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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넥스트칩, 믿는 무기 '성장성' 내세워 수월한 차입②무이자 조건 설정, 대신증권 재배팅 나서

김소라 기자공개 2023-10-18 07:19:47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0: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량용 카메라 반도체 업체 '넥스트칩'이 성장성을 무기로 자금 조달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설립 이후 매해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이지만 투자자 측에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개화 등 산업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덕이다. 이에 따라 영업 성과 면에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금을 다소 수월히 끌어모을 수 있었다.

넥스트칩은 전날(12일) 1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300억원을 신규 수혈했다. 인건비, 재료비 등 연구개발(R&D) 투자 명목으로 유동성을 확충했다. 전환가액은 1주당 1만6665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10일 1회차 CB 발행을 위한 이사회 결의일 전일을 기준으로 앞선 영업일 평균 주가를 도출해 전환가액을 산정했다.

넥스트칩은 1회차 CB 발행 세부 조건을 유리하게 설정했다. 지난해 7월 코스닥 시장 상장 후 처음 시도한 주식연계채권(메자닌) 발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채권 금리를 표면, 만기 모두 0%로 잡은 것이 대표적이다. 3%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시장에서의 조달 부담이 확대된 상황에서 무이자 조건의 차입에 성공했다.

사채권자는 사실상 넥스트칩의 주권 가치 상승에만 베팅했다. 1년 뒤 채권의 주식 전환 가능 시점에 주권 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 차익을 기대하고 뭉칫돈을 선뜻 제공했다. CB 전환 청구 종료 시점인 2028년까지 약 4년간 충분히 엑시트(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 판단한 셈이다. 1회차 CB 권면총액이 지난해 IPO 모집 자금(338억원)과 맞먹는 금액이었음에도 투자자는 리스크를 감수했다. 최악의 상황에선 최소 1년간 자금만 묶이고 별다른 이자 없이 원금을 되돌려받는 그림이 연출될 수 있다.

넥스트칩 관계자는 "채권자 측에서 자사 투자 가치를 높게 평가해 무이자 조건 발행에 대한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며 "차량에 탑재되는 카메라가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다 보니 이에 적합한 제품 라인을 두루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1회차 CB 채권자인 '대신증권'은 넥스트칩에 다시 한번 승부를 걸었다. 대신증권은 투자조합 등을 결성해 CB 물량의 대부분을 소화했다. 구체적으로 '대신 신기술투자조합 제13호'에서 총 270억원을 투입했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 2021년 '대신 신기술투자조합 제7호'를 통해 넥스트칩이 IPO 이전에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조합에선 총 80억원을 출자했다. 이듬해 IPO 주관사 역시 대신증권이 도맡았다.

대신증권은 앞서 성공적으로 엑시트 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 신기술투자조합 제7호는 IPO 후 기준 총 5.67% 지분을 확보했으나 약 34% 물량은 유통제한(락업)이 걸린 탓에 나눠 매도했다. 이에 따라 5% 이상 지분 보유 공시 의무에선 제외됐다. 다만 기투자 VC(벤처캐피탈) 대부분이 상장 직후 물량을 처분했다는게 넥스트칩 설명이다. 이에 비춰볼 때 대신 신기술투자조합 제7호는 최대 2배 이상의 투자 차익 확보가 가능했다. 상장 당일 장중 주가가 1만8700원까지 오르면서 2021년 당시 유상증자 발행가액(8111원)과 차이가 상당 부분 벌어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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