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뷰노 투자금 대부분 회수…새로운 투자처 '기웃' 1여년간 66억 규모 엑시트, 상반기도 대거 처분…"협력은 지속"
차지현 기자공개 2023-09-20 13:00:59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3: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홀딩스가 뷰노에 투자한지 5년 만에 투자금을 대부분 회수했다. 뷰노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 차익으로 확보한 현금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등 새로운 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5년만에 뷰노 지분 거의 매도, 남은 주식 0.4%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녹십자홀딩스의 뷰노 지분율은 3월 말 기준 2.6%(30만주)에서 6월 말 기준 0.4%(4만주)로 줄었다.
앞서 녹십자홀딩스는 지난 2018년 뷰노 상장 전 5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무상증자를 거쳐 지분 8.3%(73만8000주)를 확보한 뒤 2021년 2월 뷰노 상장 이후 줄곧 2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상장 당시 보호예수 기간이 6개월에 불과했음에도 꽤 오랜 기간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던 이유는 녹십자홀딩스에 있어 뷰노가 단순 투자처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로 명시했지만, 양사는 공동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위암 병리 진단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하는 등 협업을 지속해 왔다. 특히 길준일 녹십자홀딩스 전략기획실 전략2담당 상무는 뷰노 이사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경영 자문 역할도 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지분 정리를 시작한 건 작년 초부터다. 지난해 1월 7일부터 올 3월 21일까지 17차례에 걸쳐 총 43만8000주를 팔았다. 해당 기간 주식 처분으로 손에 쥔 현금은 66억4328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 2개월 동안 26만주를 추가로 처분, 투자금을 대부분 회수했다. 6월 말 기준 남은 지분율은 0.4%(4만주)였다. 녹십자홀딩스가 반기보고서에 기재한 남은 지분의 장부가액은 11억3600만원이었다.
◇뷰노 주가 고공행진…"협력은 지속"
녹십자홀딩스의 엑시트는 뷰노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당시 공모가 2만1000원으로 출발했던 뷰노는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해 10월 13일 최저가 500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초부터 주가가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 2월 1만원대를 넘어섰고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며 지난 7일 6만9500원까지 올랐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9/18/20230918124228800_n.png)
국내 AI 의료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데다 뷰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최근 AI 의료기기 등 혁신의료기기에 대해 건강보험 정식 등재 전 3년간 임시로 건강보험 코드를 부여해 임상 근거를 마련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임시로 건강보험 제도권에 진입하게 되면서 이들 기기의 처방이 들고 단기간에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해부터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 비급여 처방을 시작하며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은 8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상반기 매출은 48억원으로 전년(11억원)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이와 함께 주요 제품 3개에 대해 내년을 목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주식 처분 이후에도 양사의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녹십자홀딩스 관계자는 "주식 매도는 단순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이라며 "뷰노와 사업 협력은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매각 차익 새 투자 재원…디지털헬스케어·동물사업 '눈길'
녹십자홀딩스가 보유 자산을 매각하고 새로운 투자를 단행하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작년에도 기존 한일시멘트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2021년부터 한일시멘트 지분을 팔기 시작해 지난해 1분기 남은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 한일시멘트 주식 처분으로 확보한 자금은 총 200억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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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차익으로 얻은 현금은 또 다른 투자 활동의 재원이 되고 있다. 2021년 이후 단순 투자 목적으로 출자한 곳은 총 11곳.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와 반료 동물 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2년간 투자한 주요 기업으로 △덴탈 케어 기업 키튼플래닛 △인지 치료 디지털 의료 플랫폼 이모코그 △통증 치료 의료기기 개발 기업 레드블루 △정신 건강 관리 플랫폼 아토머스 △반려동물 플랫폼 펌킨컴퍼니 △비대면 진료 플랫폼 비브로스 등이 있다.
녹십자홀딩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헬스케어 분야 유망한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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