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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인도네시아 하나은행, 현지인 특화 모델로 승부(7)‘오프라인+온라인’ 통해 기업·개인 금융 확대…‘글로벌 2540’ 앞당긴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고설봉 기자공개 2023-10-19 07:15:08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2540’을 목표로 글로벌 역량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비지니스 영역 확대 및 투자은행(IB) 영업을 활성화해 2025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하나금융은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글로벌 역량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24개국에 걸쳐 215개 영업채널을 보유 중이다. 지분법이익 등을 포함해 현재 약 8000억원 가량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해외사업 명가로 우뚝선 하나금융이 수 많은 시장 가운데 가장 집중하는 곳은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인도네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5개국에 145개 영업채널을 구축해 놓았다. 동남아 시장은 명실상부한 하나금융 글로벌의 중심이다.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는 미래 지속가능성장을 담보할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3억명에 육박하는 인구와 넓은 영토와 풍부한 자원 등을 바탕으로 현재 연간 6%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은행을 포함한 금융업도 계속해 성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 본점 영업부 입구.

◇성장하는 인도네시아, 시장 깊숙히 침투한 하나금융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에 은행업 기반의 인도네시아 하나은행과 캐피탈업 기반의 시나르마스 하나파이낸스, IT 디지털 계열의 넥스트티아이 등 3개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3사는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르는 신성장 모델로 디지털 전반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나금융 인도네시아 사업의 구심점은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이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탄탄한 자금력과 경영 안정성을 기반으로 현지에서 시나르마스 하나파이낸스와 넥스트티아이 등에 대한 유무형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저리에 자금을 조달해 시나르마스에 공급하거나 넥스트티아이가 디지털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2014년 국내외 채널 중 최초로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현지 법인을 통합해 재출범했다. 빠르게 두 조직이 통합되면서 기회비용은 줄어들고 시너지가 만들어지는 등 경영 안정성이 높아졌다.

통합 전 옛 인도네시아 외환은행은 한국계 고객 위주의 영업을 추진해었다. 옛 하나은행은 로컬 기업과 소매부문에서 현지인 위주의 영업을 해왔다. 서로 다른 고객군을 가지고 영업활동을 펼치던 법인 두 곳이 합쳐진 만큼 통합 출범 뒤 자연스럽게 시너지가 만들어졌다.

두 곳의 법인을 합치면서 고객 및 자산 구성 측면에서 한국계와 로컬 고객의 조화가 이뤄질 수 있었다. 또 대출자산 규모와 비율도 개선됐다. 한국계 지상사 영업채널과 현지 영업채널에서 각각 여신이 모이면서 규모가 커졌다. 또 자금조달 및 운영 측면에서도 자체적인 매치가 이뤄지게 됨에 따라 포트폴리오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됐다.

현재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의 주된 비즈니스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과 우량 로컬기업 대상 기업대출 영업이다. 기업여신 총액 가운데 차지하는 규모는 한국계와 로컬 기업의 지중이 절반씩이다.

앞으로도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이 비율을 유지하면서 차츰 로컬 기업 대상 영업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현지에서 성장성이 보장된 공기업과 대기업 위주 우량 차주를 발굴해 자산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 스타트업 등 디지털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성이 보장된 기업들을 발굴해 관계를 쌓아나가고 있다.

한국계 기업 영업은 한국에서 파견된 RM을 통해 계속 관계를 쌓으며 안정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숫자가 늘고 투자 규모도 커지면서 관련 여신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 여신 뿐만 아니라 수신과 IB 투자 등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직원들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박종진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장(법인장)은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지며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인구 연령층이 젊고 빠르게 증가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 금융서비스 수요의 증가세도 가파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연자원과 다양한 에너지 산업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외 기업의 투자 및 금융활동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양한 한국계 기업들도 진출하고 있는 상황으로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에겐 또 다른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도전 개인대출, 디지털로 승부수…IB·비은행 강화도 천명

다년간 쌓아온 포트폴리오 효과에 기인해 시너지가 창출되면서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최근 몇 년 계속해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기업대출 위주 포트폴리오를 개인대출로 차츰 넓혀가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변수였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리스크가 많은 오프라인 개인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개인대출상품의 판매를 잠시 중단한 상태다.

다만 이 기간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내실을 다지며 미래를 대비했다. 2018년부터 경기 침체 및 스트레스 상황을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우량자산 위주 포트폴리오 재편을 중기목표로 설정해 리스크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현재는 NPL비율을 1% 미만으로 유지·관리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시현하고 있다.

박 행장은 “코로나19 기간 인도네시아 법인은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 잠재적 리스크 감축에 중점을 두고 장재부실 여신의 감축과 우량자산 위주의 선별적 자산 증대를 추진했다”며 “이에 자산과 수익의 성정세는 다소 정체됐지만 2022년 국외법인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실현 하는 등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체계적이고 신속한 심사를 위한 신규 여신심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전문 여신 감리인력 강화했다”며 “모행의 글로벌 및 리스크 부문과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전반적 리스크 관리능력 제고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본점 영업부에 별도 카페를 만들어 활동성 계좌를 가진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개인대출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로 중단했던 개인대출 재판매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채널을 확대했다. 디지털 뱅크인 라인뱅크를 통해 개인대출 전용 상품을 확대하는 등 DT 혁신의 계기로 삼았다.

더불어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IB와 비은행 등 하나금융 글로벌부문 차원의 시너지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신사업 진출에 대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타 국가에 진출한 하나금융 법인 및 지점 등과 연계한 협력 사업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최근 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과 콜라보를 통해 대규모 IB 딜에 참여해 성과를 냈다. 인도네시아의 대형 고급 쇼핑몰인 플라자인도네시아(Plaza Indonesia) 신디케이션론에 공동 참여해 동남아 지역 하나금융 영업체널과 활발히 협력한 좋은 선례를 남겼다.

이 같은 협력 경험을 토대로 향후에도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에 예정된 대규모 개발 사업에 뛰어든다는 전략이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수도 이전사업과 풍부한 자원 기반의 전기차 배터리 신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IB와 비은행부분 금융영토 확장에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박 행장은 “2022년부터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본격적인 자산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며 “현재 핵심 수익기반인 이자이익의 증대는 물론, 다양한 상품 및 시스템 개발에 따른 비이자이익의 증대에도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4년 대선의 영향으로 현재 수도이전 프로젝트 진행은 더딘 상태이나 대선 이후 가시화된다면 국영기업 주도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 신규진출 및 투자확대 기업 앞 선제적 지원 등 적극적인 기회를 찾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치 동향, 한국계 기업의 움직임 등 면밀히 주시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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