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대구은행, '가계대출 확대 vs 연체율 관리' 딜레마가계 비중 '50%' 정조준, 시중은행 전환 후 성장성 확보…내년엔 '속도 조절' 불가피
최필우 기자공개 2023-11-01 08:15:38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1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가계대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출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낮은 가계대출을 기업대출 수준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시중은행 전환 후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다만 상승하고 있는 연체율이 변수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단기간에 가계대출 비중을 키우긴 어려운 상황이 됐다. 대구은행은 내년 상반기 신용평가 모델이 고도화 돼 있는 중소기업 대출에 힘을 싣고 가계대출 성장은 속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기업·가계 대출 비율 '50대 50' 목표
DGB금융이 지난 30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구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17조1000억원에 비해 2조5000억원(14.6%) 늘어난 금액이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32조5000억원에서 33조4000억원으로 9000억원(2.8%) 증가했다. 올해 기업대출에 비해 가계대출 성장이 두드러졌다.

대구은행은 올해 전략적으로 가계대출 성장에 주력했다. 자동차를 비롯해 전통 산업군이 발전한 대구 지역을 주 영업 지역으로 하는 대구은행은 기업 중심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기업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대출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계대출 성장에 힘을 실은 것이다.
지난 3분기 전체 원화 대출 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6.2%다. 지난해 말 33.9%에서 2.3%포인트 상승했다. 3분기 기준 기업대출 비중이 61.8%라는 것을 고려하면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대구은행은 중장기적으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비중은 50대 50 수준으로 맞춘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이 가계 대출 성장에 주력하고 있는 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간 대구은행은 대구·경북 소재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을 제공하면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 산업이 정체되면서 가계 대출 측면에서도 성장이 절실해졌다.
가계대출 확장은 시중은행 전환을 염두해 둔 전략이기도 하다. 대구은행은 조만간 금융 당국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인가가 나오면 수도권 영업에 힘을 실을 수 있다. 기업대출 뿐만 아니라 가계 대출 경쟁력도 갖춰야 시중은행에 걸맞은 성장성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체율 우상향…내년 상반기엔 우량 기업대출 초점
대구은행은 내년에도 가계대출 성장세를 유지하기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가계대출 잔고를 빠르게 늘렸지만 연체율로 함께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3분기 기준 0.42%다. 지난해 3분기 0.17%와 비교해 25bp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0.27%, 올해 1분기 0.27%, 2분기 0.39%를 기록한 데 이어 상승 추세가 이어졌다.
고금리 지속이 연체율 상승의 주 요인이지만 가계대출 성장세가 빨랐던 탓에 오른 측면도 있을 것으로 대구은행은 판단하고 있다. 가계대출 성장을 지속하되 연체율 관리는 더욱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대구은행은 내년 상반기 중소기업 중심 우량 기업대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가계대출은 속도 조절에 들어가기로 했다. 가계대출보다 고도화된 중소기업 대출 신용평가 모델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연체율 관리에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병규 DGB금융 CFO는 "(가계대출이) 3분기 10% 이상 성장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조정이 필요하다"며 "방향성을 놓고 보면 기업대출과 가계 대출 비중을 7대3에서 6대4로 조율하고 있고 아주 장기적으로는 5대5 수준으로 이전해갈 큰 그림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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