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사이트솔루션, 중국시장 침체 대응책 '대체시장 발굴' 시장 침체 중국 대신 북미·신흥시장 공략…중국 회복시 IPO에도 호재
강용규 기자공개 2023-09-13 07:16:45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 건설기계 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지주사 HD현대의 자회사들 중 올해 영업이익의 절반을 담당하는 등 실적 기여도가 가장 돋보이는 회사다. HD현대오일뱅크 등 기존 캐시카우의 이익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실적 자체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두 건설기계 자회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모두 대체시장 발굴을 통해 기존 주력시장이었던 중국 건설기계시장의 침체를 극복 중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건설기계시장이 회복될 시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실적 성과가 더욱 커져 IPO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퍼지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4조7802억원, 영업이익 5025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2.2% 늘고 영업이익은 104.3% 급증했다. 상반기 HD현대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60억원의 50%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몫이었다.
HD현대의 영업이익 중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기여도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분기부터다. 당시 HD현대오일뱅크가 직전 분기보다 98.2% 감소한 128억원의 영업이익을, HD한국조선해양이 38% 감소한 117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HD현대의 이익 규모도 줄어들었다. 두 대형 자회사의 이익 공백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메우는 중이다.

건설기계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실적 퍼포먼스가 기존 주력시장인 중국에서의 계속되는 수요 감소 속에서 만들어낸 성과라는 데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연간 28만대가 팔렸던 중국 건설기계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9만대, 올해 상반기 5만대 수준으로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 중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건설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건설기계의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올해 상반기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잠시 퍼지기는 했으나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나지는 않는 모습이다.
다만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거느린 사업자회사들의 대응도 빨랐다. HD현대건설기계를 예로 들면 중국 생산법인인 현대강소공정기계유한공사의 공장 가동률을 코로나19 이전 60% 이상에서 지난해 이후 20%대까지 낮춰버렸다. 이에 2020년 30%에 육박했던 중국 매출 비중도 올해 하반기 5%까지 낮아졌다.
이는 HD현대인프라코어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이전 40%를 웃돌던 중국 매출 비중이 지난해 16%, 올해 상반기 8%까지 급락했다. 그럼에도 두 자회사 모두 실적은 오히려 개선세다. 대체시장 발굴을 통해 중국 매출 비중을 다른 시장으로 이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양사 모두 북미에서의 성과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HD현대건설기계는 미국 법인 매출이 2020년 2937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상반기만에 517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인프라코어의 북미 법인도 매출이 2850억원에서 3448억원으로 뛰었다.

미국에서는 올해 초 공표된 인프라투자 및 일자리법(IIJA)으로 현지 건설기계 수요가 급증하는 중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사업자회사들은 이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면서 6개월만에 과거 1년치를 웃도는 매출을 내는 중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시장도 주요 대체시장으로 꼽힌다. HD현대건설기계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건설현장에 건설기계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광산에 투입할 건설기계를 수주하는 성과도 올렸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납품계약을 따내는 등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자회사들의 중국 의존도 낮추기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실적 퍼포먼스를 향한 업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HD현대가 거느린 비상장 자회사들 중 조만간 IPO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체시장을 잘 발굴해둔 가운데 중국 시장의 회복까지 겹쳐진다면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기업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앞서 HD현대는 2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IPO 가능성을 묻는 증권사 연구원의 질문에 "상장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답을 내놓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KDB인베스트먼트가 HD현대사이트솔루션에 출자한 4000억 규모 전환사채의 만기인 2028년 8월 이전에 상장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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