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뉴비기닝]'구색 갖추는' 류진 회장 체제, '젊은 단체·윤리위' 퍼즐은'현대차 각별' 김창범 부회장 선임, 신생대기업 합류 여부 주목…윤리위 구성 진행 중
김경태 기자공개 2023-09-19 11:00:17
[편집자주]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설립하던 때의 명칭인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류진 풍산 회장을 신임 수장으로 추대했다.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복잡하며 여러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과거의 위상 회복을 추진하는 한경협의 행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진 풍산 회장 체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차근차근 새로운 포메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그간 예상됐던 것처럼 김창범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사진)가 상근부회장으로 이변 없이 선임됐다. 김 신임 부회장이 현대자동차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만큼 향후 한경협 내 구도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향후 류 회장이 공언한 젊은 기업인 합류도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다만 제안을 받은 플랫폼, 엔터사 등은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와 유사한 역할을 담당할 윤리위원회(윤리위)의 인적 구성과 권한도 쇄신 의지의 가늠자로 지목된다.
◇김창범 전 대사, 이변 없이 선임…'긴밀 관계' 현대차 보폭 확대 관심
한경협은 이날 김 전 대사를 상근부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신임 김 부회장은 오랜 외교관 생활을 토대로 국제무대에서의 경험과 지식이 탁월한 분"이라며 "류 회장을 도와 한경협이 글로벌 싱크탱크로 환골탈태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해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류 회장의 선임을 앞두고 김 부회장이 호흡을 맞출 인사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러자 재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가 관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한경협이 순수민간단체로 거듭나는데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임시총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 부회장 외에 후보자가 있느냐는 질의에 류 회장은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부회장이 최종 선임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고 이변 없이 한경협에 합류하게 됐다.
김 부회장은 류 회장과 막역한 사이다. 그는 류 회장보다 나이는 두 살 아래지만 서울대 영문학과 78학번 동기다. 여기에 류 회장은 '민간 외교관'이라 불릴 만큼 외교가에서 활약해 왔다. 김 부회장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부회장이 외교관 퇴임 후 국내 대기업의 해외사업을 자문한 것도 재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경력이다. 그는 2021년 1월부터 현대자동차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9월 현대차가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아이오닉5 전달식을 할 때 참석했다.
그가 현대차와 긴밀한 관계라는 점에서 향후 한경협 내부의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시선도 나온다. 상근부회장은 회장을 대신해 한경협의 실무를 담당하는 실질적인 살림꾼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4대그룹 합류 과정에서는 비교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았던 현대차로 급격하게 관심이 쏠릴지 주목되고 있다.
◇'젊은 기업' 플랫폼·엔터·게임사 합류, '준감위 벤치마킹' 윤리위 향방 주목
류 회장 체제 한경협에 상근부회장 선임만큼 중요한 이슈로는 외연 확대가 꼽힌다. 특히 류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공표한 것처럼 기존 회원사를 넘어 플랫폼, 엔터, 게임업계 대기업들의 합류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한경협은 류 회장 취임 후 네이버, 카카오, 하이브,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에 가입 의사를 타진했다. 다만 제안을 받은 곳들은 고심이 큰 상태로 알려졌다. 한경협에 합류할 경우 실익이 있을지가 불확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지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합류 요청을 받은 한 기업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경협에서 신생 대기업들에 단순히 합류를 제안하는 것뿐 아니라 가입하게 되면 얻게 될 효과들에 대해 적극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거론된다. 또 회비를 비롯한 금전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과거 전경련과 비교해 가장 차별화된 시스템인 윤리위가 어떻게 구성되고 권한을 어느 정도 부여할지도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류 회장 체제 한경협의 쇄신 의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 회장은 지난달 임시총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큰 기금 지출은 전부 윤리위의 승인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만약 윤리위원회에서 반대하면 추진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한경협 관계자는 "(윤리위 발표는) 아마도 추석 연휴가 지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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