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 CEO]퀄리타스반도체, ‘대체불가’ IP로 코스닥 도전김두호 대표 "대규모 데이터 전송 인터커넥트 기술, AI 시대 필요성 커져"
안준호 기자공개 2023-10-06 07:56:55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가 원활히 작동하려면 좋은 설계자산(IP) 기업이 먼저 성장해야 합니다. 특히 데이터 연산의 중요성이 커진 요즘 같은 시기엔 칩을 연결하는 인터커넥트 IP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장을 계기로 본격적인 고부가가치 IP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더벨과 만난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사진)은 상장 이후 회사의 성장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2017년 설립된 퀄리타스반도체는 반도체 IP 전문 기업이다. 여러 가지 기능을 하나의 회로에 탑재한 시스템온칩(SoC) 개발 과정에서 일종의 설계 도면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팹리스 생태계 ‘주춧돌’ IP 기업…데이터 전송기술 강점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는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인텔이나 AMD 등 팹리스 업체들이 칩을 설계한 뒤 TSMC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등에 맡겨 위탁 생산이 이뤄진다. 퀄리타스반도체 등 IP 기업들은 팹리스의 설계 과정을 가속하는 역할을 맡는다. 생산을 아웃소싱한 것처럼 회로 설계 역시 상당 부분은 IP 회사와의 라이센싱 계약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두호 대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메인 칩에는 통신과 디스플레이, 게임, AI 연산까지 다양한 기능이 모두 들어간다”며 “한 기업에서 이를 모두 독자 설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개발 과정이 고도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능과 아이디어는 팹리스에서 직접 설계하더라도 나머지는 외부 IP를 활용해 개발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생태계가 잘 갖춰진 미국에서는 신생 팹리스들이 핵심 컨셉만 세우고 IP 업체들의 설계를 조합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며 “팹리스가 IP 기업, 디자인하우스, 파운드리와의 분업을 통해 금방 시장에 안착하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엑시트한 뒤 다시 창업에 나서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어 있다”고 말했다.
퀄리타스반도체의 전문분야는 복수 장치 간의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는 인터커넥트(Interconnect) 기술이다. 칩 내부의 저속 병렬 데이터를 직렬화해 하나의 채널에서 초고속 전송하는 서데스(SERDE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 기기와 카메라를 연결하는 MIPI, PC와 주변기기에 사용되는 PCIe, 디스플레이용 인터페이스 등의 IP를 개발해 공급 중이다.
국내에선 대체하기 어려운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것도 강점이다. 2019년부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협업 생태계인 'SAFE IP' 파트너사로서 협업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 역시 창업 이전 삼성전자에서 IP 개발 및 도입 업무를 담당했다. 삼성전자에서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생태계 구축에 나서던 시기 가능성을 보고 창업에 나섰다. 인터페이스 IP 분야에서는 대체할 만한 경쟁자가 없었기 때문에 창업 초기부터 협력사로 선정될 수 있었다.
반도체 IP 기업은 국내 투자자들에겐 친숙하지 않은 편이다. 다만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 IP 기업들의 상장 사례가 연이어 등장하며 이전보다 IPO 문턱이 낮아졌다. 지난해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코스닥에 상장한 것에 이어 지난달에는 글로벌 1위 IP 기업인 암(ARM)이 나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데이터 전송 기술의 중요성이 커진 것도 호재로 꼽힌다. 통계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 전송량은 지난 2017년 26제타바이트(ZB)에서 오는 2024년 147ZB로 5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인터페이스 IP를 보유한 퀄리타스반도체에겐 이같은 변화가 직접적인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두호 대표는 “ARM 등 IP 기업이 없었다면 빅테크 기업부터 완성차 기업까지 독자적인 칩을 만드는 시대가 도래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과거 ARM의 IP가 각광을 받은 것처럼 데이터 전송량이 많아진 현재는 인터페이스 IP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회사 실적은 IP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020년 1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08억원으로 증가했다. 3년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이 186%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6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한번 IP 개발을 마치면 지속적으로 실적이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IP 사업의 경우 개발 단계에서 이미 실적이 발생하기 때문에 회전율이 높고, 현금 흐름도 좋다는 특징이 있다”며 “물리적 단계까지 개발을 마치고 공급하는 ‘하드 매크로(Hard Macro)’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여러 산업군에서 지속적인 매출이 나오는 롱테일(long tail) 비즈니스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장 이후에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시스템 반도체 업계에서는 효율적 데이터 전송을 위한 패키징 기술로 칩렛(Chiplet)이 주목받고 있다. 여러 기능을 갖춘 칩을 결합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삼성과 인텔 등이 참여한 칩렛 규격단체인 UCle 표준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칩렛 인터페이스 IP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에 주관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총 18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3000~1만5000원이다. 오는 6일부터 13일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일반 청약에 나선다. 공모가 하단 기준 234억원을 조달해 오는 2026년까지 연구개발자금에 154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김두호 대표 약력
△2017년~현재 ㈜퀄리타스반도체 대표이사
△2015년~2016년 한국신용정보원 기술정보부
△2011년~2015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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