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만기도래]'풋옵션 행사 70%' 서린바이오, 조달없이 전액 현금상환전환가액 밑도는 주가에 210억 지급 요청…부동산 처분 등 곳간 '두둑'
신민규 기자공개 2023-11-01 08:15:05
[편집자주]
코스닥 업계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진 탓에 전환사채(CB) 풋옵션 리스크에 노출될 여지가 어느 때 보다 커졌다. 담보력이 떨어지고 현금 곳간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상환자금 마련을 위한 조달방안을 일찌감치 고민하고 있지만 주가 부양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불리한 여건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더벨은 CB 발행에 나섰던 기업들의 주가 상황 및 조달 여건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0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생·살균 솔루션 전문기업인 서린바이오사이언스(이하 서린바이오)가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CB)에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대거 행사됐다. 발행 직전 치솟았던 주가를 보고 투자자들이 제로금리를 감수하며 참여했지만 이후 주가가 부침을 거듭한 영향이 컸다.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린바이오 2회차 CB의 조기상환지급일(11월 24일)을 앞두고 사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한 비율이 72% 이상으로 나타났다. CB 발행규모 300억원 가운데 210억원 가량을 지급해야 한다. 지난달부터 이달 25일까지 조기상환청구기간 동안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조기상환 요구에 나선 셈이다.
CB 발행년도인 2021년은 서린바이오 주가가 치솟았던 시기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의 완제품 시생산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원재료 납품 이력이 있던 서린바이오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서린바이오가 300억원의 CB를 발행하는데 표면이자율 0%가 책정될 정도로 발행사 우위의 조달상황이었다.
당시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등이 설정한 사모펀드가 대거 참여해 모집액을 모았다. 호반건설 계열의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캐피탈, 한양증권, 신한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도 자금을 투입했다.
초기 전환가액은 2만1858원이었다. 발행 원년 주가가 4만원대를 찍은 이후라 투자자 입장에선 매력이 컸다. 하지만 이후 전환가액은 수차례 리픽싱을 거쳤다. 시가하락과 주식배당으로 인해 전환가액은 1만4596원까지 내려왔다. 지난 27일, 발행 2년만에 서린바이오 종가는 7900원으로 내려왔다. 전환가액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행히 내부 상환자금은 부족한 편이 아니다. 회사 보유현금은 반기말 별도기준 80억원 수준이지만 기타유동금융자산이 450억원 가량 확보돼 있다. 기타유동금융자산 대부분이 단기금융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모두 현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질권 설정으로 사용이 제한된 금액도 소액에 그쳤다. 총 530억원의 보유 현금 가운데 210억원 가량을 전액현금 상환하더라도 300억원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린바이오는 CB를 발행하기 전에 일부 부동산을 매각하기도 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코리아바이오파크 일부 층을 2021년 7월, 오스코텍에 매각해 200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2020년말 기타유동금융자산은 110억원이었는데 거래 이후 2021년 3분기말 규모는 300억원으로 늘었다.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강화한 예다.
다만 보유 현금고는 이번 CB 상환 이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1년말 기타유동금융자산과 현금성자산을 합친 금액은 740억원에 달했는데 2년째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540억원으로 낮아진 이후 올해 풋옵션 물량을 상환하면 300억원대로 적어진다. 지난 2020년 당시 180억원 수준보다는 많은 편이지만 추세적으로는 줄어들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외형 성장 역시 지속하고 있기는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전년대비 실적이 다소 못 미쳤다. 상반기 매출액은 4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9%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5억원에서 20억원대로 낮아졌다.
서린바이오는 1984년 서린과학으로 창업했다. 2000년 4월에 지금의 법인명으로 변경했고 2005년 10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바이오 연구개발 및 생산에 필요로 하는 시약을 비롯해 바이오필터, 위생살균 소독수 제조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시약에서 발생하고 있고 30% 가량이 기기에서 나오고 있다. 이밖에 소모품이 15%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서린바이오 관계자는 "보유현금으로 상환할 예정으로 상환 자금은 확보하고 있어서 상환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