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주주가치 제고 트러스톤, 공개전환 카드 '만지작' 경영진과 물밑 접촉…내년 주총 표대결 가능성도
조영진 기자공개 2023-09-27 08:32:2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LF 지분율을 꾸준히 확대하며 회사 경영진과 물밑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사측 협조가 이뤄지고 있어 공개적 주주활동 전개의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상황이다. 다만 향후 추가자료 요청에 미온적이거나 불공정 거래가 발견될 경우 추가 액션을 취할 여지도 남겨둔 것으로 전해진다.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LF 보통주 30만주를 취득했다. LF 총발행주식수의 1%에 달하는 추가 지분 취득으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LF 지분율도 기존 6.11%에서 7.11%로 변동됐다.
지난해 12월 5% 이상 보유공시를 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후 LF 지분율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첫 공시 당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명시하며, LF 경영진과 물밑논의를 해나갈 것을 일찌감치 예고하기도 했다.
지분율 확대가 계속되자 트러스톤자산운용과 LF 이사회간 대화의 진전 수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LF 그룹의 내부거래 및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여부 등을 들여다보며 관련 자료들을 요청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경제개혁연대가 제기했던 LF의 사익편취 논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초대 소장을 역임한 경제개혁연대는 당시 보고서를 통해 LF가 오너일가 소유의 비상장법인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으로 사익을 추구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파스텔세상은 닥스키즈, 해지스키즈 등의 아동복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닥스, 헤지스의 경우 LF의 주력 브랜드로 분류되는데 이들의 서브브랜드 라이센스를 파스텔세상에 내준 점이 사적이익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의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각각 78억원, 68억원에 달한다.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은 구본걸 LF 회장의 동생인 구본순, 구본진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기업이다. 지배구조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LF네트웍스가 트라이본즈 지분 100%를, 트라이본즈가 파스텔세상 지분 57.1%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본걸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LF네트웍스 지분 77.2%(나머지 22.8%는 자사주)를 확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오너 일가 아래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다음 행보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국알콜만큼의 주주환원정책 확대, 적극적인 변화 의지 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BYC 및 태광산업 대비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LF가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동주의펀드가 요청하는 자료 또한 일부 제공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추가자료 요청을 통해 LF와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LF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업무를 추진하는 등 상법상 지켜야 할 의무는 충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해당 업무 추진과 거래 상대방 선정이 공정한 방식으로 이뤄졌는지에 따라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추가 행동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만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을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측 감사위원 선임을 추진해 회사 자료를 열람할 수도 있다. 현재 LF의 감사위원회는 3명의 사외이사 감사위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박정근 감사위원의 경우 이사회에서 분리선출제도를 활용해 뽑은 사외이사다.
분리선출 제도로 뽑힌 사외이사가 감사위원회 위원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트러스톤자산운용 또한 향후 정기주주총회에서 분리선출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근 이사의 임기가 내년 초 만료를 앞두고 있는터라 분리선출직 이사 선임안을 새롭게 상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분리선출 제도를 활용해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을 추진할 경우 LF의 최대주주 측은 최대 20.11%의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LF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51.03%로 구본걸(19.11%), 구본순(8.55%), 구본진(5.84%), 고려디앤엘(9.42%) 등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분리선출 사외이사에 대한 의결권이 각 주체마다 최대 3%로 제한되기 때문에 구본걸 LF 회장,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순, 구본진 트라이본즈 각자대표는 보유지분만큼의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해진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내년 주주총회에서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경우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성안머티리얼스, 희토류 메탈바 공급 계약 체결
- [i-point]아이티센그룹, 신규 CI·슬로건 공개
- [김화진칼럼]스위스 은행비밀법
- [i-point]테크랩스, 마케팅 효과에 3분기 매출·영업익 성장
- 금양인터내셔날 와인 '1865', 11월 한 달 간 이벤트
- [글로벌 파이낸스 2024]"선진 금융기법 도입, 2030 톱 티어 외국계 은행 도약 목표"
- [동방메디컬 IPO In-depth]안정적 재무·실적에도 상장, '글로벌 메디컬 리더' 비전 묘수
- 글로벌 혁신기술 인증 덱스레보, 국내 허가 '청신호'
- [글로벌 파이낸스 2024]신한은행 뉴욕지점, 선제적 체질 개선…지속성장 기반 마련
- 사업부진·재무부담 이중고 SKC, '내실 경영'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