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미국 진출기]미국 진출 첫 상품, 유형도 제각각…파킹 vs 테마③시장 공략에도 삼성-KB운용 전략 차이 뚜렷
윤종학 기자공개 2023-09-20 07:43:20
[편집자주]
국내 ETF 운용사들이 해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운용의 성공을 좇아 삼성운용과 KB운용도 도전장을 던졌다. 다만 실패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도 적지않다. 더벨은 삼성운용과 KB운용 ETF의 미국 진출 배경과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15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비슷한 시기에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시각차이는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운용사는 첫 상품으로 국내에서 입증된 유형의 ETF를 미국에 상장시키려는 계획인데 테마형 상품과 파킹형 상품으로 차별화된 유형을 준비했다.삼성자산운용이 현지 운용사 앰플리파이와 상장을 준비하는 상품은 'Amplify Samsung SOFR ETF'다. 이 상품은 뉴욕연방준비은행이 고시하는 단기 지표금리인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에 투자한다. SOFR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1일 기준 Repo(환매조건부채권)거래를 기반으로 산출되며 지난 2012년 영국 은행들 간 담합 사태로 LIBOR(리보) 금리가 취약성을 드러면서 대안금리로 급부상했다.
통상 무위험 지표금리로 인식돼 자금을 잠시 넣어두는 파킹형 상품에 활용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4월4일 'Kodex 미국달러SOFR금리 액티브(합성)'를 국내에 상장해 운용 중이며 13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3176억원에 이른다.

KB자산운용이 현지 운용사 네오스인베스트먼트와 상장 준비 중인 상품은 'Mast Global Battery Recycling ETF'다. 이 상품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섹터에 투자하는 패시브ETF다. 배터리 리사이클링은 배터리 재활용과 재사용으로 구분되며 배터리는 생산에서 판매, 사용, 리사이클링, 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형 산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국내에 'KBSTAR 배터리 리사이클링iSelect ETF'를 출시한 바있다. 해당 ETF가 안정적으로 트랙 레코드를 쌓으며 미국 시장 공략의 첫 상품으로 배터리 리사이클링 ETF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품 유형면에서도 차이점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Amplify Samsung SOFR ETF'는 파킹형, 액티브 상품이고 'Mast Global Battery Recycling ETF'는 테마형, 패시브 상품이다.
여기에 국내 상품과 미국 출시 예정 상품의 변형 여부에도 차이점이 있다. 'Amplify Samsung SOFR ETF'는 삼성자산운용이 국내에서 운용 중인 'Kodex 미국달러SOFR금리 액티브'와 거의 동일한 상품이다. 매매 시장이 국내냐 미국이냐의 차이만 있는 셈이다.
반면 'Mast Global Battery Recycling ETF'는 KB자산운용이 국내에서 운용 중인 'KBSTAR 배터리 리사이클링iSelect'와 배터리 리사이클링이라는 테마만 같은 상품이다. 이미 기초 지수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Mast Global Battery Recycling ETF'는 Indxx Global Battery Recycling Index를 기초 지수로 두고 있는 반면 'KBSTAR 배터리 리사이클링iSelect'의 기초 지수는 iSelect 배터리 리사이클링 지수다.
기초 지수가 다른 만큼 투자대상에도 차이가 있다. iSelect 배터리 리사이클링 지수가 국내 기업들로만 구성됐다면 Indxx Global Battery Recycling 지수는 선진국 및 신흥국의 배터리 재활용, 배터리 원료, 배터리 제조기업 등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두 운용사가 각각 국내와 같은 상품과 다른 상품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초기 진출 전략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국내와 동일한 'Amplify Samsung SOFR ETF'는 미국 현지 투자자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도 타깃한 상품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SOFR금리 ETF가 국내에서도 인기 있었던 이유는 퇴직연금에 예금처럼 담아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금계좌에서 SOFR금리 ETF를 담으면 유사한 금리 수준의 예금에 투자한 효과에 더해 연금저축 600만원, IRP는 900만원 납입액까지 세액공제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는 실질 수익률이 4~5%가량 플러스되는 효과가 있다.
같은 원리로 SOFR금리 ETF가 미국 시장에 상장되면 연금계좌에서 국내가 아닌 해외ETF에 투자하려는 자금을 파킹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산에 투자하기 위한 달러 예수금을 미국에 상장된 SOFR ETF에 넣어두면 연 5%수준의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게다가 연금계좌를 통해 투자하면 원금보장에 더해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귀뜸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은 최근 미국 ETF 시장의 트랜드가 ETF브랜드보다 독창적인 테마를 찾는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2차전지 리사이클링이라는 유니크한 테마를 글로벌용으로 재구성해 상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KBSTAR 배터리 리사이클링iSelect과 지수가 다른 상품인 만큼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자 하는 국내 고객들이 새로 상장될 ETF에 가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 시장 상장의 주목적은 테마형 ETF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ETF 시장의 환경적 변화에 대응해 유니크한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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