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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점검]이종현 트렌비 대표 "합병 생각 없어, 오직 자생 목표"④마진 높은 중고 비즈니스 올인…"추가 투자 유치시 오프라인 매장 오픈 계획도"

구혜린 기자공개 2023-11-14 08:18:18

[편집자주]

팬데믹 시절 눈에 띄게 성장한 플랫폼 산업 중 하나가 '명품 이커머스’다. 면세 산업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 규모를 급격하게 키웠다. 명품 이커머스 스타트업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고금리 기조 속에 모험자본이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를 요구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펀딩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이 발목을 잡았다. 더벨은 시장 핵심 플레이어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병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깊게 얘길 나눈 적이 없다. 특히나 발란은 만나본 적도 없다. 합병, 매각 등은 고려하지 않았고 오로지 자생에만 초점을 맞춰 경영하고 있다."

이종현 트렌비 대표(사진)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올해 회자된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3사간 합병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 명품 플랫폼들은 매출 최고점을 찍었다. 올해 들어선 거래액과 매출액 모두 역성장하고 누적된 적자를 책임져야 하는 등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합병설이 나온 이유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이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 총책임자 역할을 맡게 됐다. 그는 미국계 3대 컨설팅 업체 중 하나인 베인앤컴퍼니에서 6년, 메쉬코리아(현 부릉)에서 3년간 근무한 뒤 2020년 트렌비에 합류한 인물이다. 지난 7월 공동대표에 선임되기 직전까지 트렌비 오퍼레이션총괄(COO)을 맡았으며 대표에 오른 이후에는 트렌비의 주요 업인 리세일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트렌비에 합류한 건 창업주인 박경훈 대표의 설득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경영에 재미를 느껴 전략 컨설팅 업체에 취업했다. 메쉬코리아로 이동한 이후론 택배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박경훈 대표와 알던 사이는 아니었는데 어느날 러브콜을 받았고 (트렌비가) 성장 포텐셜이 클 것으로 보고 이동했다"며 "대표직이 쉽지 않은 자리지만, 배우고 있는 건 굉장히 많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재 그가 '자생'을 위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비즈니스는 중고거래다. 트렌비는 2021년에 중고 명품 거래 사업을 시작했지만, 작년까진 부수적인 사업에 불과했다. 올해는 전체 거래액의 25% 비중을 차지할 만큼 주요 사업으로 위상이 올랐다.

트렌비는 올해도 적자이지만, 순손실이 지난해(연결기준 213억원)의 10%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진율이 높은 중고거래 비즈니스에 몰두한 덕이다.

중고 명품 거래액이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그는 재구매를 꼽았다. 이종현 대표는 "중고 제품을 구입 안 하고 새 제품만 구입하는 분들은 1년에 두 번 정도 트렌비를 이용하지만, 중고를 같이 구입하는 분들은 일곱 번 정도 이용할 만큼 구매 빈도가 훨씬 높다"라며 "구매를 할 때 제품을 팔 수도 있는데 그러면 차액만 내고 구매하면 되니 결제 부담도 줄어든다"라고 설명했다.

중고 사업에 자신이 붙자 이제 '명품 시계'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트렌비는 LF의 명품 시계 편집숍 라움워치와 손을 잡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고가의 상징성 있는 시계들을 소싱할 수 있기 때문에 협업했고, 라움워치 외에 파트너사를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시계 사후관리(AS) 등 자체적으로 하기 어려운 서비스들도 신규 론칭하면서 시계 쪽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후 오프라인 중고 명품숍도 오픈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조금만 잘못하면 비용이 엄청 들어갈 수 있는 비즈니스라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후 투자도 받고 자금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사업 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흑자전환 이후론 기업공개(IPO) 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트렌비는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지금까지 75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마지막 라운드는 시리즈D다. IMM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투자사는 대부분 대형 벤처캐피탈(VC)이다. 밸류에이션은 비공개에 부치고 있으나, 회사 측에선 1000억원은 너끈히 넘는다는 반응이다.

다만 이 대표는 IPO에 대해선 보수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 회사의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긴 하다"라며 "하지만 일단은 흑자전환과 비즈니스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고사업이 빠르게 크고 있고 중고사업 안에서도 여러 서비스를 붙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그게 현재로선 가장 중요한 일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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