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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최초 진출 '신한캄보디아은행'…현지 네트워크로 사업 확장(7)M&A 없이 자체 성장…시장 노하우 등 최대 강점

프놈펜(캄보디아)=이기욱 기자공개 2023-10-19 07:24:51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들 중 가장 먼저 캄보디아 시장에 진출했다. 신한캄보디아은행 설립 후 현재까지 M&A 없이 자력으로 성장해온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현지금융사 인수를 통해 영업 기반을 마련한 경쟁사들에 비해 자산 규모는 작지만 오랜 노하우와 현지 네트워크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고금리 시대 위기 상황 속 돌파구 역시 네트워크를 통해 마련하고 있다. 캄보디아 금융시장 내 미개척 분야로 평가되는 한국 기업 자본 등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협업을 이끌어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중이다.

◇2007년 진출 후 2010년대 중반 안정화…자산 규모 전체 24위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지난 2007년 10월 '신한 크메르 은행'으로 처음 설립됐다. 2000년대 초반 한국 기업들 사이에 캄코시티(Camko City)로 대표되는 캄보디아 개발 열풍이 불었고 자연스럽게 다수의 금융사들도 사업에 참여했다. 신한은행은 캄보디아 시장의 성장성 등을 높이 평가해 현지 법인 형태로 진출했다. 국내 은행 중 최초 사례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고 캄코시티 프로젝트는 좌초됐다. 옛 부산저축은행 등은 심대한 타격을 받았고 타 한국계 자본들도 일제히 캄보디아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의 초기 정착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했다. 함께 연계해서 진출했던 기업들이 모두 철수했기 때문에 영업 기반이 전무했다. 2011년이 돼서야 1호 지점을 오픈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2014년말 기준 신한캄보디아은행의 총 자산은 1424억원 수준이었다. 지점 수도 3개에 불과했다.

캄보디아 시장이 성장기를 맞이한 2010년대 중반이 돼서야 신한캄보디아은행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 자본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개발이 진행됐고 연 7%대 수준의 경제성장률이 유지됐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이에 맞춰 지점 수를 5개로 늘렸고 2018년 본점을 이전하며 현재의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자산 규모는 2020년말 6억594만달러(약 8200억원)으로 약 5년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 순익 규모도 43억원에서 159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순익은 1815만5000달러(약 250억원)로 2020년 대비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규모도 8억4425만달러(약 1조1400억원)로 39% 증가했다. 2021년과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채널을 확대해 영업점 수도 15개로 증가했다. 직원 수는 약 450명이다.

규모는 경쟁사 대비 작은 편이다. 현지법인의 역사는 한국계 은행들 중 가장 길지만 M&A를 통한 성장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KB프라삭은행과 캄보디아우리은행 등은 각각 PRASAC MFI, 비전펀드 등 현지 법인 인수를 발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말 기준 신한캄보디아은행의 자산 순위는 전체 24위에 해당한다.


◇한국계 기업과 이례적 협업…공동 마케팅 통해 신규 수익원 발굴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상대적으로 작은 자산 규모나 영업 채널 등의 단점을 오랜 시장 경험을 통해 보완해나가고 있다. 고금리 시대를 맞이하며 신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오픈한 루쎄이깨오 지점이 대표적 사례다. 루쎄이깨오 지점은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한국계 대형쇼핑몰인 'K-Ground' 건물 내 입점해 있다. 지점 외 별도 창구도 몰 안에 마련돼 있다. 한국계 기업이 많지 않은 캄보디아 시장 내 이례적인 은행과 기업 간 협업이다. K-Ground는 개발 파이낸싱에도 참여했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은 해당 지점에서 쇼핑몰 고객들을 대상으로 여수신 마케팅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다른 14개 영업점에서도 K-Ground 홍보 활동을 도우며 협업 관계를 이어갈 방침이다. K-Ground가 위치한 곳은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자산가 고객 확보, 부동산 담보대출 취급 등으로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Ground 관계자는 "현재 5만세대, 18만5000명 규모의 단지가 개발되고 있으며 향후 18만세대까지 대단지가 늘어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캄보디아은행 관계자는 "한국계 기업과 오프라인 부문에서 협업을 진행하는 것은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은 그밖에 디지털부문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에서 투자한 국내 스타트기업인 'TADA'와 협업해 앱내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신한캄보디아은행의 대출 중 85%가 리테일대출에 해당하며 15%를 기업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주택, 토지담보대출이 대부분인 캄보디아 금융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기업 대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의 네트워크 역량이 발휘된 부분이다.

신한캄보디아은행 관계자는 "현지 대기업, 현지 기관들에 대한 영업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며 "특히 고금리시대가 되며 다른 대형은행들과의 금리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산분리가 제대로 안 돼 있어 재벌 계열 은행들과의 경쟁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개인 사업자, 가맹점, 그 곳의 급여 고객 등을 핵심 타깃으로 잡고 고객을 유치해 나가고 있다"며 "캄보디아에 많은 선교사나 비영리단체 등 틈새시장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쇼핑몰 'K-Ground' 내 위치한 신한캄보디아은행의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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