편제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한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이사회사무국이 경영진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조직이 돼야 사외이사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게 금융 당국의 입장"이라며 "사외이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CEO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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