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세미콘은 지금]김남석 호 '출항 1년 반' 한국의 ASE 노린다①글로벌 최정상 OSAT…2.5D 패키징 시장 정면 겨냥 글로벌 고객사 네트워킹 확장 가속
평택(경기)=조영갑 기자공개 2023-10-18 0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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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D램 재고 이슈로 거대 IDM을 비롯, 하위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OSAT(후공정외주가공) 업체들 역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엘비세미콘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엘비세미콘은 내년부터 도래할 반도체 업사이클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 어느 OSAT 업체보다 공격적인 투자와 원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후공정 업계의 리딩 컴퍼니 중 하나인 엘비세미콘의 궤적을 따라가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6일 15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비세미콘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롤모델은 대만의 ASE(Advanced Semiconductor Engineering, Inc.)테크놀러지다."최근 경기도 평택시 엘비세미콘 본사에서 만난 김남석 대표는 OSAT(후공정외주가공) 기업으로서 엘비세미콘의 지향점을 대만 'ASE'로 꼽았다. 국내 양대 IDM(종합반도체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모두 거친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엘비세미콘의 새 수장으로 등용, 엘비세미콘의 체질개선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반도체 공정 분야의 권위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부터 엘비세미콘의 고객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명실상부한 글로벌 OSAT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내부혁신을 진행해 왔다. 김 대표는 OSAT로서의 엘비세미콘의 지위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사실상 범핑 업체지 아직 OSAT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고 말했다.
지주사 ㈜엘비를 축으로 엘비인베스트먼트, 엘비세미콘, 엘비루셈 등이 도열한 엘비그룹은 그룹사 주포 엘비세미콘을 중심으로 대기업 집단으로 발전하는 도상에 있는 기업이다. 엘비세미콘의 경우 2000년 설립된 마이크로스케일을 2006년 인수하면서 토대를 닦았다. 반도체 플립칩 범핑과 테스트, 백엔드(Back-end) 공정에 특화된 기업이다. 전자기기용 '디스플레이 구동칩(DDI)'과 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 반도체(PMIC) 등 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5246억원의 매출액과 2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엘비루셈 등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던 DDI 플립칩 범핑의 전문성은 강화하되 명실상부한 OSAT로 발돋움하기 위한 내부 혁신과 체질개선에 주력했다. 엘비세미콘의 DDI 관련 매출 비중은 많게는 90%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끌어올린 디스플레이 가수요 덕에 지난해까지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전방위적 D램 불황 탓에 상황이 다르다. 올 1분기 매출액 948억원, 영업이익 -52억원으로 적자를 보였다. 후가공 업체의 숙명이긴 하지만, 전방 고객사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출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ASE와 유사한 전략으로 글로벌 고객사 네트워킹을 확장하는 마케팅에 전사의 역량을 집중시켰다. 김 대표는 "국내에는 사실상 큰 집 2개 밖에 없기 때문에 이 물량에 의존해 성장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엘비세미콘의 식단을 다양화하는 작업에 진력했다"고 말했다. DDI 범핑 부문의 절대적인 비중을 탈피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리스크 헷지(위험분산) 하겠다는 복안이다. '2.5D 패키징' 시장을 정면으로 에이밍하고 있다.

2.5D 패키징은 최근 HBM(고대역폭메모리)나 고성능 비메모리 후공정 패키징 시장에서 핫한 기술 중 하나다. 초고속, 대용량을 특징으로 하는 AI(인공지능) 컴퓨팅은 GPU(그래픽처리장치)와 HBM을 연결해 데이터 병목현상을 줄이고, 성능을 극대화하는 패키징 공법이다. 2D 방식과 다르게 기판과 반도체 칩 사이에 일종의 가교인 '인터포저(Interposer)'를 배치 상호 처리속도가 빨라지고, 소모 전력량이나 지연도 줄어든다.
엘비세미콘은 기술영업팀을 재정비해 국내 주요 IDM은 물론 글로벌 주요 비메모리 설계(팹리스)와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구성, 올해 말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시장에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ASE가 고객사로 두고 있는 퀄컴, 브로드컴, NXP, 르네사스 등이 대상이다. 스카이웍스(Skyworks)나 맥스리니어(MaxLinear) 등 글로벌 광대역 통신용 칩 제조사들과도 협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부터는 HBM 등 고사양 D램 제품이 시장을 선도하고, 낸드 플래시 역시 구조조정을 거쳐 감산이 이뤄질 전망이라 2024년 하반기나 2025년 상반기 우리가 그리는 그림을 시장에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를 토대로 2027년 엘비세미콘의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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