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재무분석]'CFO는 이사회로' 원칙 정립한 삼성메디슨④그룹 계열사 인사경향 부응,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커리어 중시
박동우 기자공개 2023-11-29 08:27:30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4: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사회로 향한다'는 명제는 삼성메디슨이 정립한 인사 원칙을 함축한다.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재무 총괄 임원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경향에 부응하는 모양새다. 자금·회계를 둘러싼 관점을 중요 의사결정에 명확하게 투영하는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CFO를 발탁하면서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에 몸담은 커리어를 중시하는 대목도 돋보인다. 초음파 진단기기 제조에 방점을 찍은 헬스케어 산업을 둘러싼 이해를 갖춰야 하는데다 경영 현안을 둘러싸고 모회사와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 특수성을 감안했다.
◇전·현직 6인 전원 등기, 재무관점 의사결정 반영
삼성메디슨이 2011년 삼성전자 계열로 편입된 이래 지금까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근무한 인물들은 모두 '등기임원'이라는 공통점을 갖췄다. △김승민 △강종문 △홍인국 △박광채 △김병성 등 전직 지원팀장은 예외없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2021년 12월부터 CFO 직무를 수행한 이종현 상무 역시 올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재무를 총괄하는 임원이 이사회 일원으로 활약하는 건 그룹 인사 경향과 맞물렸다. 모회사인 삼성전자의 박학규 CFO(사장)는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김종성(삼성SDI) △안정태(삼성SDS) △김성진(삼성전기) 등 다른 계열사에 포진한 경영지원실장 역시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사내이사진 합류는 CFO의 권한 확대, 위상 제고와 연계되는 사안이다. 단순히 경영진에게 현안을 보고하거나 자금·회계 실무를 책임지는 것으로 역할이 그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기업 경영의 핵심 안건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최고 기구인 만큼 재무 관점에 입각한 의견이 주요 의사결정에 한층 뚜렷하게 반영된다.
삼성메디슨 이사회는 4인으로 이뤄져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을 겸하는 김용관 대표가 이사회 의장 직무를 수행 중이다. 나머지 사내이사는 이종현 지원팀장(상무)을 비롯해 전략마케팅팀을 이끄는 유규태 부사장, 고현필 프로브·영상개발팀장(상무)가 맡았다.
이 상무의 사내이사 임기는 3년으로 2025년 3월까지다. 작년 3월 이래 올해 상반기까지 여섯 차례 열린 이사회에 모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그는 반도체 거래, 급여 분담 등 삼성전자와 맺는 각종 계약, 삼성전자로지텍에 물류업무를 위탁하는 사안,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건 등의 상정 안건을 검토한 뒤 찬성표를 던졌다.
◇'헬스케어 산업' 이해 필요, 모회사 긴밀한 협업 '특수성'
모회사인 삼성전자 출신 인물이 삼성메디슨 CFO로 계속 기용된 특징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인수 직후인 2011년 3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재무를 총괄한 김승민 전 지원팀장(상무)은 과거 삼성전자 IT솔루션사업부 지원그룹장을 역임했다. 2015년 지원팀장을 맡았던 홍인국 상무 역시 삼성전자 영국법인과 프랑스법인 관리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적 있다.
2016년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헬스케어 사업에 관여한 인물들이 CFO로 발탁되기 시작했다. 강종문 전 상무, 박광채·김병성 전 지원팀장 모두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에서 근무한 공통점을 형성했다. 현직 재무 총괄 임원인 이 상무 역시 삼성전자 의료기기 지원그룹장을 거쳐 삼성메디슨 지원팀장으로 등용됐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는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 인공지능(AI) 기반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 등을 제조하는데 특화된 조직이다. 삼성메디슨 역시 초음파 진단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출시하는 회사다. 부서 예산 배정, 소요자금 확보 등 CFO가 관장하는 업무는 헬스케어 산업을 둘러싼 이해를 기초로 하는 만큼 의료기기사업부 출신이 재무 임원으로 발탁되는 건 필연적이었다.
모회사와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 특수성도 영향을 끼쳤다. 2017년에 삼성메디슨이 대치동 사옥을 매각할 때도 삼성전자 사내 투자·자산유동화팀에서 실무를 도맡는 등 굵직한 재무 사안에서 공조하는 양상이 전개됐다. 원재료 매입부터 인쇄회로기판조립(PBA), 기술개발 위탁 용역 등 삼성전자와 다양하게 협업하기 때문에 과업을 신속하게 진척시키려는 취지도 삼성전자 출신을 CFO로 눈여겨본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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