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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자산유동화 카드]CJ ENM과 닮은 듯 다른, 중장기 전략된 '부채 상환'③세일즈앤리스백으로 높아진 부채비율 '154%', 시설투자 자금 마련도 '고민'

김선호 기자공개 2023-08-28 08:33:35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불렸던 롯데쇼핑이 자산유동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섰다. 그동안 보유 중인 자산과 유통사업을 기반으로 빅딜을 진행시켜왔다면 최근에는 새로운 재무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쇼핑의 현주소와 재무전략, 그리고 이를 추진하는 인물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4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의 자산유동화는 CJ그룹의 주요 계열사 CJ ENM이 추진하고 있는 재무건전성 제고 전략과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두 기업 모두 보유 자산을 재점검하고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기초체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다만 CJ ENM은 IR 등을 통해 자산유동화에 따라 유입되는 자금 활용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롯데쇼핑은 전략이 아직 구체적으로 수립되지는 않은 양상이다. 분명한 건 경기침체와 소비둔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CJ ENM은 명시적으로 단순 투자 등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유동화하고 올해 중 만기 도래하는 단기차입을 모두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롯데쇼핑은 부동산을 매각 가능 대상에 올렸다. 이들 매각 대상이 롯데쇼핑의 주요 사업과 연관성을 지닌 자산이라는 점에서 CJ ENM과 차이를 보인다.

◇자산 매각과 함께 높아진 부채비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자산은 분당 물류센터, 안산공장, 부산 중앙역 개발부지, 포항사업소, 청주 영플라자, 관악점 문화센터 일부, 롯데시네마 홍대점·합정점 일부, 엘큐브 부산 광복점·이대점 전대차 등이다.

이를 보면 롯데쇼핑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인 백화점·마트·슈퍼 등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닌 유형자산이다. 그 이전인 2019년에도 롯데리츠에 점포 등 부동산을 매각해 대규모 자금을 유입시키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하는 등 실탄을 장전할 수 있었다.


사실상 오프라인 유통채널 기반인 롯데쇼핑의 부채비율은 역설적이지만 자산유동화를 본격화한 2019년에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018년 88.9%였다가 그 다음해인 2019년 152.8%로 상승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153.6%로 비슷한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당시 리스회계 기준이 변경되면서 리스부채가 계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이 점포 등 부동산을 롯데리츠에 매각하고 해당 공간을 임차하는 세일즈앤리스백(S&LB) 방식을 구사했다. 또한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하면서 재무부담이 발생했다.

부채비율이 150%대를 유지하고 있고 점포 구조조정으로 사업규모를 축소하며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있어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국내 소비시장이 둔화되면서 매출 증가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만큼 시급하지는 않지만 부동산 처분으로 장기적인 대외환경 악화에 대비해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커머스·영화·음악사업을 영위하는 CJ ENM과 사업구조가 상이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CJ ENM은 부동산 보다는 투자했던 삼성생명보험·엘지헬로비전 주식 전량과 에이스토리 지분 일부를 처분해 현금을 빠르게 유동화할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부채비율을 롯데쇼핑보다 신속하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카도와 맞손 '차입금 상환 vs 시설 투자'

CJ ENM은 먼저 자산유동화로 확보한 자금을 단기차입금 상환에 우선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하이브와 함께 설립한 빌리프랩 지분을 처분하면서 유입된 자금은 음악사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투입하고 투자 자산 처분으로 얻은 현금은 재무건전성 제고에 활용하는 전략이다.

롯데쇼핑도 CJ ENM과 같이 부동산 매각을 통해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재무건전성을 제고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부동산 매각 등 구체적인 결정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고물가·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을 대비해 최대한 현금을 비축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기준 롯데쇼핑의 단기차입금은 7500억원이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CJ ENM의 단기차입금은 5193억원 정도다. 단순하게 규모만 두고 보면 CJ ENM보다 롯데쇼핑이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더 큰 셈이다.

그러나 롯데쇼핑이 중장기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시키겠다는 점을 보면 차입금 상환 속도가 CJ ENM보다는 느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지점에서 눈 여겨 봐야 할 지점이 지난해 하반기 영국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리테일테크기업 오카도와 맞손을 잡았다는 부분이다.

당시 롯데쇼핑은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2032년에 한국의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시장에서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25년 수도권과 부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 6곳에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도입과 운영을 위한 투자로 1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를 보면 롯데쇼핑이 전반 사업체질 개선과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물류 투자 등을 염두해둬야 하기 때문에 유입된 현금을 모두 차입 상환에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자산유동화 등 부동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한 사항은 없고 매각 후 유입된 자금활용 계획도 순차적으로 수립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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