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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이재용 회장의 1년]'휠체어는 없다' 90번 넘는 공판 출석, 여전한 리스크의 시간①[재판]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재판 지속, 운신 폭 제한 지속…내년 초께 1심 판결 전망

김경태 기자공개 2023-10-10 12:54:34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10월 27일 부회장 직함을 떼고 회장으로 취임했다. 4대그룹 총수 중 가장 늦게 회장 타이틀을 달았다. 회장으로 올라선 이후로도 진행된 공판은 여전히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이었다. 이 회장은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도 틈날 때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글로벌 행보로 사업을 챙겼다. 향후 삼성의 기조를 전망할 수 있는 언급들도 내놨다. 회장 취임후 1년은 '재판, 글로벌, 기술, M&A, 지배구조'의 5가지 키워드로 집약된다. 완성체 삼성을 향해가는 ‘프로토타입’일 수 있는 이재용 회장 체제 1년을 돌아보고 향후 삼성의 행보를 키워드를 통해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수년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법 리스크'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삼성그룹이 휘말리면서 6년 전부터 복수의 재판이 시작됐다. 그중 국정농단 소송에 관해서는 지난해 특별사면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공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작년 10월 27일 회장으로 취임하던 날에도 공판에 출석했다. 그 후 올 9월까지 총 30번 공판이 진행됐다. 불출석은 4번에 불과했다. 과거부터 재판을 받는 재벌 총수들의 비장의 무기였던 '휠체어'는 이 회장에게 없었다.

◇'광복절 특사'로 부담 덜었지만…사법 리스크 지속

이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받은 재판은 크게 두 가지다. 검찰이 기소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 2017년 시작된 최순실 게이트 재판은 3심까지 완료됐다. 작년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으면서 복권됐다.

당시 이 회장 사면은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고 미국 유력 언론에서도 긴급히 소식을 전했다. 이는 그가 반도체,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인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를 이끄는 경영자라는 점을 다시 환기시켰다.

이 회장은 사면 직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그 후로도 이 회장은 법원을 찾았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소송이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소송은 2020년 검찰이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회장 취임은 이 소송이 진행되는 와중에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27일 오전 정기 이사회를 열고 당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안건을 결의했다. 회장으로 올라서던 지난해 10월 27일은 공판이 잡힌 날이었다.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 행사나 취임사를 발표하지 않았고 묵묵히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찾았다.

그는 오전 11시 35분쯤 공판 휴식 시간에 기자들과 만나 "제 어깨가 무겁다"며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어 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의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회장에게는 휠체어가 없다

이 회장이 온전한 경영 활동을 펼치는 데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1년간 진행된 공판을 보면 알 수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공판은 이 회장이 취임한 날(2022년 10월 27일)부터 올 9월까지 총 30번 진행됐다.

과거 국내 대기업집단의 총수가 재판을 받으면 휠체어가 비장의 무기처럼 등장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노출한 적이 없다. 오전 10시에 시작되는 공판에 맞춰 오전 9시 반 전후로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오후 6시께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섰다.

그는 회장으로 취임하던 날에 그랬듯 취임 100일을 맞이하던 올 2월 3일 공판에도 묵묵히 법원을 찾았다. 30번의 공판 중 이 회장이 불출석한 날은 4번에 불과하다. 작년 11월 17일, 12월 16일, 12월 22일, 올 3월 17일에 불참했다. 이는 대통령 해외 순방 등 국가 주요 일정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는 절차를 거친 뒤 참석하지 못했다.

경영 활동을 펼치기에 일정이 가장 어려웠던 달로는 올 9월이 꼽힌다. 한 달에 공판이 3번 진행됐다. 이는 올 2월 이후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사실상 매주 금요일에 공판이 진행되면서 일주일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해외 출장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지난달 그의 공개 행보는 국내에 국한됐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은 올 9월까지 103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 회장은 총 93번 출석했다.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 회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법원을 찾아야 한다. 삼성 안팎에서는 1심 결론이 연말에서 내년 초께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양측은 2심 제기 여부를 결정한다. 법조계에서는 소송이 3심까지 가는 경우 총 3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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