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하나운용, 김태우 대표 선임 배경은 ETF·퇴직연금 공략 염두…하나대체운용 합병 가능성도
이돈섭 기자공개 2023-10-25 08:28:24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UBS와의 결별을 코앞에 두고 있는 하나UBS자산운용의 행보에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말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하나UBS운용은 스타매니저 출신 김태우 다올자산운용 대표(사진)를 신임 대표로 맞아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을 시작으로 퇴직연금과 OCIO 등 신사업을 준비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사 계열 관계에 있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의 합병 역시 계획돼 있다는 게 하나금융그룹 관계자 설명이다.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김태우 다올운용 대표(부회장)를 하나자산운용 대표에 내정했다. 하나증권은 이달 말 스위스 금융그룹 UBS에서 하나UBS운용 지분 51%를 인수, 하나UBS운용을 100% 자회사로 편입한 뒤 하나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하나UBS운용을 8년여간 이끌어온 이원종 대표가 물러나고 김 대표가 하나금융그룹 체제 하나운용 초대 사령탑을 맡는 셈이다.
1967년생인 김 대표는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 주식과 채권 운용역으로 일했다. 2000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겨 디스커버리 펀드 시리즈를 운용하면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피델리티자산운용 한국주식투자부문 대표 등을 거쳐 2016년 KTB운용 대표로 선임됐다. KTB운용 대표 선임 직후 멀티에셋투자본부와 대체투자부문을 연이어 신설, 부동산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여기에 1등주 시리즈 등 해외주식형 펀드를 연이어 론칭하는 등 상품 라인업도 다각화했다. 2016년 말 다올운용의 설정잔액은 9조4609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말 14조4672억원으로 확대했다. 2016년 순이익으로 41억원을 기록한 다올운용은 거의 매년 성장세를 거듭, 2022년 77억원 수준으로 불렸다. 김 부회장은 다올운용의 외형과 내실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일각에서는 김 부회장 이동이 예견돼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로 국내외 동산 시장이 삐걱거리 있는 만큼, 부동산 투자를 견인해 온 김 부회장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이창희 전 하나자산신탁 대표의 연초 영입으로 김 대표 입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난해 부회장 승진 역시 예우 차원이었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에 편입되는 하나운용의 초대 사령탑으로 하나은행 관계자를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대거 물망에 올랐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김 부회장 선임을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며 "막판까지 다양한 인사들을 접촉하고 면접을 진행하고 까다롭게 결정한 사항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기대하는 하나운용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했다.
김 대표 선임에 대한 업계 기대감은 대체적으로 상당하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주식과 채권뿐 아니라 부동산 분야에도 정통한 만큼 하나운용을 한 단계 업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 다각화와 계열사 협업 등 다방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하나운용 펀드 설정잔액은 282조원. 전체 설정잔액 중 MMF가 차지하는 비중이 26.2%(79억원)으로 타 상품 대비 압도적이다.
해당 MMF가 운용하는 자금 중 대부분이 하나생명보험 등 그룹 계열사가 투입한 것인 데다, 증권형 펀드는 3조원으로 전체 설정잔액의 9.1%에 불과해 시장 파급력도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말 하나운용은 4개 ETF운용, 순자산가치 기준 시장 점유율이 0.3%에 불과했다. 2014년 9월 국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TDF 콘셉트 상품을 선보였지만, 빛을 보지 못해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김 대표가 하나운용 대표로 선임되면 가장 먼저 ETF 사업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퇴직연금 시장과 OCIO 시장 확대를 대비하면서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등 그룹 관계사와 협업 구도를 구축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운용이 하나증권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그룹 내 대체운용 특화 자산운용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는 전망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그룹들이 자산운용 역량을 한 운용사에 집중시키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하나운용 역시 하나대체를 흡수하는 것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며 "다만 현재 국내외 부동산 시장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하나대체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자산이 향후 어떻게 운용될지가 변수"이라고 말했다. 하나대체운용의 전신은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2006년 설립한 다올자산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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