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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토에버 CEO에 ICT 전문가 대신 감사실장 파견 배경은 대표이사로 김윤구 현대차 감사실장 내정…사법 리스크 대응 전략

임한솔 기자공개 2023-12-21 09:20:4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차그룹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새로운 CEO를 맞이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전임과 후임의 인수인계가 이뤄져야겠지만 이번에는 어렵다. 기존 CEO였던 서정식 전 대표이사가 이미 사임해서다. 단순한 일신상의 사정이 아니다. 현대차그룹 관련 사법 리스크가 얽혀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현대오토에버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회사 안팎이 어지러워졌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오토에버 CEO 선임 기조에 변화를 준 이유다. 기존 CEO들은 자동차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현대오토에버 사업과 알맞은 ICT 전문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감사실장 출신이 현대오토에버 지휘봉을 잡게 됐다. 사업 외적인 부분에서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현대오토에버는 20일 김윤구 현대차 감사실장 부사장(사진)이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이사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김 사장은 조직 체계·업무 프로세스의 취약점 진단 및 개선 경험이 풍부한 경영자로 인정받는다.


1965년생인 김 사장은 이런 평가와 걸맞은 경력을 지녔다.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건설 인사실장, 현대차 인사기획팀장 겸 글로벌인재전략팀장, 현대차 인사실장 등을 지냈다. 2019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021년부터 감사실장을 맡아 왔다.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경영지원 쪽에서 회사를 지탱해온 인물이다.

ICT 관련 경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전 현대오토에버 CEO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정보기술본부(ICT본부)를 거친 실무자들에게 현대오토에버 대표를 맡겨 왔다.

박성근 전 대표(2012년 선임), 장영욱 전 대표(2015년 선임), 정영철 전 대표(2018년 선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KT에서 현대차그룹으로 영입된 서 전 대표도 현대차 ICT본부장을 지내다 2021년 3사 합병 현대오토에버(현대오토에버·현대오트론·현대엠앤소프트)로 이동했다.

현대차그룹이 ICT 전문가 대신 감사실장을 현대오토에버에 파견했다는 것은 그만큼 최근의 위기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현대오토에버는 KT와 현대차그룹의 '보은 투자' 의혹에 엮여 있다.

당초 수사는 KT와 현대차그룹의 연결점으로 지목되던 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검찰이 현대오토에버를 향한 수사망을 좁혀가는 모양새다. 11일 현대오토에버 서울 삼성동 사옥과 대치동 본사, 클라우드 운영센터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는 개인사라고 일축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김 사장은 이같은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면서도 현대오토에버의 성장 전략을 이뤄가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현대오토에버는 2027년 매출 5조원 달성, 향후 5년간 최대 1조1000억원 투자 및 인력 확대 등의 미래 목표를 6월 발표한 바 있다. 올해 매출은 약 3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김 사장은 현대차그룹 인사실장과 감사실장 등 경영지원 중요 분야를 책임지며 그룹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며 "조직·리더십 체질개선, 외부 기술인재 영입 등을 통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및 기초체력 다지기에 집중해 3사 통합의 시너지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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